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만 믿었나? 재미없고 밋밋한 광고 만든 펩시
[편집자 주]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반론 등의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광고평론 #489] ※ 평가 기간: 2022년 2월 3일~2022년 2월 10일
[AP신문=황지예 기자] 펩시가 지난달 21일 공개한 제로 슈거 제품 광고입니다.
대표적인 '믿고 쓰는 모델' 아이유가 주인공입니다.
광고 길이는 총 15초 가량으로, 이번 펩시 제로 슈거 광고는 FOOD편과 FUN 편으로 나눠져있습니다.
FOOD 편은 한 식당을 배경으로 진행되는데, 아이유가 등장해서 식당 테이블 위에 있는 콜라를 보고 "펩시다"라고 말합니다.
그 후 펩시 제로 슈거를 마시는 마시는 아이유 뒤로 백업 댄서들이 등장해 춤을 춥니다.
이 광고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색감과 배경음악으로, 색감은 기존 펩시 로고와 함께 브랜드 컬러인 파란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제로 슈거 제품의 특성인 반짝이는 검정색을 아이유의 의상에 반영해 제품과 모델을 연결합니다.
배경음악 또한 콜라의 탄산을 떠올리게 하는 템포로 구성돼있습니다.
광고는 탄산음료 광고답게 중간중간 청량함을 뽐내는 시즐컷이 등장하며, 마지막에는 제로 슈거 제품과 함께 "GREAT TASTE"라는 아이유의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가장 높은 점수인 3.4점을 부여했고, 예술성 청각 부문 또한 3.4점을 주며 모델과 배경음악이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명확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은 2.6점을 차지했고, 그 외 창의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 호감도는 2점~2.2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2.6점으로 다소 낮은 편입니다.
정석적인 탄산 음료 광고
평론가들은 스타가 등장해서 음료를 마시고 시즐컷이 등장하는 등 정석적인 탄산음료 광고의 문법을 잘 따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제품 색상을 반영한 의상 선택과 배경음악이 인상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극찬할 만한 요소는 없지만 기본기에 충실하다. 탄산음료가 연상되는 배경음악에 효과음까지 더해져 콜라 광고로서 정체성을 잘 살리고, 패키징을 연상시키는 의상과 안무까지 조화를 이룬다. 모델 아이유의 등장도 브랜드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다만 건강 이슈와 맞물려 제로 슈거 음료를 향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다른 탄산음료와 비슷한 방식으로 광고를 전개해 제로 슈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쉽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3.1)
통상적으로 펩시라면 파란색을 떠올리는데 제로슈거의 제품 외관(검정색)과 기존 색을 잘 합쳐놓은 화면 톤이 좋다. 특히 아이유의 의상과 제로 슈거 제품 색감이 통일된 게 인상적이다. 청량한 효과음와 아이유의 나즈막한 목소리도 호감도와 소비를 높이는 장치로 보인다. 다만 스토리가 다소 평이하고 뒤에 등장하는 댄서는 낯설다.
- 최상원 평론가 (평점 3.0)
김종은 평론가는 "배경음악에서 청량감이 느껴진다. 아이유와 새로운 브랜드의 만남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고 말했습니다.
모델ㆍ제품 특성 드러나지 않아 아쉬워
하지만 평론가들은 대형 모델인 아이유를 기용했으면서도 광고에 아이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델로서의 장점은 물론 제품이 가진 '제로 슈거'로서의 특색도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아이유 뒤로 춤추는 백업 댄서들의 존재가 맥락에 맞지 않고 뜬금없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다수입니다.
믿고 쓰는 모델 아이유를 내세웠다. 전지현, 조정석, 아이유 같은 안정적이고 '보장된' 모델을 쓰는 것은 보장된 매출을 가져다 준다는 큰 이점이 있지만, 모델 피로도가 높아 자칫하면 기억에 남지 못하는 광고가 돼버릴 위험도 있다. 이 광고가 후자의 전형적인 예시다. 이 영상은 아이유가 모델로서 가진 특장점을 딱히 내세우지도 않고, 펩시 제로 슈거만의 특징을 보여주지도 못할 뿐더러 배경에 춤추는 사람들이 제품의 시즐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지도 않는다. 애매한 상태로 흘러가기만 하는 밍숭맹숭한 구성이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7)
식당을 거니는 장면, 의미 없이 등장한 무대 등의 전개가 다소 평범하고 모델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힌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이유는 파워가 입증된 모델인데 모델의 이미지를 브랜드와 제품의 특성으로 조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 김종은 평론가 (평점 2.3)
이정구 평론가는 하이네켄 무알콜 맥주와 비교해 펩시 제로 슈거 광고의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이번 펩시의 아이유 편 광고는 2021년부터 진행된 펩시의 K-POP 마케팅의 연장이다. 지금까지 몬스터엑스, 아이즈원, 브레이브걸스 등이 펩시 광고에 등장했다. 그런데 이번 아이유 편은 강한 아쉬움을 남긴다.
작년 12월 아이유와의 콜라보를 알리는 티저 영상에서 펩시는 아이유의 지난 뮤직비디오 장면들을 보여주며 다가올 콜라보 뮤직비디오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델 아이유, 음악, 시즐컷 외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다. 본 광고에서 무기로 내세울 수 있는 수 많은 옵션들을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펩시 제로슈가의 여러 특성이 영상에 녹아들지 못해 아쉽다.
단순히 K-POP 스타와 콜라보하기보다는 통찰력을 살려 제품의 특성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 2021년부터 배우 배두나를 모델로 제품의 특성과 모델 이미지의 교집합을 잘 풀어내고 있는 하이네켄 무알콜 맥주와 그 행보가 비교된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0)
■ 크레딧
▷ 광고주: 한국펩시콜라
▷ 모델: 아이유
▷ 조명감독: 박준희
▷ 아트디렉터(스텝): 정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