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보다는 시혜를 베푸는 느낌을 주는 공익광고
[편집자 주]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반론 등의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광고평론 #517] ※ 평가 기간: 2022년 3월 17일~2022년 3월 24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공익광고협의회(이하 코바코)가 지난달 10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존중'과 '배려'가 키워드입니다.
광고는 지하철에서 마스크 끈이 끊어져 당황하고 있는 남성에게 한 여성이 새 마스크를 건네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모르는 사이지만 배려를 이어가고
위와 같은 내레이션이 나온 후, 화면이 전환돼 방금 전 지하철에서 도움을 받은 남성이 유모차를 끌고있는 외국인 남성을 도와줍니다.
문화는 다르지만 도움을 이어가고
그리고 이 외국인 남성은 착한 빵집에 '돈쭐'(선한 자영업자의 물건을 구매하는 일. '돈으로 혼쭐내준다'의 줄임말)을 내주러 갑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응원을 이어가고
마지막에는 이 선한 빵집의 사장이 노인들에게 핸드폰 사용법을 알려줍니다.
세대는 다르지만 소통을 이어가는 우리
"존중과 배려가 우리를 하나로 이어줍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도움을 받은 당사자들이 문을 열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도움을 건네주는 역할을 하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화면이 이어지는 연출을 통해 '이어가다'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명확성에 3.4점을 주며 공익광고답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예술성 시각 부문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에는 3점을 부여하며 가로로 이어지는 연출이 메시지를 잘 드러낸다고 분석했습니다.
예술성 청각 부문과 창의성은 각각 2.6, 2.4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하며 전형적인 공익광고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호감도 또한 2.6점이며 총 평균은 2.8점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메시지 시각적 표현 좋다
평론가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연출이 주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노약자, 외국인 등 다양한 구성의 소수자를 출연시켰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루고 있는 주제 자체만으로도 시의성이 있기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소재로 활용해 공감을 유도했으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영상 전개 방식이 존중과 배려가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이해를 돕는다.
- 김종은 평론가 (평점 3.2)
전형적인 공익광고의 톤앤매너를 잘 따른다. '존중과 배려'라는 키워드가 선순환 되는 과정이 잘 전달된다. 특정 인물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배려를 받는 사람이 다시 배려를 하는 사람으로 입장이 바뀌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성으로 작위성을 줄인 부분도 좋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3.0)
최상원 평론가 또한 "사회적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다양한 구성원 배치와 강요하지 않는 느낌, '돈쭐'이라는 인터넷 밈,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화면 이동 등으로 자연스러운 따뜻함을 보여줘 좋다"고 전했습니다.
전형적인 공익광고, 임팩트 없어
하지만 전형적인 공익광고답게 광고가 다소 평이하고 진부하다는 의견도 다수입니다.
'존중과 배려'라는 주제 자체가 큰 개념이다보니 광고가 다소 밍밍해보인다. 코바코 광고들은 카피가 눈에 띄는게 많았는데 이번 편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화면 또한 평이하고 배경음악도 나른해 전체적으로 힘이 없어 보인다. 특히 외국인이 출연한 상황 설정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 최상원 평론가 (평점 2.5)
존중과 배려를 릴레이 구성으로 연출했다. 가로형 카메라 워킹과 이어지는 세트 구조로 릴레이라는 키워드를 시각적 연출로 표현했다. 다만 그 방법적 표현이 과거의 것에 머무르고 있으며 완벽히 명확한 표현으로 전달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8)
돈쭐, 세대간 소통 등 '존중과 배려'라는 키워드 안에 너무 무리하게 다양한 소재들을 우겨 놓다보니 핵심 메시지가 옅어지고 광고 자체의 임팩트도 약해져 아쉽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3.0)
김종은 평론가 또한 "교조적인 메시지가 나열되는 방식으로 전달돼 시선을 끌거나 귀를 사로잡는 요소가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홍산 평론가는 광고에서 시혜적인 태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가장 민감한 주제인 다양성을 가지고 만든 공익광고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캐스팅했다. 하지만 민감한 주제임을 의식한 티가 많이 나서 겉핥기식으로 주제를 다룬 듯하다. 특히 '배려'라는 이름으로 소수자는 무조건 '배려'받아야 하는 약자로 표현한 것이나, '다양성을 존중해주세요' 등 부탁하는 톤의 카피에서 다양성 존중과 평등한 인권보다는 가진자들이 그러지 못한 자들을 봐준다는 시혜적인 태도가 엿보인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7)
■ 크레딧
▷ 광고주: 공익광고협의회
▷ 광고주(담당자): 유형근ㆍ한지석ㆍ김아라
▷ CD: 이문교
▷ CW: 주창환
▷ 감독: 표정욱
▷ 조감독: 홍순원
▷ 촬영감독: 공평재
▷ 조명감독: 이남주
▷ 아트디렉터(스텝): 이석용
▷ 스타일리스트: 정경미
▷ 모델에이젼시: 커스팅
▷ 편집실: 넓은벌동쪽
▷ 2D업체: 넓은벌동쪽
▷ NTC: 플레이포엔
▷ 녹음실: 오렌지코드사운드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