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광고의 틀을 깬 보건복지부 새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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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정세영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1036] 평가 기간: 2024년 5월 3일~2024년 5월 10일

[AP신문 광고평론 No.1036] 흡연하지 못하는 여러 상황을 담았다. 사진 보건복지부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AP신문 = 정세영 기자] 1036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1일 공개한 금연 광고입니다.

광고는 영화 예고편 형식으로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시작합니다.

시계 소리와 함께 '비행 시작한 지 13시간째', '회의 시작한 지 3시간째' 등 여러 상황에서 초조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어 '그 엄청난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됐다'라는 카피가 나오며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그 후 분위기가 반전되며 주변 사람들이 "그동안 금연한 것"이라며 칭찬합니다.

'언젠가 금연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참은 김에'라는 카피로 흡연자들의 공감을 유발한 후, '이렇게 참은 김에'가 '이참에'로 바뀝니다.

마지막으로 금연 상담 번호를 안내하며 광고는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공감과 임팩트, 자연스러운 흐름까지 완벽했다

김기섭: 관공서 광고라고는 믿기지 않을 인사이트

김남균: 지난한 반복 설득의 세련된 구조

김석용: 이렇게 인사이트 잘 살린 참에, 영상까지 성공적

홍산: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었던 금연 광고

홍종환: 금연, Just Do It!

[AP신문 광고평론 No.1036] 보건복지부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의 명확성 항목에 4.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창의성 항목 또한 4.2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호감도 항목이 4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예술성 시각 항목은 각 3.8점을 기록했으며, 예술성 청각 항목은 3.5점을 받았습니다.

총 평균 4점으로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은 광고입니다.

새로운 접근으로 신선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가 흡연자들의 인사이트를 잘 찾아 그동안의 금연 광고와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36] 긴박한 분위기로 호기심을 유발한다. 사진 보건복지부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흡연자의 인사이트를 잘 찾아내 긍정적 어프로치로 공략한 수작. 흡연자들이 금연 의사를 늘 갖고 있지만 선뜻 실행하지 못한다는 인사이트에 기반한다. 흡연자의 가장 괴로운 '강제 금연 시간'을 역으로 '이미' 금연을 시작한 시간으로 해석해, 금연 시작의 계기를 만들어준다. 금연 행동까지 이끌기에 효과적이다. 특히 '아이를 생각해서' 같은 감성적 접근이 아니라 시간을 제시하는 이성적 접근이 설득적이다. 금연 성공자들은 그동안의 금연이 아까워서라도 끊게 된다는 점을 이용한 듯. 

스릴러 영화 예고편 같은 긴박감을 주다가 금연 메시지로 해답을 풀어주는 반전이 좋고, 그 격차가 커서 효과도 크다. 무심코 보다가 허를 찔린 듯 메시지가 날카롭고, 마지막에 금연 상담 전화라는 행동 유도 메시지까지 명확해서 흡연자가 핑계댈 구석이 없다. 흡연자를 부정적으로 그리지 않는 점 역시 흡연자 설득에 유리하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4.0)

그동안 관공서나 공익 광고들을 보며 항상 인사이트가 없어 아쉽다는 평을 했는데, 이번 금연 캠페인 광고는 촌철살인의 인사이트가 있어 매우 인상 깊었다. 광고는 마케팅의 최선두에 서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케팅의 전부는 아니며, 커뮤니케이션이다. 결국 발상의 전환인 건데, 금연을 생각하는 타깃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인사이트를 제공했으니, 이 얼마나 성공적인 광고(커뮤니케이션) 인가 싶다. 이 광고에 대해 좋고 나쁘고의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그들은 기억에 남아서 평가를 할 테니까. 평가조차 받지 못하는 광고가 부지기수인 요즘에 기억에 남긴다는 것은 결국 주장이 아닌 소비자 인사이트를 끄집어 내는 것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 생각된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4.5)

심각한 분위기의에서 너스레를 떨듯 금연을 권장하는 스토리텔링이 재미있다. 영화 예고편의 형식을 앞세우고 캠페인의 본론을 꺼내는 두 가지 단의 구조다. 우선 어떤 일이 펼쳐지는 것인지 짐작하고 싶은 자연한 충동이,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동시에 설득의 증거들을 모으게 만든다. 이후 캠페인의 제안이 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형성된 맥락에서 기인한다. 언제나 금연은 어려운 일이다. 막연한 제안을 다시 한번 시도하는 지난한 반복 과정에서 조금은 더 세련된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7)

가볍게 공감대 형성했다

또한 흡연자들이 공감할 만한 상황을 제시하며 가볍게 금연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타깃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분석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36] 금연을 칭찬하는 직원. 사진 보건복지부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흡연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일상 속에서의 '조크'를 기반으로 꽤 괜찮은 캠페인을 만들었다. 특히 장거리 비행 같은 상황에서 농담처럼 주고받는 "오 10시간 넘게 금연했는데~"와 같은 발화들을 이참에 끊어버리자는 어젠다로 연결시키는 고리가 매우 매끄럽다. 담배 피우면 너는 폐에 구멍이 뚫려서 죽어버릴 것이다와 같은 협박성 메시지에서 '참은 김에' 끊는다는 가벼우면서 일상에 맞닿아있는 메시지의 전환에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8)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참에 금연'이라는 키 카피로 '참은 김에 해보자'라는 메시지가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하고, 크게 억지스러운 부분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기 편했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4.0)

호기심 유발ㆍ몰입감 좋아

그리고 초반 긴박감 넘치는 연출과 스토리 또한 호기심을 유발하며 몰입도를 높였다고 봤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36] 금연 상담 전화를 유도하며 마무리한다. 사진 보건복지부 유튜브 캡처 ⓒAP신문(AP뉴스)

긴장감 넘치는 인트로 설정, 시네마스코프 형식의 화면 비율을 통해 하나의 영화가 개봉하는 듯한 인트로로 호기심을 자극한 광고다. 어떤 이야기인지 아예 모르게 시작하는 인트로를 통해 뒤에서 '금연'이라는 내용이 반전을 통해 강하게 인지된다.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 중 이번 광고는 잘 만들어진 광고라고 생각한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4.0)

짜임새가 좋고 몰입감도 훌륭하다. 그동안 공포를 조장해온 금연 광고의 스타일을 벗어난 새로운 솔루션이다. 알게 모르게 금연을 실천한 그들을 응원한다. '언젠가 금연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참은 김에' 굿 카피다. 또한 남자만이 아닌, 늘어나는 여성 흡연을 감안한 스토리 구성도 의미심장하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8)

■ 크레딧

▷ 광고주 : 보건복지부 

▷ 대행사 : HS애드 

▷ CD :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