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립' 게임 문화 재치 있게 풀어낸 넥슨, 효과는?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57] 평가 기간: 2024년 1월 5일~2024년 1월 12일
[AP신문 = 정세영 기자] 957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넥슨이 지난 1월 3일 공개한 게임 '서든어택'의 광고입니다.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활약 중인 배우 김아영과 개그맨 김원훈이 모델입니다.
두 모델은 각자 PC방에서 서든어택을 하는 도중 게임 상에서 서로에게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너희 엄마', '너희 아빠'로 시작하는 '패드립'이 난무하고, 어느 순간 두 모델은 엄마와 아빠에게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이어 '피지컬로 답해보는 건 어떨까요'라는 카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두 모델은 서로의 칭찬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캠페인은 서든어택이 혼자 하고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공익 광고 캠페인의 문구를 패러디하며 끝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뭐지? 싶다가 아차 하는 반전 매력이 있다
김기섭: 오래된 브랜드의 탁월한 브랜딩 방법
김남균: 유쾌한 매력이 자신의 것일 수 있다면
김석용: 용감한 문제 제기, 하지만 난망한 솔루션
홍산: 솔직히 말하세요, 엄마 아빠들한테 안 미안하잖아요~
홍종환: 넥슨 논쟁의 작은 반전 카드 될까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 항목에 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창의성, 명확성 및 예술성 시각 항목은 각 3.7점이었습니다.
예술성 청각 항목은 3.3점, 호감도는 3.2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평론가들의 의견이 갈리며 3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 3.5점으로 전반적으로 평이한 점수를 받은 광고입니다.
재치 있게 풀어냈다
광고의 유머 코드를 둘러싼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보였습니다.
먼저, 해당 광고가 사회적 문제를 재치 있는 방식으로 적절하게 풀어냈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게임의 좋지 않은 문화를 재치있는 멘트들로 이끌어나가며 재미를 더했다. 요즘 대세인 셀럽 두명을 활용해 상황을 연출하고, 게임 중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활용해 공감을 이끌어 내며, 단순히 다툼을 '지양'하는 것 말고 '피지컬로 답해보는건 어떨까요?'라며 새로운 대안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마무리에서도 놓치지 않고 여느 공익 광고에서 나오는 멘트를 트위스트해 또 한번 재미를 강조하면서 머릿속에 각인했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4.4)
거부감 없이 재미있다. 흥행하는 스케치 코미디의 캐릭터, 스토리 그리고 시청각 공식이 친근하고 즐거운 공감을 선사한다. 조금의 억지와 과장도 오히려 즐겁다. 트렌디한 유머가 광고에서도 연전연승인 것 같다. 시리즈 캠페인을 굳혀 보는 것은 어떨까.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4)
고쳐야 할 게임 문화 중 하나인 게임 대화를 바로잡기 위해 넥슨이 나섰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게임 중 비속어, 욕설 등을 방송에 담을 수준으로 톤다운해 비꼬지만, 재미있게 풀어낸다. 공익 캠페인의 문법을 빌려, 유머러스한 접근이 돋보인다. SNL 두 크루의 찰진 연기가 주목도를 높인다. "이 캠페인은 서든어택이 혼자 하고 있다"라는 엔딩 멘트가 백미.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0)
캠페인이 제품만을 내세우지 않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브랜딩이 될 수 있는 예시다. 제작 의도대로 문화가 개선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 이상으로 오래된 브랜드가 기억되는 데 탁월한 캠페인이라 생각된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3.9)
너무 가벼워 광고 효과는 '글쎄'
반면,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만 다뤄 조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제시한 해결책이 모호해 광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 또한 존재했습니다.
재밌다. 재밌는데, 너무 가볍다. 충분히 무겁게 다뤄야 할 사안에 대해 웃기게 풀어버리는 바람에 악플을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이를 문제시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특히 김아영의 비주얼과 '너 동체시력이 정말 뛰어나구나'를 병치해 앞서 지적(?)했던 악플을 받으면, 보편적으로 한 번 더 비꼰 조롱의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바로 뒤의 '이 캠페인은 서든어택이 혼자 하고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은 공익 광고를 비틀어 표현함으로써, 이 내용을 가벼운 농담거리로 취급한다. 따라서 이 캠페인의 지향점이 뭔지 모르겠다. 선플 문화를 독려하는 공익 광고를 한없이 조롱하며, 서든어택에서 엄마나 아빠를 내건 악플을 마음껏 허용하겠다는 메시지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단순히 소비자들을 웃기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무겁게 다뤄야할 사안에 대해서는 피해가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실제 피해자들을 존중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4)
잘못된 게임 문화 중 악플, 특히 '패드립'이라는 난제를 용기있게 꺼내들었다. 꼰대스러울까 싶어 타깃에게 먹힐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고심한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광고로 해결하기 어렵고, 뻔한 훈계를 내놓기도 힘들고, 브랜드의 역할도 보여야 하는 난제다. 그래서인지 '패드립'의 예시들도 순화시키고, '안부를 묻는' 이라고 돌려 말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피지컬로 답하라'는 대안도 게임과 연결시키고자 하나 적절한 방안인지 우려스럽다. 장초수 영상에 나오는 엄마 아빠의 정석적(?) 대응이 주는 유머러스함도 TVC에는 전달이 안돼 아쉽다. 결국 긍정적 게임문화 선도 이미지를 기대했을 브랜드도, 패드립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할 타깃들도 제 효과를 거둘지 궁금하다. 단, 꼭 필요했던 문제를 꺼내든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3.0)
한편 김남균 평론가는 "그래서 서든어택은 주인공인가, 스폰서인가? 잘 나가는 코미디에 자칫 게임이 소외될까 우려스럽다"며, "이 유쾌한 매력이 서든어택의 것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 넥슨
▷ 대행사 : 이노션
▷ 제작사 : 플랜잇프로덕션 크리에이티브멋
▷ 모델 : 김아영 김원훈
▷ CD : 임현철
▷ AE : 홍세훈 구민지 조재형
▷ CW : 승해건 이다은 김솔
▷ 아트디렉터 :오원택 박수민
▷ 감독 : 박성훈
▷ 조감독 : 정하연 성은경
▷ Executive PD : 김민
▷ 제작사PD : 이주희 곽상훈
▷ LINE PD : 문선우
▷ 모델에이젼시 : 엔와이컴 레디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