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을 화려하게 포장한 부산엑스포추진단 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반론 등의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2-07-28     황지예 기자

[AP신문광고평론 #598] ※ 평가 기간: 2022년 7월 14일~2022년 7월 21일

AP신문광고평론 No. 598 (왼쪽부터) 자이언티, 아린, 전소미, 원슈타인. 사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공식 유튜브 캡처

[AP신문 = 황지예 기자] 부산광역시 2030 엑스포추진단이 지난 11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배우 이정재와 가수 자이언티, 아린, 전소미, 원슈타인이 모델입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손이 체스판에 말을 하나씩 둘 때마다 모델들이 한 명씩 소개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세상에 없던. 세상을 바꿀. 당신이 처음 만나는'이라는 이정재의 내레이션이 덧입혀집니다.

특히 전소미는 지하철에서 붉은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데, 전소미가 발을 한 번 구르자 지하철에 꽃이 가득 피며 '새로운 X4의 시작'이라는 내레이션이 교차됩니다.

이후 모델들이 하늘을 날거나 손을 대지 않고 차를 운전하는 등 초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정재가 부산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고층 건물에서 '최종 보스'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체스를 두는 사람이 이정재였던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자이언티, 아린, 소미, 원슈타인이 모두 정면을 보고 걸어나오며 '대한민국 첫 번째 월드클래스 엑스포 2030 부산세계박람회'라는 자막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쿠키영상으로 이정재가 등장해 "새로운 엑스포를 원해? 부산에 유치해!"라고 말하며 광고는 최종적으로 마무리됩니다.

 AP신문광고평론 No. 598 2030 부산세계박람회 광고 ⓒAP신문

AP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시·청각 부문에 각각 3.8점, 3.4점을 주며 화려한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광고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명확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각각 3.2, 3점의 무난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 다섯 명을 모델로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모델의 적합성은 2.6점에 그쳤습니다.

창의성과 호감도도 2.6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3점으로 평이한 편입니다.

대형 모델 여럿 기용했지만…역효과

해당 광고의 평가는 대체로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모델들을 네 명이나 고용하고 거기에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정재로 방점을 찍었지만, 모델들이 부산과 크게 관련이 없고 서로 조화를 이루지도 못해 아쉽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AP신문광고평론 No. 598 가수 자이언티. 사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공식 유튜브 캡처

 

우선 모델들에 대해 논해보자면 이정재는 부산의 대표적인 행사인 부산국제영화제의 오랜 손님이었다는 당위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보대사 기용에도 조금 납득이 갑니다. 아린은 부산 출신입니다. 하지만 그 외 모델들은 왜 기용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부산을 더욱더 알릴 수 있는 부산 출신의 모델을 기용했다면,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광고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실 몇 번을 돌려봐도 원슈타인과 자이언티, 소미 세 모델은 왜 기용했을까 하는 의문이 자꾸 남습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3.4)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연예인들을 대거 기용했는데 그들 간의 케미를 느끼기 힘들다. 중고차 매입 플랫폼 헤이딜러의 경우 올해 초 김혜수와 한소희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는데 둘의 뛰어난 케미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었다. 인기 많은 연예인을 다수 기용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들간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면 화제성 측면에서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부산에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부산 출신 연예인들이 모델을 했다면 부산에 유치됐다는 감동을 전하기에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2.7)

알맹이 빈약한 '속 빈 강정'

또한 화려한 시각 효과와 유명한 모델들, 거창한 카피로 중무장했지만 막상 광고에서 말하는 '새로운 엑스포'가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아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진다는 분석도 다수입니다.

AP신문광고평론 No. 598 가수 원슈타인이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 차를 운전하고 있다. 사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공식 유튜브 캡처

 

영화같이 연출했습니다. 아마 영화의 도시 부산,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던 부산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효과를 노렸겠지요. 하지만 이런 거대한 연출에 불구하고 '세상에 없던 X4'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상향을 말하는 건지 모호하게 느껴집니다. 영화같은 X4? 화려한 영화적 연출을 구현했지만 담아내는 메시지가 다소 빈약합니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이걸 납득시키거나 설득할 수 있는 메시지,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빈약하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3.4)

긴장감이 흐르는 음향과 함께 영상이 시작되고,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차례로 얼굴을 비춘다. 체스말을 내려놓으며 떨어지는 카운트 다운까지. 광고는 기대감과 호기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X4'라는 로고가 나타났다 사라졌음에도 궁금함은 여전히 남는다. 이 블록버스터는 도대체 뭐지? 그래서 광고의 말미가 '세계박람회'라는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그저 허탈함이 남는다. 새로운 엑스포를 원하는 대중은 누구인가? 왜 원하는가? 기존 인식을 고려하지 못한 리브랜딩은 설득이 어렵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

엑스포 광고의 클리셰를 덜어냈다. 'X4' 문구, 모델, 시청각 효과가 도전적인 시도로 보인다. 엑스포 유치를 위한 도전적인 상황이 반영된 듯하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새로운'과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서 노출하니까 오히려 식상한 느낌이 든다. 차라리 명확한 방향성을 보였다면 엑스포를 유치하고자 하는 취지에 시청자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3.1)

특히 홍산 평론가는 이 광고가 마치 좋다는 것은 다 모아놓은 요리 같다며 '차돌해물트러플짬뽕'에 비유했습니다.

일단 좋아보이는 것들은 다 모아놓은 차돌해물트러플짬뽕 같은 광고다. 모델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한지 알 수 없다. 미래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화려하게 보여주지만 모델들이 가진 캐릭터성과 보여지는 화면의 비주얼(미래 자동차 인터페이스, 꽃피는 지하철 등)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 세계 엑스포가 어떤 엑스포인지 이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고, 부산의 특장점을 효율적으로 보여주는지도 의문이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9) 

보수적인 이미지 깬 새로운 시도

한편 국제 행사 유치 광고에 주로 쓰이던 보수적인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엑스포에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AP신문광고평론 No. 598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배우 이정재. 사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공식 유튜브 캡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각종 화려한 요소들로 무장했지만 메시지 전달력이 약해서 아쉽다. 탑급 모델 라인업, 영화 예고편같은 의미심장한 내레이션, 고퀄리티 영상 이펙트 등 부지런히 인지해야할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국제적인 행사 유치를 알리는 데에 여태껏 시도하지 않은 신선한 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국제행사라고 하면 보수적인 이미지가 연상되고 다가가기 힘든 느낌이 드는데 그런 점을 타파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과감한 시도를 했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덕분에 '새로운 엑스포'라는 카피에 대한 신뢰와 후에 개최될 행사에 기대감을 가지게 됐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2.7)

■ 크레딧

▷ 광고주: 부산광역시 2030 엑스포추진단

▷ 대행사: 대홍기획

▷ 제작사: 오프로젝트 루시크리에이트

▷ 모델: 이정재 자이언티 원슈타인 아린 소미

▷ CD: 이성준

▷ AE: 권윤현 이승철 박성용 이수인

▷ CW: 서하영 나지환

▷ 아트디렉터: 최민관 최다솔

▷ 감독: 송민규

▷ 조감독: 정문주

▷ Executive PD: 유동호

▷ 제작사PD: 조재영

▷ LINE PD: 서성덕

▷ 플래너: 김대현 이준우 조은정

▷ 촬영감독: 이한결 임치훈

▷ 조명감독: 박준희 손석호

▷ 아트디렉터(스텝): 안주현

▷ 모델에이젼시: 해비치씨엔씨

▷ 로케이션 업체: 로케이션 바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