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에 성공한 한국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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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광고평론 #600] ※ 평가 기간: 2022년 7월 14일~2022년 7월 21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한국타이어가 지난 10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BMW와 콜라보해 벤투스 타이어를 선보입니다.
광고는 어두운 주차장에서, 레이싱 선수가 BMW 차에 탑승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차가 레이싱 트랙을 따라 질주하는 모습을 줌인, 줌아웃하며 화려한 카메라 워킹을 중심으로 광고가 전개됩니다.
달리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클로즈업해 '탁월한 고속주행 안정성', 힘껏 커브를 도는 장면에서는 '강렬한 핸들링 퍼포먼스', 자동차 바퀴가 정지할 때는 '극대화된 제동력' 등 상황에 맞게 제품이 가진 특징을 자막으로 나열합니다.
광고는 다른 내레이션이나 음악 없이 자동차가 질주하는 소리와 타이어 마찰음 등으로 이루어진 사운드만으로 진행됩니다.
마지막에는 두 자동차가 서로 엎치락뒤치락 주행하는 모습 뒤로 ventus의 로고가 등장하며 끝을 맺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차가 질주하는 모습을 속도감 있게 편집하고, 타이어 마찰음을 강조해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예술성 시·청각 부문에 각각 3.6점, 3.8점을 부여했습니다.
제품 성능에만 집중하는 방식 덕분에 명확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도 3.6점의 준수한 점수를 받았으나 다소 심플한 광고로 창의성은 2.2점에 그쳤습니다.
호감도는 3.6점, 총 평균은 3.4점을 기록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제품 기능 극대화
평론가들은 군더더기 없이 제품의 기능만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통해 제품을 명확하게 인식시켰고, 브랜드의 자신감마저 엿보인다고 호평했습니다.
쿨한 BMW 차량이 터프하게 달리는걸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난다. 타이어의 핵심기능을 최소한의 기교로 매우 담백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고퀄리티 재료에는 슴슴하게 간을 해도 맛이 좋듯이 애써 제품을 포장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제품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다. 배경음악이 있는지 없는지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타이어 소리로만 메워져 있는데 이 부분이 타이어에 대한 주의를 한 번 더 끌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 덕분에 자칫 BMW 차량 광고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상쇄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광고를 높은 점수로 평가한 이유는 과감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영상 구성 요소들을 과감히 버림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3.8)
제품의 기능을 군더더기 없이 극대화한 광고다. 레이싱 선수가 트랙에서 차를 역동적으로 모는 장면과 속도감 있는 편집, 그리고 유일하게 존재하는 엔진사운드가 제품의 특징을 깔끔하게 보여준다. 제품 특징이 하단에 카피로만 나왔다 사라지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레이싱 트랙을 넓게 잡았다가 타이어로 줌인 되고, 다시 줌아웃 되는 화각의 전환이 광고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마지막으로 레이싱 트랙에서 실제 도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정답처럼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8)
사실 자동차 광고라고 초반에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의문은 중간중간 PPL(?)치고 크게 보이는 브랜드와 아무런 로고나 포인트가 없는 자동차로 가볍게 해소됩니다. 광고는 중간에 브랜드 제품에 대한 장점을 딱딱 명확하게 집어냅니다. 단지 보여주기 식으로 아무런 설명 없이 영상만 보여주기보다는 간단명료하게 제품의 장점과 그에 맞는 적절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소비자들은 광고의 모호함을 싫어합니다. 그렇기에 뭐든 명확해야 합니다. 이 광고가 가지는 큰 장점은 간단명료라고 봅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3.7)
자동차 광고? 타이어 광고?
하지만 다소 많은 요소들이 생략되다보니 자동차 광고인지 타이어 광고인지 헷갈릴 정도로 타이어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다는 의견과, 카피에서 반복되는 최상급 표현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직관적인 비주얼과 카피로 타이어의 성능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탁월한, 강력한, 극대화'와 같은 최상급 표현은 우려스럽다. 다양한 광고 심의에는 객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확인할 수 없는 최상급 표현에 대한 제재 방안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행장이나 차량의 브랜드가 왜 자꾸 반복해서 나오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2.5)
작지만 명쾌한 청각적 자극은 묘한 만족감을 준다. 부드럽지만 터프한 시동 소리도 그렇다. 볼륨 튜닝이 적절한 자동차의 질주 소리는 가슴 뛰게 만든다. 이렇게나 청각적 요소에 세심함이 가득한 광고라니.
하지만 너무 몰입한 탓일까? 시각적 요소의 고민이 아쉽다. 멋진 고급 자동차와 화려한 카메라 워킹까지도 좋다. 그런데 타이어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적다! 절제된 소리에서도, 화려한 눈요기에서도 타이어는 주인공이 아니다. 외제차 광고일까, 타이어 광고일까? 스포츠카의 존재감에 밀려 타이어는 소외되는 느낌이 든다. '타이어의 소리'에 대한 더 좋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2)
■ 크레딧
▷ 광고주: 한국타이어
▷ 대행사: OOB
▷ 제작사: VTPB
▷ 촬영지: 한국타이어 테크노링
▷ 감독: 김범철
▷ 촬영감독: 김득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