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광고 복사판? 웰컴저축은행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반론 등의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3-01-09     김민지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708] ※ 평가 기간: 2022년 12월 22일~2022년 12월 29일

[AP신문 광고평론 No.708] 제임스웹 우주 사진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웰컴저축은행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 김민지 기자] 웰컴저축은행이 지난달 16일 공개한 기업PR 광고입니다.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으로 찍은 우주 사진을 배경으로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배경음악이 나오며, 자막을 중심으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광고는 '제임스웹 망원경이 전에 볼 수 없던 우주의 가능성을 열어준 기술'이라고 운을 띄웁니다.

이어 '디지털 금융 역시 보이지 않던 당신의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일'이라며 '그것이 웰컴저축은행이 디지털에 전념하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아래 작은 글씨로 고객의 대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휴 금융사를 추천하는 '마이데이터 맞춤 대출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엔 '디지털로 사람을 이롭게'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며 'No. 1 디지털뱅킹 저축은행'이라는 슬로건으로 끝을 맺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708] 웰컴저축은행 광고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모든 평가요소에 2점대의 낮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이 2.8점으로 그나마 가장 높고, 차분한 내레이션으로 예술성 청각 부문은 2.6점을 받았습니다.

그 외 창의성은 2.4점, 명확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 호감도는 모두 2.2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도 2.4점으로 다소 낮은 편입니다.

메시지 전달력 약해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배경 등 광고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단조로운데,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막의 크기가 작고 가독성까지 좋지 않아 메시지 전달력이 약하다고 혹평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708] 자막의 크기가 작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웰컴저축은행 유튜브 캡처 ⓒAP신문

기업의 서비스를 비유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언급하여 이해를 도왔습니다. 하지만 설득력을 느끼기엔 내용이 전반적으로 추상적입니다. 12초쯤 화면 하단에 메인 메시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구체적 설명이 나오지만 이 부분과 상단 자막을 함께 읽으려하니 시선이 분산되고 흐름이 끊겨서 내용을 한번에 이해하기 힘듭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2.3)

자막이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불친절한 자막을 보완해야 할 배경은 지나치게 단조로워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유추하기 더욱 어렵다. 그리고 'No.1 디지털뱅킹 저축은행'이라는 문장은 수식이 모호한 최상급 표현이며, 이는 시청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 곽민철 평론가 (평점 2)

또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을 내세운 광고가 이미 많아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억지로 끼워맞춘 티가 난다. '기술력' 혹은 우주 기술 자본을 내세우며 홍보하는 브랜드들이 제임스웹 망원경을 레퍼런스 삼아 광고하는 사례가 최근 많다. 다른 브랜드들은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찍은 이미지들과 브랜드 간의 연결고리도 탄탄하고 논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금융 서비스는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특히 1금융권 빅브랜드도 아닌 브랜드가 우주를 내세우며 혁신과 기술이라는 큰 주제의 이야기를 하면, 카피를 열심히 읽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은 이 광고를 통해 웰컴저축은행이라는 브랜드조차 인지할 수 없다.

- 홍산 평론가 (평점 1.8)

한화그룹 PR광고와 유사해

특히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이 공개한 PR광고 '우주로 가는 길'과 다소 유사하다는 의견도 많은데, 두 광고 중 어떤 광고가 더 인상적인지를 두고 평론가들의 생각은 각기 달랐습니다.

┗  관련기사 : 감각적인 우주 묘사로 기업 포부 보여준 한화그룹

[AP신문 광고평론 No.530] 한화그룹 PR 광고 '우주로 가는 길'의 한 장면. 사진 한화 유튜브 캡처 ⓒAP신문

신비로운 우주의 분위기로 보는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간결한 내레이션과 영상 속 심플한 타이포그라피도 이런 영상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디지털로 사람을 이롭게'라고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다만 이전에 평론한 한화그룹의 광고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메시지는 다르나, 같은 우주 콘셉트에 시각적으로 다소 유사해서, 웰컴저축은행 광고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2.5)

얼마 전 한화 그룹의 우주 테마 광고를 떠올리게 한다. 제임스웹의 천체 관측 영상을 배경으로 기업 PR을 한다는 점이 유사하다. 제임스웹을 혁신의 메타포로 삼는 담대한 포부가 느껴지면서도, 저축은행과 우주의 혼재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글씨가 작고 가독성이 나빠 잠재고객들의 주의를 놓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 광고를 보고 다른 우주 테마 광고를 보면 웰컴저축은행이 연상된다는 점이다. 이번 광고는 집계된 성과보다 훨씬 더 큰, 대기업 규모의 성과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3)

■ 크레딧

▷ 광고주: 웰컴저축은행

▷ 대행사: 펜타클

▷ 제작사: INDIGO

▷ CD: 김대영

▷ AE: 김동규 김대희 육다예 조효영 최현이

▷ PD: 김진우

▷ CW: 강우철 박예진 김형찬

▷ 아트디렉터: 한민성 김도영

▷ 편집실: IND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