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 같지만 기대감은 사라진 쿠첸 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반론 등의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2-09-19     정세영 기자

[AP신문광고평론 #633] ※ 평가 기간: 2022년 9월 1일~2022년 9월 8일

[AP신문 광고평론 No.633] 쿠첸의 신제품 밥솥 티저 영상. 사진 쿠첸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 정세영 기자] 쿠첸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9월에 공개될 신제품 밥솥의 티저 영상으로, 마치 로켓 발사의 한 장면처럼 웅장하게 연출했습니다.

광고는 로켓이 발사되는 듯한 효과음과 함께 시작됩니다.

이어 밥솥의 부분들을 하나씩 확대해 디테일 컷으로 보여줍니다.

'READY S3T GO'라는 카피가 나오고, 누군가 밥솥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클로즈업된 모델의 얼굴이 흔들리는데, 마치 모델이 밥솥 안에 들어있는 듯한 연출입니다.

마지막으로 '밥맛을 압도하기 위해, COMING SOON'이라는 카피로 기대감을 남기며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33] 쿠첸 밥솥 광고 ⓒAP신문

AP광고평론가들은 광고의 평가 항목에 2.6점에서 3.4점 사이의 점수를 매겨, 전반적으로 평이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특히 마치 한 편의 SF 영화를 방불케하는 연출로, 시각 예술성 항목이 3.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광고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모호하다는 평을 들으며,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명확성은 각 2.6점에 그쳤습니다.

재치 있고 신선했다

평론가들은 밥솥을 신선한 방식으로 연출해 눈과 귀를 사로잡는 재밌는 광고가 탄생했다며 호평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33] 밥솥이 취사를 시작하며 흔들리는 모델. 사진 쿠첸 유튜브 캡처 ⓒAP신문

밥솥 기술력을 우주 기술에 빗대 표현했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동시에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까지 재치 있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중 3이라는 숫자가 눈길을 끌며 호기심을 유발한다. 티저 영상의 역할에 충실했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4.7)

 

바른 인상을 가진 모델이 뻔한 이야기를 하는 광고가 아니라 좋다.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는 소리와 웅장한 분위기의 장면들은 마치 로켓이 발사되기 전의 장엄함을 연상케 한다. 계속해서 어두운 톤을 유지한 것도 흐름을 깨지 않아 좋았다. 흥미진진한 영화처럼 느껴지는 이 광고는 그야말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2.7)

 

밥솥이 사용되는 상황적 맥락을 제거하고 오로지 기능과 미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으로 연출했다. 밥솥에 이런 접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신선하고, 밥솥 광고에서 밥을 등장시키지 않는 과감한 결정까지 잘 내렸다고 생각한다. 다만 긴장감을 빌드 업하는 오디오와, 밥솥을 조명으로 훑는 비주얼의 매치가 조금 아쉽다. 너무 같은 부분 혹은 형태만 비추는 감이 있고, 우주복을 입고 있는 모델의 연출도 다소 허술하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3)

서정화 평론가 또한 "흔한 밥솥 광고와 다른 스타일이라 흥미로웠다"며, "제품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스타일리시하게 보여줘 제품이 퀄리티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티저로서의 기능 상실

반면 광고 내에 제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유발하는데 실패했다는 평 또한 다수 존재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33] 밥솥의 디테일 컷들이 등장한다. 사진 쿠첸 유튜브 캡처 ⓒAP신문

몰입감은 높였으나 메시지는 증발된 광고입니다. 30초 동안 시청각적 효과와 함께 마치 SF 영화를 연상케하는 비주얼이 계속되는데, 가장 중요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없습니다. '밥맛을 압도하기 위해'라는 카피만으로는 이 광고를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티저가 있는 이유는 단순히 예고뿐만 아니라 추후 구체화될 메시지를 임팩트있고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메시지가 약하다 못해 보이지 않는 티저가 과연 티저라고 할 수 있을까요. 

- 박선 평론가 (평점 1.5)

 

이런 느낌이 '좋은 티저'인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 소개 제품에 대한 힌트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맥락 이해가 어렵다. 그렇다고 바이럴 효과를 기대하기도 요즘의 바이럴 광고 추세를 보면 애매하다. 이해하지 못하고 입에 담지 못하는 것은 뿌리내리기 쉽지 않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2.7)

 

이 제품의 출시를 기대하게 만드는 명확한 특장점이 잘 어필되지 않았습니다. 에어팟 프로의 경우 기존에 없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추가됐다는 것을 알리며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 광고는 제품의 일부를 보여주고 '밥맛을 압도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 정보만으로는 제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유발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2.3)

■ 크레딧

▷광고주: 쿠첸

▷대행사: 제일기획

▷제작사: 프로듀스드 바이 기억ㆍ키노플로우

▷CD: 은명표

▷AE: 윤영훈ㆍ윤선이ㆍ채지은

▷PD: 신동경

▷CW: 서나빈

▷아트디렉터: 김용희ㆍ이선행

▷감독: 이현지

▷조감독: 정재욱ㆍ장해리

▷Executive PD: 길효진

▷제작사PD: 연혜경

▷LINE PD: 장유정

▷플래너: 유범준

▷촬영감독: 이혁

▷아트디렉터(스텝): 민예리

▷편집실: 비전홀딩스

▷편집자: 박상규ㆍ도승현ㆍ심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