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새광고, 공기업 틀 벗어나 색다른 시도했으나 '투머치'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반론 등의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93] ※ 평가 기간: 2022년 12월 1일~2022년 12월 8일
[AP신문 = 황지예 AP신문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 한수원이 한 수 UP!"이라는 언어유희를 활용한 내레이션으로 문을 엽니다.
이후 '한수원이 한 수 UP!'이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CM송에 맞춰 캐주얼한 옷을 입은 MZ세대, 작업복을 한수원 직원 등 여러 명이 다 같이 춤을 춥니다.
'원전의 크기는 미니미니미니하게', '생산한 수소를 클린클린 에너지로' 등의 가사로 한수원이 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합니다.
실사컷에 애니메이션 기법을 삽입하고, 비비드한 색감을 활용해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여기에 틱톡 등 숏폼의 등장으로 대세가 된 여러 사람이 춤을 추는 모습과 SNS 라이브 화면까지 더해져 트렌디한 연출을 선보입니다.
광고는 후반부에 이르러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 한수원이 만드는 중! 대한민국 에너지를 한 수 UP"이라는 슬로건으로 수렴합니다.
마지막엔 지구 둘레를 비행기가 한 바퀴 빙 도는 모습과 함께 '원자력 수출도 일자리 창출까지 UP!'이라는 카피로 끝까지 한수원의 역할을 알리며 마무리됩니다.
※ 제7기 광고평론가 모집 ("여기 클릭!")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시청각 부문에 모두 3.6점을 주며 중독성 있는 CM송과 화려한 시각 효과로 눈과 귀가 즐거운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한수원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에 기여했다며 광고 효과의 적합성에 3.2점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호감도는 2.8점, 창의성과 명확성은 2.4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은 3점의 평이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유행 요소 총집합…한수원 특색은 없어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기존 공기업 광고와 다르게 요즘 유행하는 요소들을 총집합시켜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지만, 한수원만의 특색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기업이라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런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해 만든 광고로 보입니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요소는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유형의 광고가 이미 다른 광고에서 너무 많이 쓰이고 있어 공기업이라는 점을 제외하곤 특징이 없어 보입니다.
또한 장소 선정도 의문인데, 광고에 등장하는 장소가 주유소를 제외하곤 한수원과 전혀 관련 없는 건물이라 당위성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한수원에서 운영하는, 특색 있는 시설이면 납득이 됐을 것 같습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2.3)
노래가 조금 촌스럽고, 시각적으로도 실사와 애니메이션 컷이 쉴 새 없이 전환돼 아주 집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머리에 남지 않는 과포화된 광고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7)
곽민철 평론가는 "잔디가 깔린 구체들이 공중에서 부유하는 장면이 왜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를 표현한 장면인지 모르겠고, SMR과 같은 전문용어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남균 평론가는 '남는 건 중독성 있는 CM송뿐'이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광고다. 특히 CM송의 중독성이 탁월해서 '한수원이 한 수 UP'이라는 슬로건을 확실히 각인시킨다.
그런데 한수원의 이름을 널리 알리려는 목적 외에 광고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훌륭한 CM송을 제외하고 모든 광고 장치에 의구심이 든다. 한수원의 친환경적 가치나 경제 발전 기여 등의 메시지는 희미하게 스쳐간다. 이 많은 댄서들이 한수원을 외치며 군무를 추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라이브 방송에서 한수원을 연호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무엇을 말할 것인지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만든 건 아닐까? 그나마 노래가 남아 다행인 광고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
공기업 고정관념 벗어나…젊은 이미지↑
한편 CM송과 다채로운 시각 효과들로 광고를 보는 이들에게 기업을 명확히 각인시키고 공기업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은 이미지를 추구했다는 의견도 다수입니다.
언어유희를 사용해 기업명이 더 기억에 잘 남습니다.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기업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잘 풀어냈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노랫말로 쉽게 잘 풀었습니다. 일반 사기업 광고에서는 이런 느낌의 광고가 워낙 많아서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겠지만 공기업에서 시도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3.7)
캐주얼한 감각으로 기관의 역할을 표현했다. 젊고 친근하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핵심 사업을 충실히 담았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3.3)
홍산 평론가는 "젊은 타깃층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열의가 느껴진다"며 "원전 등 국민들 사이 의견차가 많이 갈리는 아젠다를 노래 속에 잘 끼워넣었다"고 분석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한국수력원자력
▷ 대행사: 대흥기획
▷ 제작사: 오스카스튜디오 소년
▷ CD: 이성민
▷ AE: 황경준 남인영 안규영
▷ CW: 김수연 정고은
▷ 아트디렉터: 송인섭 문성환 랑성희
▷ 감독: 임병현
▷ 조감독: 김학수 김성진
▷ Executive PD: 강민기
▷ 제작사PD: 백수봉
▷ LINE PD: 방성환
▷ 오디오PD: 이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