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크러시' 광고, 카리나로 Z세대 교감 승부수 '관통'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3-12-26     정세영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946]  평가 기간: 2023년 12월 15일~2023년 12월 22일

[AP신문 광고평론 No.946]  크러시 모델 에스파 카리나. 사진 KRUSH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AP신문 = 정세영 기자] 946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11월 20일 공개한 맥주 '크러시' 광고입니다.

그룹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가 모델입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BGM과 함께 한 술집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 카리나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어 '지금까지의 맥주는 소주랑 어울려, 치킨이랑 어울려, 회식이랑 어울려'라는 카피가 차례로 화면에 등장합니다.

카리나가 맥주병을 들고 밖으로 나와 옥상으로 향하고, "근데, 나랑은 안 어울려"라는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눈 쌓인 쇼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카리나와 함께 '마침내 4세대 맥주의 등장'이라는 카피가 나옵니다.

"내가 끌리는 대로 Crush on"이라는 카리나의 내레이션으로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이번 광고는 '크러시'를 전면에 앞세워 맥주 시장의 'Z세대'를 접수하겠다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제대로 드러났습니다.  

박윤기 대표는 1994년 롯데칠성음료 판촉부에 입사해 음료 마케팅부문장과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친 영업 전문가로, 2020년 11월 임원인사를 통해 대표이사에 발탁됐습니다. 취임 첫해인 2021년 5년 만에 주류 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소주 '새로'의 돌풍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크러시'를 통해 고전하고 있는 맥주사업에서의 돌파구 찾기에 나섰습니다.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업계 추정)은 오비맥주가 50% 안팎, 하이트진로가 40% 안팎, 롯데칠성음료는 4% 이하입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신제품 '크러시'를 적극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클라우드'와의 투트랙 전략으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의 경우, 세대별로 타깃팅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맥주는 젊은 세대에 선택지가 없다는 것에 착안해 Z’세대를 위한 크러시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 역시, 이번 '크러시' 광고에 대해 기존 맥주와 차별화를 두며 '나만의 맥주'라는 콘셉트로 Z세대의 감성을 겨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불친절함과 색다름의 차이

김석용: 눈길 끌기는 성공, 후속 캠페인이 중요

서무진: 신제품 어필이 강력했다

이정구: 새로운 맥주 카테고리를 형성한 크러시

전혜연: 스타일리시한 나만의 맥주

홍종환: '여심 사로잡는 맥주', 시장 반응이 궁금

[AP신문 광고평론 No.946]  롯데칠성음료 크러시 광고 ⓒAP신문(AP뉴스)

구체적으로,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 항목에 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창의성과 예술성 시각 항목이 각 4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예술성 청각 부문은 3.8점, 명확성은 3.5점을 기록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호감도가 각 3.3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총 평균 3.7점으로 전반적으로 무난한 평을 받은 광고입니다.

'남다른 나만의 맥주'…감성적 차별화

[AP신문 광고평론 No.946]  술집 내부를 둘러보는 카리나. 사진 KRUSH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기존 맥주 vs '4세대 맥주'로 선을 긋고, 그 기준점을 '나와 어울리는' 스타일로 세우고 있다. 기존 주류 광고와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차별점을 원산지나 목넘김 등의 기능적 속성이 아니라 감성적 속성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새롭고 용감하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3.7)

여성 모델, 연인ㆍ친구ㆍ동료 등 함께 즐기는 것이 아닌, 홀로 음미하는 나만의 맥주. '4세대 맥주'의 등장을 알리는 '크러시'는 기존의 맥주 광고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주류 시장의 소비 주체로 떠오른 여성을 타깃으로 어필한다. 치킨, 소주, 회식 등 일반적 맥주 이용 행태와 차별화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타이포그래피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걸크러시' 콘셉트도 네이밍과 어울려 보인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6)

기존 맥주 광고의 클리셰를 찾아볼 수 없다. 음용 장면의 시즐이나, 원산지 또는 제조 방식에 대한 소구점도 없다. 심지어 색달라 보이는 패키지의 디자인도 뚜렷하게 노출하지 않는다. 여름 시즌을 타깃으로 하는 맥주 브랜드의 시즌성을 고려했을 때 완전히 정반대의 노선을 탔다. 4세대 맥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하고, 젊은 층의 취향과 감성을 타깃으로 한 점이 눈에 띈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9)

'영화 같은' 독보적 영상미

또한 영상의 분위기나 음향, 그리고 모델이 모두 잘 어우러져 영화 같은 영상미가 탄생했다고 평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46]  카리나가 맥주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 사진 KRUSH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청량하고 시원한 분위기와 함께 스타일리시한 나만의 맥주를 선보인다. 개성이 뚜렷한 Z세대의 수요를 잡기 위해 맥주 병의 스타일은 물론 모델, 음향, 조명, 영상 등 감각적인 연출에 힘을 줬다. 특히 에스파의 카리나가 풍기는 독보적인 매력이 광고의 중심을 잡고 있다. 기존 맥주 광고와는 차별화된 영화 같은 무드와 압도적인 분위기로 주력 타깃층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3.9)

크러시 맥주와 모델의 임팩트가 강렬하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제품과 브랜드를 명확하게 인식시켰다. 카메라 구도와 배경 음악, 그리고 '4세대 맥주'라는 키워드가 잘 접목됐다. 광고를 보는 내내 제품을 마시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서무진 평론가 (평점 5.0)

'손에 잡히지 않는' 차별점

반면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와닿는 차별점이 부족해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존재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46]  기존 맥주와 차별화된 '4세대 맥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진 KRUSH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기존의 제품과는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며 호기심을 자극한 점은 좋은 장치로 보여지지만, 그래서 so what?에 대한 뒷받침해주는 힘이 부족했지 않았나 싶다. 인기 모델, 감각적인 배경 음악, 몽환적인 느낌의 영상미까지 더해져 신비로움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와닿는 이미지와 메시지는 없다. 확실히 기존 다른 맥주들과의 차별점은 있지만, 다음 편에서는 좀 더 친절한 스토리가 필요해 보이고,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에는 약간 아쉽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3.4)

마셔야 하는 이유는 결국 '스타일'일 뿐 다른 제품적, 기능적, 이성적 차별점이 전혀 없다. 굳건한 맥주 시장에 균열을 내려면, 이번 런칭 이후에도 긴 호흡의 캠페인을 통해 왜 나랑 어울리는지를 차근히 풀어내야지만 반짝 니치 제품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싶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3.7)

홍종환 평론가 또한 "'4세대 맥주'의 본질이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으며, 이정구 평론가는 "젊은 층의 취향과 감성에 맞는 힙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이나, 어떤 결과를 낼지 의문이다"고 말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 롯데칠성음료 

▷ 대행사 : 대홍기획 

▷ 제작사 : MDR CREATIVEㆍ서플러스 필름 

▷ 모델 : 에스파 카리나

▷ CD : 국영은 

▷ AE : 황경준 오창호 이하나 

▷ CW : 안경찬 장서진 

▷ 아트디렉터 : 김은혜 이경민 최준영 

▷ 감독 : 이호재 

▷ 조감독 : 박기웅 가대연 

▷ Executive PD : 이승근 

▷ 제작사PD : 이상민 

▷ 촬영감독 : 이혁 

▷ 편집실 : 편집인 

▷ 2D업체 : 자이언트스텝 

▷ 2D(TD) : 나승희 황도경 박은주 양순식 

▷ ColorGrading : 써브마린 

▷ 오디오PD : 이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