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새광고…'전지적 장바구니 시점'으로 브랜드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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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광고평론 No.702] ※ 평가 기간: 2022년 12월 15일~2022년 12월 22일
[AP신문 = 황지예 AP신문 기자] 지난 9일 이마트가 공개한 광고입니다.
계산대 위 이마트 타포린 장바구니의 모습과 함께 "저 올 한 해도 '갓생' 살았습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영어 '갓(god)'과 인생이란 뜻의 한자 '생(生)'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알찬 삶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이 손 저 손 옮겨다니며 참 많이도 만났고 참 많이도 웃었죠. 한 천만 번쯤 되려나"라는 내레이션이 이어지며, 이 내레이션의 주인공이 바로 장바구니임을 일깨워줍니다.
이후 업사이클링으로 커다란 가방이 되거나, 수영장 가방으로 쓰이는 등 이마트 장바구니가 쓰이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장바구니에 담긴 군대 간 자식의 짐을 받는 어머니나, 장바구니에 먹을 걸 잔뜩 담에 밤에 일하는 아내에게 건네는 남편의 모습 등으로 감동을 자아냅니다.
서랍에 이 가방을 여러 개 쟁여놓은 고객의 모습을 통해 가방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준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또한 '우박은 아프더라고', '이런 순간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보면 저에게도 심장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등의 멘트를 통해 가방에게 인격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2분가량 지속되던 광고는 '올 한 해도 갓생 살게 해준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그럼 내년에도 또 만나요'라는 연말 인사로 수렴됩니다.
마지막엔 '우리 모두의 든든한 빽. 이마트로부터'라는 슬로건으로 마무리됩니다.
'빽(백)'이 가방이라는 뜻과, 뒤에서 받쳐주는 세력이나 사람을 뜻하는 동음이의어로 쓰이는 데에서 착안한 언어유희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시각 부문에 가장 높은 4.2점을 부여하며 연말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영상미로 감동을 전했다고 호평했습니다.
오정세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내레이션도 광고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에 한몫한다며 예술성 청각 부문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3.8점을 받았습니다.
창의성과 명확성 호감도는 3.6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3.8점으로 전반적으로 준수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훌륭한 연말 브랜딩 광고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이마트의 상품을 홍보하는 대신 이마트 장바구니가 널리 사용된다는 점에서 착안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연말 브랜딩 광고를 만들었다며 입을 모아 호평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 가방 없는 집이 없다'는 말이 인터넷에서 많은 공감을 사고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객들의 이런 호응에 기업이 답하는 느낌이 들었고, 광고로 고객들과 소통한다는 느낌이 들어 신선합니다. 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연말을 잘 노린 브랜딩 광고입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4)
이마트 장바구니는 소비자의 쇼핑이 끝나도 계속해서 사용된다. 이 가방은 자칫 사소해보이는 소비 프로세스의 단계가 브랜딩에서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다. 이마트 가방이 여기저기서 관찰되는 현상은 소리 없는 소문처럼 이뤄졌지만, 이마트는 이제 이 확산된 현상을 다시 브랜딩에 이용하고 싶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마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희노애락 속으로 전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광고 속 이야기들은 특별하지도 세련되지도 않은 이마트 가방을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소재로 재탄생시킨다. 이제 이 가방은 버리기 아까운 가방을 넘어 나와 내 친구, 내 가족이 사용하는 무엇으로 느껴질 것이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7)
또한 요즘 기업들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환경에 대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고, 오정세의 흡입력 있는 내레이션이 더해져 더 기억에 남는 광고가 됐다는 분석도 다수입니다.
장바구니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매우 신선하다. 실제로 이마트 장바구니가 사용되는 일상의 순간들을 잘 잡아냈고, 이걸 통해 이마트의 입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또 업사이클링 등 다회용 장바구니의 다양한 활용을 보여주며 요즘 필수적인 '환경'에 대한 메시지 역시 잊지 않는다.
- 홍산 평론가 (평점 4.2)
오정세의 다정하고 친근한 내레이션이 소비자의 주의를 끕니다. 이마트의 소비적인 측면보다,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장바구니에 주목해, 브랜드가 소비자의 일상곳곳에 자리잡고 있음을 색다른 시선으로 전달합니다. 이마트 백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일상도 함께 주목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굳이 소비라는 키워드를 활용하지 않아도, 그 외 브랜드의 다양한 소재 등으로도 유통 광고가 완성된다는 점을 보여준 광고입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3.8)
이케아 '블루백 캠페인' 떠오른다는 지적도
하지만 이케아의 블루백 캠페인이 떠오른다는 의견과, '갓생'이라는 키워드에서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이마트의 장바구니의 다양한 재활용 방법을 연출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가방을 '갓생' 산다고 표현한 점도 재치 있다. 일상의 아이템으로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의도를 담았다. 하지만 이케아의 블루백 캠페인을 연상시키는 연출 때문일까, 광고의 목적이 뻔한 느낌이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3.2)
김남균 평론가는 "서로 다른 분위기의 사연들의 배치·통합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과, 도입부에 키워드로 '갓생'을 채택해 이질감이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이마트
▷ 대행사: 스프링앤플라워
▷ 제작사: 스튜디오레논
▷ CD: 조인호
▷ AE: 강우영 안서연
▷ CW: 석진욱 양승규 최성빈
▷ 아트디렉터: 조민주
▷ 감독: 김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