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고 지루'…카피만 괜찮은 벤츠 E-Class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979] 평가 기간: 2024년 2월 2일~2024년 2월 14일
[AP신문 = 정세영 기자] 979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지난 1월 19일 공개한 E-Class 광고입니다.
광고는 내레이션과 함께 새로운 E-Class 차량의 내외부를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당신의 취향 그 이상으로, 당신의 기대 그 이상으로'라는 카피가 나옵니다.
비트 있는 배경 음악과 함께 차량의 여러 색상들이 펼쳐졌다 다시 하나로 합쳐집니다.
'진화, 그 이상의 새로움'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벤츠 E-Class의 전체 모습이 등장하며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광고라기보단 그림에 카피만 얹은 느낌
김기섭: 자네, 애플이 되고 싶은가? 벤츠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김남균: 벤츠의 아우라가 사라진 옵션 판매라면
김석용: 무게감, 고급감 대신 가벼움이 더 크다.
홍산: 벤츠 이름값 하나 믿어봤소?
홍종환: 무채색 벤츠가 컬러풀한 옷을 입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의 명확성 항목에 3.2점을 부여했습니다.
이외 평가 항목들은 모두 3점 이하를 받으며 다소 아쉬운 점수를 보였습니다.
예술성 청각 항목이 3점,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호감도 항목은 각 2.5점이었습니다.
예술성 시각 항목과 창의성 항목은 각 2.3점과 2.2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 2.6점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광고입니다.
모호하고 공허한 메시지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가 전하는 혁신에 대한 메시지가 구체적이지 않고 근거가 없어 공허한 광고가 탄생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기존의 자동차 광고와는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이 광고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 라이프스타일에 녹아있는 주행 신 등 자동차 광고의 전형적인 영상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진화'를 말하는데 레이어처럼 겹친 제품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 어떤 부분이 진화했고 새로워졌는지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해 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 강지은 평론가 (평점 2.5)
카피만 멋있다. 취향, 기대, 세상의 기준, 진화, 그 이상의 새로움 등의 단어가 뿜어져 나오며 주장만 해댄다. 새로운 시도 자체가 나빠 보이지는 않지만 광고 혹은 캠페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2.5)
당신의 취향/기대(이/가 뭔데) 그 이상(이 뭘까?). 당신을 위해 세상의 기준(이 뭘까?)을 넘어서야 했다(뭘 넘었을까?). 벤츠니까, 벤츠 E클래스니까 굳이 광고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까? 카피들도 알맹이가 없고 그림도 알맹이가 없다.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컷도, 인포테인먼트가 바둑판식으로 나열되는 것도 촌스럽고, 흥미롭지도 않고 지루하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2)
자동차, 스마트폰 등을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기존 사용자를 유지하는 정체성과 새로운 모델에 대한 기대감 사이에서 적정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 광고는 그 균형 조절이 아쉽다. 새로운 모델의 기대감에 치우치고, 기존 정체성도 일부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차의 자기혁신을 '고객의 취향, 기대, 진화, 세상의 기준 이상'이라는 것이 과대 포장 같은 느낌이고, 특히 '세상의 기준을 넘어섰다'는 증거가 없다 보니 공허하다. 빈 화면 위로 차량이 떠오르는 듯한 비주얼은 새롭지만, 전체적으로 차도 무게감 없이 가볍고 영상의 톤도 고급스러움 없이 가볍다. 정체성과 고급스러움을 잘 유지하면서 자기 혁신의 기대되는 포인트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스마트폰 광고가 한 수 위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2.7)
'벤츠 아우라' 어디로…
또한 가벼운 영상 분위기로 인해 브랜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헤리티지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는 평가도 다수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맞추겠다는 표현은 이해하기 쉽지만 너무 솔직했던 것은 아닐까? 여느 자동차 브랜드의 다양한 옵션을 보여주는 판매 전략과 특별한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벤츠에 기대하는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찾기 어렵다. 선택지를 낱낱이 들어 섬세한 경험을 주겠다는 콘텐츠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영상에 벤츠의 아우라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2)
개인적으로 기존 브랜드의 유산을 지켰으면 하는 보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 크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2.5)
홍산 평론가 또한 "다양한 차량 색상을 보여주기 위해 부채꼴로 퍼졌다가 다시 하나로 수렴하는 이미지는 E클래스가 가진 중후함마저 박탈시킨다"고 덧붙였습니다.
거리 줄이려는 시도 좋아
반면 벤츠의 새로운 시도가 소비자들과의 거리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 또한 존재했습니다.
독일 명차, 벤츠가 어깨의 힘을 뺐다. 그동안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무게 잡던 'E-CLASS'의 새로운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개인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라인업을 보여준다. 색상, 시트 등 젊어지는 고객의 개성에 더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자동차 역시 내가 고를 수 있는 것이란 것을 잊고 있었다. '고객의 다양한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라는 콘셉트로 거리감을 줄였다. 벤츠가 또 다른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준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2.7)
■ 크레딧
▷ 광고주 :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 대행사 : HS애드
▷ CD :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