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이고 보수적인 기업PR 선보인 세방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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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2     황지예 기자

[AP신문광고평론 #662] ※ 평가 기간: 2022년 10월 20일~2022년 10월 27일

 [AP신문 광고평론 No.662] 세방그룹의 업적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있는 아이. 사진 세방TV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 황지예 기자] 세방그룹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배우 조우진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광고는 길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래에서 위로 찍은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멈추지 않아야 다다를 수 있고, 멈추지 않아야 발견할 수 있으며'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물류 창고나, 산악인이 설산을 오르는 장면 등이 나열됩니다.

'멈추지 않아야 마침내, 마주할 수 있기에'라는 내레이션이 이어지며 음악이 고조되고 본격적으로 기업 소개를 시작합니다.

전기차 리튬배터리, 글로벌 종합 물류시스템, 신재생에너지 등 세방그룹의 업적이 스크린에 등장하고, 아이가 그 스크린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세방그룹은 70여 년간 단 한순간의 멈춤 없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며 그룹의 역사를 알립니다.

마지막에는 차가 질주하는 장면 위로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이라는 카피에서 '세'와 '바'가 '세방'으로 변형되고, 세방그룹 로고가 떠오르며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62] 세방그룹 광고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배우 조우진의 무게감 있는 내레이션이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준다며 예술성 청각 부문에 가장 높은 3.2점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 평가요소는 모두 2점대를 기록했습니다.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들로 예술성 시각 부문은 2.6점을 받았고, 명확성과 창의성은 각각 2.2, 2점을 기록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호감도는 1.8점의 아주 낮은 점수에 그쳤으며, 총 평균도 2.3점으로 낮은 편입니다.

평이한 이미지의 나열

평론가들은 광고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이 다 어디에서 본 듯한, 평범한 이미지들이라며 입을 모아 혹평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62] 설산을 오르는 산악인이 등장한다. 사진 세방TV 유튜브 캡처 ⓒAP신문

또 그저 그런 ESG 광고다. 설산을 등산하는 모습, 부감으로 발전소를 비추는 모습도 다 어디선가 한 번씩은 본 장면이다. 실제로 세방이 무슨 일을 하는지 보여주는 건 로케트 배터리가 나오고서부터 잠깐인데, 이마저도 다시 무던한 이미지로 수렴돼 세방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금방 잊게 된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

무엇을 말하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중구난방 광고다. 이런 문제의 가장 큰 요인은 광고 속 기업의 이야기가 일관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도입의 도심의 발걸음들, 설산의 등반, 휴대폰 배터리 충전 까지... 이 중 하나가 다른 장면으로 교체돼도 누가 알 수 있을까?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나 각 이미지의 맥락이 너무나 다르다. 영상의 논리적 사슬이 희미한 상황에서 무슨 문구를 내세우든 감명받기 어렵다. 배우의 멋진 목소리만 허공을 떠돈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2.2)

핵심 사업과 비전을 세련된 영상과 자막으로 표현했다. '멈추지 않는다'는 표현을 통해 배터리, 물류와 같은 핵심 사업의 성격을 잘 나타냈으나, 다소 상투적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비전에 대한 표현이나 카피에 있어서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3.2)

좀 더 기업 특성 강조했어야

또한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이 아닌 만큼, 좀 더 기업의 업적과 기업만이 가진 고유한 색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다수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62] 세방그룹의 글로벌 종합 물류시스템을 내세운다. 사진 세방TV 유튜브 캡처 ⓒAP신문

조우진이 내레이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바이럴 효과를 부르는 광고입니다. 세방그룹하면 사실 뭐 하는 회사인지 이미지가 다소 옅은 편인데요. 해당 광고에 '너네가 지금까지 알던 그 브랜드가 우리다'라는 걸 알려주기 위한 요소가 곳곳에 보입니다. 그래서 계속 움직여왔다는 걸 알릴 수 있는 카피를 쓰는 거겠지요.

다만, 타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카피만으로도 세방그룹만의 특이점을 잡을 수 없다는점, 광고의 구성이 다소 흔하고 촌스러워 보인다는 점이 크게 아쉽습니다. 이미지가 옅은 브랜드일수록 더욱더 과감해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는 정말 보수적인 느낌에 머물러있달까요. 

- 박선 평론가 (평점 1.8)

기업의 오랜 연혁과 슬로건을 전하고 있지만 기업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합니다. 긴 역사를 지닌 기업에 모두 적용시킬 수 있는 평이한 서술로 느껴집니다. 15초부터 나오는 성과들을 좀 더 눈에 띄게 강조했으면 기업만의 색이 더 돋보였을 것 같습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2.2)

 [AP신문 광고평론 No.662]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을 '세방'으로 변형시킨 타이포그라피. 사진 세방TV 유튜브 캡처 ⓒAP신문

곽민철 평론가는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이란 카피는 다소 작위적이긴 하지만 광고의 흐름을 한눈에 정리하고, 기업명도 매끄럽게 나타낸다"며 카피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세방그룹

▷ 대행사: 차이커뮤니케이션

▷ 제작사: 프로듀스드 바이 기억

▷ CD: 박종훈

▷ AE: 이연호 유승욱 최영재 고임규

▷ CW: 김승배 안시윤

▷ 아트디렉터: 권익환 김재영

▷ 감독: 김상우

▷ 조감독: 간투무루

▷ Executive PD: 김기원

▷ 제작사PD: 정은용

▷ LINE PD: 김민우

▷ 촬영감독: 손억천

▷ 조명감독: 최우혁

▷ 아트디렉터(스텝): 최주영

▷ 메이크업/헤어: 이미영

▷ 스타일리스트: 한효진

▷ 편집실: 포스트테일러

▷ 2D업체: 아지트

▷ 녹음실: 스톤사운드웍스

▷ 오디오PD: 황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