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반말ㆍ신체접촉 빼고는 '잘 만든' 고용노동부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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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광고평론 No.691] ※ 평가 기간: 2022년 12월 1일~2022년 12월 8일
[AP신문 = 황지예 AP신문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17일에 공개한 광고입니다.
배우 조진웅이 모델입니다.
탐정 사무소처럼 보이는 신비로운 공간에서 조진웅이 "직장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고용한 직장 상담소"라고 이곳을 소개합니다.
상담하러 온 젊은 남녀 직장인들이 자신이 회사에서 당한 부당한 일을 이야기하며 "원래 그렇다는데..."라고 말을 꺼냅니다.
이후 직장을 배경으로 한 자료 화면이 등장합니다.
상사가 신입에게 '신입이 제 시간에 출근하냐'며 질책하고,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논문 번역 심부름을 떠맡기는 등 회사에서 연차가 낮은 직원으로서 당할 수 있는 부당한 일들이 제시됩니다.
이어 조진웅이 모욕적인 질책이나 업무와 무관한 사적 심부름은 "'우리 회사가 원래 그렇다'는 말로 정당화 할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이후 앞서 나온 자료 화면 속 상사가 부하 직원들을 친절하게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엔 조진웅이 "상호존중 문화로 모두 괴롭지 않은 직장, 함께 만들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무리됩니다.
※ 본 광고평론의 평가 항목중 '광고모델' 부문과 '광고효과' 부문의 이름이 뒤 바뀌는 오류를 뒤늦게 발견해 2022년 12월 29일 바로잡았습니다. 단, 부문의 이름만 바뀐 것이기 때문에 종합평점은 변동이 없음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탐정 사무소 콘셉트와 사회 초년생 의뢰인과 조진웅, 자료 화면 등으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며 광고 효과의 적합성에 4점을 부여했습니다.
명확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에도 각각 3.6, 3.4점의 준수한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광고 모델의 적합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은 3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익광고 특성상 창의성은 2.8점에 그쳤고, 호감도도 2.6점의 다소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3.2점으로 평이한 수준입니다.
재미ㆍ메시지 전달…잘 만든 공익광고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재미있는 콘셉트를 활용해 하나의 메시지에 집중하며 공익광고의 기능에 충실한 광고라고 호평했습니다.
공기업 광고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콘셉추얼한 광고라 새롭습니다. 메시지는 다소 평이하나 이런 작은 캠페인들이 쌓여 전반적인 사회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점은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3.4)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조진웅을 기용해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청년들이 사회생활 하며 겪는 핵심적인 고충을 직접적으로 다루며, 직접적인 표현과 카피로 메시지와 광고의 의도를 명확히 내세웁니다.
사실 근래 고용노동부는 광고가 보여주는 프로페셔널함에 비해 다소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모습을 종종 보였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 광고로 만회하려는 느낌도 듭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3.4)
사회생활에서 자주 처하는 상황을 제시해 공감과 몰입을 끌어낸다. 또한 모델의 톤앤매너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상황 제시에서 메시지 전달로 넘어가는 부분의 음악이 어색하게 연결되는 작은 단점을 제외하고는 잘 만든 공익광고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6)
불필요한 장면 존재해…아쉽다
하지만 '상호존중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여전히 상사가 아래 직원에게 반말을 사용하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등 광고 메시지와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연출됐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습니다.
상호존중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90도로 인사를 하고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반말을 하는 장면을 보여줘 조금 의아했습니다. 서로가 동등하게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도록 연출했다면 메시지가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3.4)
구체적인 상황과 모델을 활용해 메시지를 강조했지만 메시지가 차별성이 없어 뻔한 캠페인이 됐다. 광고 속 부조리한 상황이나 제시되는 해결책이 과거 캠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상호존중'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하며 불필요한 접촉이나 상사가 반말을 사용하는 연출은 부적절하다. 불필요한 접촉 없이 '왔어요', '수고해요'와 같은 존중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게 취지에 더 적합할 것 같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2.3)
또한 도입부의 흥미로운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후반부에는 뻔한 공익광고처럼 마무리돼 아쉽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정부 기관 캠페인은 진부할 거라는 선입견의 탈피를 시도하는 광고다. 특히 시각적 요소에서 전에 없던 흥미로움을 갖췄다. 모델의 캐릭터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신비감이 느껴지는 세트 공간도 조화롭다.
하지만 이 도입의 분위기는 영상이 전개될수록 사라지고, 흔한 공익 캠페인 느낌으로 회귀하는 점은 아쉽다. 누가 괴롭히면 안 된다는 걸 몰라서 괴롭힘을 당하는가. 즐거운 기대감이 뜬구름 같은 잔소리로 추락한다. 끝까지 직장 내 갈등의 해학을 나타내거나, 상황극의 재미를 담은 솔루션을 표현하는 등 대안이 있었을 텐데 아쉽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3)
■ 크레딧
▷ 광고주: 고용노동부
▷ 대행사: 마제스타지
▷ 제작사: 마제스타지
▷ 모델: 조진웅
▷ CD: 허수영
▷ AE: 반건남 정민서
▷ CW: 이지우
▷ 감독: 김정용
▷ 조감독: 최인수
▷ 촬영감독: 엄재완
▷ 조명감독: 김강민
▷ 아트디렉터(스텝): 한수정
▷ 메이크업/헤어: 전예진
▷ 모델에이젼시: 엠케이엔터테인먼트
▷ 편집자: 안현정 송하민
▷ 녹음실: 김현준 김병주
▷ 동시녹음: 박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