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또 애플했다'…기대감↑ 비전 프로 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4-01-22     정세영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962]  평가 기간: 2024년 1월 12일~2024년 1월 19일

[AP신문 광고평론 No.962]  영화 '킥 애스'에서 가면을 쓰는 클로이 모레츠. 사진 Apple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AP신문 = 정세영 기자] 962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애플이 지난 1월 9일 공개한 비전 프로 광고입니다.

비전 프로는 고글 형태의 혼합현실 헤드셋으로, 애플이 9년 만에 발표한 새로운 폼팩터입니다.

광고는 다양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고글'을 착용하는 장면만을 모아 보여줍니다.

카피나 내레이션 없이 속도감 있는 배경 음악과 함께 장면들이 나열됩니다.

이어 모델이 비전 프로를 착용하는 모습이 나오고, 모델의 시야에 보이는 디스플레이가 등장합니다.

마지막으로 'Get ready, Vision Pro'라는 카피와 함께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깔끔한 광고, 그 다음은?

김기섭: 설명은 많이 하지 않겠다 난 애플이다

김남균: 고객이 애플 비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김석용: 또 지켜낸 애플 광고의 자존심, 인정! 

홍산: 준비됐나요~ 네네 선생님! (심장을 부여잡으며)

홍종환: 또 한번 혁신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다, Get Ready!

[AP신문 광고평론 No.962] 애플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의 예술성 시각 항목에 4.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예술성 청각 항목이 4.5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명확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 항목은 각 4.3점입니다.

호감도는 4.2점을 기록했으며, 창의성 항목이 3.8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총 평균 4.3점으로  호평받은 광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설명이 아닌 보여주는 광고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가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 대신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62] 애플의 비전 프로를 착용하는 모델. 사진 Apple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제품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하지 않고, 단순히 어떤 제품인지 정도만 노출되는 티저 형식의 광고로, 라이트하지만 오히려 호기심은 자극된다. 광고 내내 카피나 내레이션도 없이 후반부에 'GET READY'라는 간략한 카피 한 줄로 모든 이야기를 끝맺은 부분도 깔끔했다. 다음 광고가 기다려진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3.3)

주의를 집중하지 않고 티비를 켜놓은 채 다른 일을 하다가 "저게 뭐지?" 하고 눈길을 돌리게 하는 광고가 보통 애플 광고인데 이 광고는 그런 케이스의 전형이다. 새로운 제품에 대해 구구절절 얘기하기보다는 보여주는 광고, 들려주는 광고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해외 광고의 낯섦에서 오는 주의를 끄는걸 넘어선다. 심플함을 지켜내며 할 말 다 한 광고. 비록 저작권들을 푸느라 돈은 꽤 썼겠지만 원하는 목적을 초과 달성할 수 있다면야 뭐...

- 김기섭 평론가 (평점 4.7)

애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스타일과 그 톤 앤 매너를 유지한다. 오직 한 가지만 이야기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아니 애플답다. 점증적이고 몰입감을 올리며 기대감으로 가득하게 한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8)

익숙한 콘텐츠로 설렘 '빌드업'

또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장면들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친근감을 높이고, 해당 콘텐츠들에 관련된 긍정적인 감정까지 가져오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62]  다양한 콘텐츠에서 고글을 쓰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사진 Apple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모든 설레는 시작의 순간에는 고글이 있었다. 프로덕트의 기능이 아닌 (아직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프로덕트의 경험으로부터 기인하는 감성을 내세운 티저가 설레게 한다. 특히 20, 21세기에 대히트한 할리우드 영화, 애니메이션들의 장면을 배치해 그 콘텐츠를 보며 느꼈던 행복하고 설레는 경험에 프로덕트를 얹음으로써 아무런 대사 없이 제품 경험의 본질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굉장히 영리하고 전략적이면서도 심플하고 트렌디한 티징.

- 홍산 평론가 (평점 4.3)

간결하고 명징하다. '비전', '출시', 핵심적인 두 단어에만 초점을 집중했고, 정확하게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 무언가를 보려고 안대, 안경, 마스크를 쓰며 준비하는 행동을 모아서 보여준다. 각종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은 그렇게 준비한 후 대단한 것을 보거나 행했다. 그래서 그 행동만으로 기대감이 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캐치한, 놀라운 편집. 이렇게 빌드업을 충분히 한 끝에 딱 한 장면으로 제품을 보여준다. 제품의 등장만으로 대단하다. 

제품의 혁신성과 기대감만으로 반 이상을 했는데, 좋은 광고로 화룡점정을 찍은 느낌. 출시 전 티저 성격이어서 제품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누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혁신적 제품의 첫 광고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렵기 마련인데, 이렇게 쉽고 간결하게 제 역할을 하게 만든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애플 광고의 정체성을 또 한번 지키고 있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4.8)

새로운 기술은 궁금하지만 적응은 언제나 낯설고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미래 전망을 동경하지만 편안한 익숙함에 머무르는 성질이 있다. 이 혁신의 딜레마는 언제나 발생하는 난관이다. 애플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애플은 본질을 파악하고 능숙한 스토리텔링을 다시 만든다. 애플 비전의 사용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어려운 신기술과 경험한 적 없는 인터페이스의 사용 따위보다는, 괴상한 물체를 뒤집어 쓴 것처럼 보일까의 걱정일 것이다. 애플은 말한다. 당신은 아이언 맨이 된 것이라고!

- 김남균 평론가 (평점 4.8)

강지은 평론가 또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다양한 클립들을 활용한 것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제품을 친근하게 어필한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혁신적인 제품, 그렇지 못한 광고?

반면 혁신적인 제품에 비해 과거 아이폰 광고와 비슷한 형식을 사용한 것은 혁신적이지 않다는 의견 또한 존재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62] 비전 프로를 착용한 시야. 사진 Apple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비전 프로'는 애플이 내놓은 혁신 제품이다. 그러나 광고는 혁신적이지 않다. 16년 전 아이폰의 첫 광고인 'Hello' 편을 보는 듯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속의 눈에 쓰는 고글, 헬멧 등 각종 마스크가 릴레이로 이어진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8)

■ 크레딧

▷ 광고주 :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