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故 이건희 삼성 회장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故 이건희 삼성 회장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훈련사가 안내견 보행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훈련사가 안내견 보행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AP신문 = 김상준 기자] 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1993년 9월 설립된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또 한 번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29년간 총 267마리가 분양됐고, 현재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20일 새로운 안내견과 졸업한 안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생애와 함께 해온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안내견과 은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이번 행사의 테마는 '함께 내일로 걷다,'로, 안내견 사업이 삼성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와 은퇴견 입양가족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과 애정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해 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함께 내일로 걷다,' 마지막에 ',(콤마)'를 더함으로써, 새로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동행이 시작되고 은퇴견도 입양가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등, 이날 행사가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했다. 

행사는 ▲'첫 번째 가족' 퍼피워커 ▲'두 번째 가족' 시각장애 파트너 ▲'세 번째 가족' 은퇴견 입양가정 순으로 진행됐다.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위탁받아 1년여를 돌보며 사회화 훈련을 담당했던 '첫 번째 가족'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당당한 안내견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감동과 떠나 보내야 하는 아쉬움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퍼피워킹'과 본격적인 안내견 훈련을 마치고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8마리, 그리고 이들의 '두 번째 가족'이 되어 앞으로 함께 걷고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날 행사는 6~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도 주인공이었다.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거쳐 '세 번째 가족'인 입양가족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은퇴견 6마리 중 3마리는 강아지때부터 함께 했던 퍼피워킹 가족에 입양됐다. 헤어진지 6~8년 만에 다시 '가족'으로 재회한 것이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6년에서 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6년에서 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퍼피워킹을 앞둔 생후 6주된 예비 안내견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퍼피워킹을 앞둔 생후 6주된 예비 안내견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 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를 무상 분양하고 있다. 안내견은 학생부터 회사원,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 각층의 시각장애인 파트너들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파트너 '조이'는 2020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간 안내견이다. 김 의원은 첫 번째 안내견 '창조'를 만났던 대학교 1학년부터 미국 유학 생활을 함께한 '찬미', 그리고 지금의 '조이'까지, 세 마리의 안내견과 함께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양지호 목사는 1996년 첫 안내견 '대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2년여간 안내견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안내견학교 최장수 파트너다. 양 목사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맹학교에서 안내견과 첫 발을 내딛었으며, 보조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대를 온몸으로 이겨냈다. 

안내견 사업이 갓 시작된 1990년대 초반에는 안내견과 함께 식당을 찾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할 때 '개'라는 이유로 거부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시각장애 체험', 안내견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 등을 전개하며,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시각장애인도 월드컵의 감동을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안내견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미국과 폴란드 간 경기에 시각장애인 10명과 안내견을 초청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가 단독 후원한 부산아시안게임 성화봉송에서는 3명의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성화봉송에 참여한 것은 최초 사례로, 장애인들의 성화봉송 참여는 아시아인의 축제에 더욱 큰 감동과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2005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여성 안내견 파트너가 된 전숙연 씨의 사연을 담은 드라마 '내사랑 토람이'가 방영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의 지원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은 전숙연 씨(배우 하희라 분)가 안내견 '토람'이와 함께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나 특수교육교사가 되는 가슴 뭉클한 스토리는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삼성과 시각장애인, 자원봉사자의 노력은 제도적인 변화로도 이어졌다. 

1999년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게 되는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이 '장애인 복지법' 내에 도입됐다. 이어 2012년에는 훈련사 및 퍼피워킹 자원봉사자가 훈련과 사회화를 목적으로 편의시설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같이 법적인 지위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법안이 개정되며 안내견 양성을 위한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故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초일류 삼성'을 향한 변화의 첫 걸음으로 시작한 안내견 사회공헌 사업이 이제는 기업의 사회공헌 영역을 넘어 사회적 공공재로 인식되며 우리 사회의 안내견 문화 정착에 디딤돌을 놨다는 평가다.

실제, 1가정에서 시작한 '퍼피워킹' 가정은 1000여 가정까지 늘었고, 약 2년간의 대기 기간에도 불구하고 현재 퍼피워킹을 하고자 신청한 대기 가정이 110여 가정에 이를 만큼, 기꺼이 시간과 애정을 쏟겠다는 자원봉사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은퇴견 입양 가정은 엄마견·아빠견을 돌보는 번식견 가정과 더불어 누계로 각각 600여 가정과 200여 가정까지 늘었다. 퍼피워킹 가정, 은퇴견 입양 가정, 번식견 가정을 모두 합치면 1800여 가정에 달한다. 

삼성은 2023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개교 30주년을 앞두고,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견 양성 사업을 꾸준히 지속하고, 안내견을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내견 육성과 훈련, 직원교육 등에서 세계안내견협회(IGDF)의 인증을 받은 검증된 전문기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안내견과 파트너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수혜자 선정에 있어서도 NGO와 협업해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매년 4월 마지막 수요일인 '세계 안내견의 날' 행사를 함께 진행해 인식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안내견과 파트너, 사회 주요 구성원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안내견에 대한 관심과 깊이 있는 이해가 수반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평소 장애인 활동에 관심을 보여 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에 참석해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분들의 삶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안내견과 관련해 국가는 법적, 제도적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민간은 지원 및 인식변화에 힘써야 한다. 국회에서 보조견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29년간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 왔다"며,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교육받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교육받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