사진 포스코

[AP광고평론 #94]

※ 평가 기간: 6월 18일~6월 24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지난 14일에 공개된 포스코 광고입니다. 포스코가 인공 어초 '트리톤'을 만들어 바다 숲을 조성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광고에는 광고를 제작하는 스태프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서로 만나지 않고 드론으로만 광고를 촬영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TV 예능처럼 연출됐습니다. 인기 예능에서 익숙하게 봤던 자막 디자인이 등장하고 빠른 리듬으로 편집돼 있습니다.

마지막엔 포스코가 조성 중인 바다 숲과 해양 생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포스코의 로고가 한 글자씩 떨어지며 마무리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포스코의 참신한 시도는 높이 평가했습니다.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 부분에는 점수를 줬지만, 결과물이 너무 오버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산만한 광고, 너무 오버했다

평론위원은 광고를 새롭게 만들어보려는 시도만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연출, 광고 스토리 등 여러 내용을 한꺼번에 설명해 산만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문지원 위원은 "한 편의 예능을 본 것 같은 새로운 콘셉트의 광고다. 하지만 예능처럼 구성한 설정이 너무 생소해 당혹스러웠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드론, 자연환경 보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하나의 광고에 모두 활용해 조화를 이루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위원은 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차별적으로 활용해 보고자 야심 차게 드론을 활용했으나 광고 제작자도 이런 시도가 무리수였다는 걸 광고에서 직접 시인할 정도로 설정이 과하다. 이 무리수를 설명하기 위해 너무 많은 내용이 삽입됐다"며 광고가 산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위원 말대로 광고 초반에는 '무리한 설정으로 실소를 머금게 하는 광고다, 지쳐 있는 시민에게 응원이 되길 바란다'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문 위원은 "시청자를 납득시키려고 했으나 무리수를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억지로 설명을 하려다보니 긴 전개가 필요해졌고, 그 때문에 광고 흥미와 텐션이 떨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정화 위원도 광고가 산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서 위원은 "여러 예능에서 볼 수 있는 자막 디자인을 섞어놔서 그런지 일관적이지 않아 산만하다고"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광고가 시작할 때 등장인물을 설명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설명 없이 인물이 여러 명 나와서 '저 등장인물은 누굴까?' 생각하느라 광고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 위원은 이런 산만함 때문에 광고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서 위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촬영한다는 특이한 콘셉트와 그에 관한 이야기 비중이 높아서 앞 내용은 기억나는데, 마지막에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 포스코가 바다 숲을 조성하고 있다는 건 상대적으로 묻혀서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이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공익적 내용을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공익적 촬영 방법으로 창의적으로 잘 전달해서 인상적이고 좋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남택춘 위원도 광고가 산만하다는 의견입니다. 남 위원은 "일단 색다른 방식으로 광고를 전개할 거라고 광고 초반에 공지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즐겨 보라는 취지를 가지고 광고를 감상해 보라는 얘기인데, 가볍게 봐도 너무 산만하고 기승전결이 전혀 없는 느낌이다. 배경음악도 붕 떠서 광고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남 위원은 "무엇보다 재미있게 감상해 보라고 공지한 것과 다르게, 솔직히 말해서 별로 재미가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룬 기존 광고와 다르게 차별성 있고 참신한 연출을 시도한 것만 칭찬하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정화 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민 위원은 "드론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촬영을 한다는 것과 포스코가 환경 보호 캠페인에 앞장선다는 두 메시지가 동시에 나와서 영상이 산만하다. 딱히 명확하게 남은 메시지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비현실적인 프로젝트다. 어떤 메시지고, 어떤 느낌을 원했는지 알겠지만 너무 오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광고가 지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드론으로 광고를 찍는다는 설정이 창의적이고 센스 있다. 그러나 서론이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길어서 지루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선하고 의미 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광고가 신선해 시선을 집중하게 만든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위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 촬영이라는 콘셉트 소개와 일상의 거리 두기가 꽤 먼 느낌이어서(잘 어울리지 않아서) 잠시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다른 기업의 CSR 광고와는 다르게 색다르고 신선하다. 포스코의 자연 친화 활동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시선을 집중하게 만든다"고 호평했습니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드론이 POSCO(포스코) 글자를 하나씩 들고 흩어지는 모습 대신, 간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모이는 모습으로 표현됐다면 더 인상적인 마무리가 됐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광고는 해양 생태계를 살린다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친 사람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광고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드론을 활용해 로고까지 거리 두기를 하는 장면에서 우리나라의 드론 기술력을 볼 수 있었다. 재미도 있어서 더운 여름에 바다의 시원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광고를 제작하는 많은 스태프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줘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포스코
▷ 대행사: 차이커뮤니케이션
▷ 제작사: 플레이어블
▷ CD: 피재승
▷ CW: 송세희, 이초롱
▷ Executive PD: 안동조
▷ 플래너: 이희만, 오등용
▷ 로케이션 업체: 존시스템
▷ 편집실: 비전홀딩스
▷ NTC: 비전홀딩스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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