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하나원큐 - '대놓고 PPL' 재치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광고

2020-09-25     오영선
배우 김수현이 미소를 지으며 하나원큐 화면을 보여준다. 사진 하나원큐

[AP광고평론 #157]

※ 평가 기간: 9월 10일~9월 16일

[AP신문=오영선 기자] 지난 9월 3일 공개된 하나원큐의 영상 광고 '대놓고 PPL(product placement. 필요한 장면에 제품을 보여주는 것) 광고 김수현 편'입니다. 하나원큐는 하나은행의 스마트폰 금융 앱입니다.

모델은 최근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출연한 김수현(GOLDMEDALIST)입니다. 광고가 시작되고 김수현은 기차역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난 너 '하나원큐'만 보고 여기까지 왔는데"
"넌 내 '얼굴 인증'만 보고 날 좋아했던 거야?"
"널 향한 '내 마음 송금'이 다 전해지지 않았던 거야?"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의아합니다.

영상을 보면 우측에 'PPL 미션 키워드'가 보입니다. 하나원큐, 얼굴 인증, 내 마음 송금 등 하나원큐의 다양한 혜택이 적혀있습니다. 드라마 대사에 하나원큐 서비스를 끼워 넣어야 하기 때문에 'PPL 미션 키워드'라고 합니다. 김수현은 억지스러운 대사를 능청스럽게 소화해 제목처럼 '대놓고 PPL'이라는 확고한 콘셉트를 유지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언어유희를 사용해 유머러스하지만, 불친절한 광고라며 메시지 전달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창의성은 4.5점, 광고 모델의 적합성은 4점을 받았습니다. 두 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3.5점으로 평이한 수준입니다.

하나원큐 광고 별점. 창의성 4.5, 명확성 3.5, 광고 효과의 적합성 3.5, 광고 모델의 적합성 4, 청각적 예술성 3.5, 시각적 예술성 3.5, 호감도 3.5

새로운 트렌드, 대놓고 PPL

이제 대놓고 PPL 하는 것이 하나의 콘텐츠가 됐습니다. 지난 7월 SBS에선 PPL을 주제로 만든 예능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텔레그나)'을 방영했습니다.

또한 지난 8월 한 달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뒷광고 사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사태로 인해 '앞광고', '뒷광고'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이 뒷광고 사태를 언급하며 재미와 셀링 포인트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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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PL 광고, 예능은 대놓고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예능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대놓고 PPL'.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어필 방법이지만, 최근에 논란이 됐던 ‘뒷광고’의 후폭풍을 고려하면, 차라리 대놓고 광고하는 게 시청자에게 비호감을 사지 않는 방법이다.

요즘은 방송에서 재미있게 연출한 '대놓고 PPL'이 화제가 된 사례도 있다. 이 광고는 이런 현상과 맥락을 같이 하는 광고다.

광고는 목적성이 굉장히 뚜렷한 콘텐츠이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품을 팔기 위해 설득하는 중이구나'라는 사고를 전제하고 시청한다.

해당 광고는 이를 꿰뚫어보고 드라마틱한 내용과 유머 요소를 부가해 재밌어서라도 보게 하는 광고를 만들었다.

대단한 점은 재밌게 만드는 와중에 셀링 포인트를 다 넣었다는 것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하나원큐의 서비스와 광고의 유머) 대사에 사용된 언어유희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거기에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대사를 능청스럽게 뱉어내는 김수현의 연기력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만약 드라마 장면에서 광고가 끝났다면, 수많은 정보가 복잡하게 나열만 돼서 핵심 메시지를 인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위기가 전환되며 이를 명확히 해줬다. 많은 정보를 재밌게 풀어내면서 포인트까지 딱 짚은 광고.

박진희 평론가

최근 유튜브 내 ‘뒷광고’ 논란으로 인해 'PPL'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커졌다. 광고는 이런 논란을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활용해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광고주가 요구하는 특정 단어들 때문에 드라마는 엉망이 되지만, 우측에 있는 단어 리스트로 인해 내심 리스트 속 단어를 언제 다 말할지 궁금함도 생긴다.

김정민 평론가


재미는 있으나 어려운 광고

김정민 평론가는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흥미를 자극한다는 호평에 이어 '메시지 전달 측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홍산 평론가 또한 소재는 참신하지만 내용이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PPL 미션 리스트 속 단어가 일반 대중에겐 낯설다. 그러나 광고는 마지막에 아주 빠른 속도로 '그냥 다 된다는 이야기다.'라고 뭉뚱그려 이야기하고 넘어가 버린다.

물론, 호기심을 유발하는 데에는 성공했기에 (소비자가) 직접 이 단어를 찾아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만 믿기엔 광고 속 정보가 불친절하다.

김정민 평론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는 PPL을 오히려 소재로 활용해 크리에이티브를 구성한 건 참신하다.

제품의 다양한 혜택을 빠른 시간 안에 보여주는 것은 성공했지만, 이런 혜택이 기존에 꾸준히 커뮤니케이션 돼왔던 게 아니다. 이번에 확 개편되는 모바일 서비스를 설명한 거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유머 코드'를 곁들여 시청자에게 다가가니 혜택을 이해하기 다소 어렵다.

하나원큐 실 사용자로서, 전반적인 개편을 한 하나원큐라는 서비스를 후속 영상으로 각각의 혜택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산 평론가

근래 '참신한 PPL의 예시들'이라며 일부 드라마 스크린 쇼트가 돌아다녔다. 이렇게 PPL을 티 나지 않게 활용하는 것은 근래 영상제작자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일 거다.

이 광고는 드라마에서 PPL을 진부하지 않게 활용하는 법을 보여줬다. 광고 안에서 브랜드를 어떻게 참신하게 활용할지 고심한 티가 난다.

그래서 김수현과 김수현이 찍는 가상의 드라마씬을 활용했다. 가상의 드라마씬 안에 PPL처럼 연출해 재치 있게 브랜드를 그러냈다.

다만, 누군가에겐 어려운 광고다. 김수현의 연기를 본 다른 배우가 무슨 말을 하냐고 묻는 장면도 나온다. 딱 이 광고가 그렇다. 그렇기에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계속 돌려 봐야 한다. 시청자는 돌릴 시간이 없다. 같은 프레임을 유지하되 쉽게 가는 방법은 없었을까?

박은지 평론가

김기섭 평론가는 하나원큐가 같은 주제로 만든 '전대미문의 대놓고 PPL 손흥민 편'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광고의 내용은 '저게 뭔 소리야?', '하나원큐면 다 된다는 소리야'라는 전개다. 광고 목표가 하나원큐를 인지하게 하는 거라고 한다면 괜찮을 수 있지만 신규 고객이 창출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제품의 차별화가 되지 않아서 모델과 크리에이티브에 힘을 준 것 같다. 하지만 54초나 되는 광고인데 내용 전달력이 너무 약하다.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는 말이 생각나는 광고다.

이 편의 다른 버전인 '손흥민 편'은 이 광고와 비교했을 때 타이밍에 맞게 (광고 메시지가) 강조된다. 그러나 본 편은 '손흥민 편'과 시리즈의 일관성을 맞추려 보다보니 다소 무리수가 생긴 듯싶다.

김기섭 평론가

한자영 평론가의 평가는 김기섭 평론가의 "제품의 차별화가 되지 않아 모델과 크리에이티브에 힘을 준 것"이라는 평가와 다소 상반됩니다.

반전 있는 광고다. 대부분의 광고는 별 볼일 없는 내용을 모델이 살리는데, 이 광고는 반대다. 광고의 직관성으로만 따지면 모델이 나오는 미션 수행 장면은 필요 없다.

오히려 뒤에 나오는 '직관적인 금융생활' 등 좋은 카피가 광고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한다. 실제로 이 광고에서 얻는 정보나 동기 부여는 이때 이루어진다. 수준 낮은 전달력의 광고에서 재밌는 광고가 되는 순간이다.

한자영 평론가

한자영 평론가의 평가는 대부분의 광고가 모델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에 비해, 이번 광고는 모델과 카피가 조화를 이뤄 재밌는 광고가 됐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 크레딧

제작사 : 이본부ㆍ얼리하이
모델 : 김수현
CD : 박승욱
감독 : 봉진
아트디렉터 : 안지은ㆍ신동원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58회~162회 기사에서는 한화, 핫식스, 롯데하이마트, 팔도 왕뚜껑, 아이폰ㆍLG유플러스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 AP신문에서 <제 1기 Z 리포터> 를 공모합니다 → 공모 안내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