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 앞세워 25주년 알린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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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8     황지예 기자

[AP광고평론 #502]  ※ 평가 기간: 2022년 2월 24일~2022년 3월 3일

홈플러스 25주년 기념 광고 모델 로제. 사진 홈플러스 유튜브

[AP신문 = 황지예 기자]  홈플러스가 지난달 17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블랙핑크 로제가 모델입니다.

고급스러운 흑백톤의 화면과 클래식 라디오로 듣는 듯한 배경음악, 그리고 샹들리에가 달린 고급스러운 호텔과 같은 배경에서 로제가 패션 브랜드 모델처럼 포즈를 취합니다.

마치 명품 브랜드 패션 필름을 보는 듯합니다.

'피곤하게 사는 건 별로. 날 위해 최고만 골라주는 사람, 어디 없나?'라는 로제의 독백이 나오며, 로제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고 "왜요? 이런 신선한 생각, 스물다섯살이니까 하는 거죠"라고 말합니다.

이후 '나만의 전문가가 직접 골라 바로 보내주니까'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홈플러스 배송 차량, 컬러풀한 신선 식품 상세컷 등이 나오며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배송된 신선 식품을 로제가 여유롭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25살의 신선한 생각으로, 홈플러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홈플러스는 25주년을 맞이해 1997년생 스물 다섯 살 연예인 로제와 여진구를 모델로 기용해, '25살 로제의 신선한 생각'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하고자 했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빈티지한 색감으로 연출했으며 글로벌 아이돌 로제를 기용해 해당 광고의 유튜브 조회수가 17일 현재 71만을 육박했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창의성에 3.2점을 주며 홈플러스가 기존 마트 광고와 다른 도전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 모델의 적합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에 2.8점을 주며 모델 로제와 배경음악이 광고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고 봐습니다.

호감도와 명확성, 예술성 시각 부문은 2.6~2.4점 사이,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2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2.6점으로 전반적으로 평점이 낮은 편입니다.

새로운 시도, 포부 돋보여

평론가들은 25주년을 스물 다섯살에 빗대서 표현하며 지금까지 홈플러스 광고가 보여준지 않은 색다른 시도를 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마치 패션 화보 같은 광고. 사진 홈플러스 유튜브

 

브랜드 나이로 봤을 때 25년은 긴 시간이다. 홈플러스는 25살 연예인을 기용해 25살이 사람의 나이로 봤을 때 가장 젊고 신선한 생각을 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쉽고 빠르게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알리면서도 올드한 이미지를 피해갈 수 있는 영리한 발상이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9)

25주년 홈플러스가 나이가 25살인 모델을 기용해 기존의 마트광고와는 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광고의 반 이상을 마트 이미지보다 모델 이미지와 독백으로 어필하고 있다. 좀 더 젊은층을 타깃으로 공략하는 듯하다. 당일 받는 마트 직송을 광고하면서 핸드폰 주문같은 클리셰 장면이 나오지 않는것도 신선하다. 

- 최상원 평론가 (평점 3.3)

보장된 모델 로제를 기용해 로제가 뮤즈로 활동하는 명품 브랜드 생로랑 같은 톤앤매너로 연출된 홈플러스 광고. 마트 계에선 큰 손이지만 모바일 커머스에서는 자리 확보를 못한 홈플러스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젊은 감각'을 내세우고자 한 포부가 돋보인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4)

이정구 평론가는 "홈플러스가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형태의 연출과 25주년을 사람에 비유해 표현한 점 등 마케팅적 측면에서는 홈플러스만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사례로 남을 수 있겠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젊은층 표현한 카피, 역효과 우려

하지만 평론가들은 '나만의 전문가가 직접 골라 바로 보내주니까'라는 카피가 다소 모호하며, 스물 다섯살 Z세대를 강조한 카피들이 소비자로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켜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홈플러스에서 배달된 신선 식품을 먹고 있는 로제. 사진 홈플러스 유튜브

 

"날 위해 최고만 골라주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막상 광고하는 내용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아닌 홈플러스 전문가가 선별하는 식재료를 당일 마트 직송으로 받는 내용이다. 이는 "나만의 전문가가 직접 골라 바로 보내주니까"라는 내레이션과 결합해 소비자가 상품을 잘못 인지할 소지가 충분하다.

또한, '로제' 편과 '여진구' 편에 모두 담겨있는 "이런 신선한 생각, 스물 다섯살이니까 하는 거죠"라는 메시지는 다른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홈플러스가 소개하는 서비스가 이미 현재 다른 경쟁사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신선함'이라는 근거가 약하고, "스물 다섯살이니까"라는 카피는 나이에 대한 편견으로 비춰질 수 있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9)

홈플러스의 파격적인 변신. 신선식품 이커머스에 대항하기 위해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명품 브랜드의 화보 필름처럼 시작해 프리미엄하고 세련된 서비스처럼 연출했다. 브랜드 로고가 등장했을 때, 기존 홈플러스가 가진 이미지에서 오는 괴리감이 임팩트와 혼란스러움을 동시에 가져온다. 하지만 그 반전이 신선하지 않고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홈플러스다움을 잃었기 때문이다.

25살이라는 것 외에 크게 연관성이 없는 없는 모델 선정과 "왜요?"라는 카피의 반항적인 톤앤매너는 불필요하고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피곤하게 사는 건 별로'라는 카피는 신선한 식품을 비교해보고 따져보기 위해 홈플러스를 방문하는 기존 소비자를 깎아내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서비스로 표현된 '나만의' 전문가는 무슨 서비스인지, 경쟁 브랜드와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이 모호하게 표현됐다.

- 김종은 평론가 (평점 2.3)

장수 브랜드의 메시지는 없어

또한 평론가들은 모델이 강조될 뿐 전통 있는 브랜드의 25주년을 기념하는 광고로서 기대되는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아 아쉽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랜드의 25주년을 기념한 광고인데 '로제'를 모델로 기용한 것 외에 어떤 비전과 가치가 담겨 있는지 의문이다. 25주년이 됐다는 사실만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모델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실망스럽다. 소비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흑백톤을 활용한 감성적인 톤앤매너는 대중 브랜드로서 공감을 이끌어내기는커녕 오히려 다가가기 어려운 고급브랜드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브랜드보다 모델을 강조하는 방식은 런칭 티저광고나 새로운 이벤트, 상품군을 알리는 데에는 적합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그 어디에도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25년 된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최소한 고객과 대중을 향한 보다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 노광욱 평론가 (평점 2.1)

최상원 평론가 "25년이라는 숫자 아래 홈플러스의 장인정신이 더욱 빛나는데, 장인정신과 유니크한 광고와의 간극이 좀 낯설다"고 덧붙였습니다.

'스물 다섯살'로 25주년을 강조한다. 사진 홈플러스 유튜브

한편 홍산 평론가는 광고가 젊은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낡은 느낌을 준다는 의견을 더했습니다.

보장된 모델 로제를 기용해 로제가 뮤즈로 활동하는 명품 브랜드 생로랑 같은 톤앤매너로 연출된 홈플러스 광고. 마트 계에선 큰 손이지만 모바일 커머스에서는 자리 확보를 못한 홈플러스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젊은 감각'을 내세우고자 한 포부가 돋보인다.

다만 아쉬운 건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는 '25살이니까~', '25살의 감각~' 이런 카피가 굉장히 낡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층은 MZ세대라든지, '청년'이라는 단어로 묶이는 걸 적극적으로 거부한다. 또한 '25살이니까 남이 골라줬으면 좋겠어' '25살이니까 이렇게 사는 거야'라는 카피에도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중 문화'란 것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개인화된 세상, 특히나 20대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나서 '젊음=무조건 좋음'이라는 공식을 깨부수려 하는 시절에 25살이란 나이를 젊음이란 단어를 대표하기 위해 내세워 마트를 광고하는 것이 시대와는 잘 맞지 않는 감각이라고 본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4)

■ 크레딧

▷ 광고주: 홈플러스

▷ 대행사: 그랑몬스터

▷ 제작사: 매터스인류크

▷ 모델: 블랙핑크 로제

▷ CD: 임동현

▷ AE: 허유미ㆍ이문수ㆍ차준호ㆍ이재호

▷ CW: 장유림ㆍ김수연

▷ 아트디렉터: 구본주

▷ 감독: 유광굉

▷ 조감독: 김세미

▷ Executive PD: 김용민

▷ 제작사PD: 송윤원

▷ 2D업체: 포스트포나인즈

▷ 2D(TD): 김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