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따라하기? 기안84 활용법 낙제점…롯데리아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실 경우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4-06-13     황지예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1058]  평가 기간: 2024년 5월 31일~2024년 6월 7일

[AP신문 광고평론 No.1058] 롯데리아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모델 기안84. 사진 롯데리아 버거가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058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롯데리아가 지난 5월 30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모델입니다.

광고는 기안84의 일상을 관찰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연출로 시작됩니다.

여행을 가려는 기안84가 빨래 건조대에서 제일 좋아하는 옷을 고르는데, 옷이 덜 말랐지만 입고 가면 금방 마른다며 젖은 옷을 그냥 입습니다.

'통 크게 살자 옷이 덜 말라도 그대로 입는 야생84처럼'라는 내레이션이 '통 크게 살자 오징어 원물을 그대로 넣은 롯데리아처럼'으로 연결됩니다.

이어 기안84가 버거를 먹고, 오징어 다리가 통째로 들어갔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의 다양한 라인업을 보여줍니다.

이후 롯데리아 로고가 나온 후 얼라이브 버거를 보며 "오! 그냥 다 때려넣었구만" 하며 웃는 기안84의 모습이 쿠키영상으로 제공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예능을 떠올리게하는 연출과 모델의 의외성의 조화

김기섭: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유효한 광고

김남균: 어려운 설득을 해내는 방법

김석용: 제품 말고 모델에 '다 때려넣었네', 통째로. 

홍산: 정녕 덜 마른 옷을 입는 남자=우리 햄버거 도식을 세우고 싶은가?

홍종환: 모델의 캐릭터에서 답을 찾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58] 롯데리아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3.8점의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명확성이 3.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3.3, 예술성 시각 부문은 3.2점의 평이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창의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은 2.8, 호감도는 2.5점에 머물렀습니다.

총 평균은 3.2점으로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점수대를 기록했습니다.

색다른 재미 보여줘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관찰카메라 시점 등 일반적인 광고와 다른 연출로 색다른 재미를 추구해, 경쟁이 심화된 광고 시장 속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58] 관찰카메라 시점으로 시작하는 광고 도입부. 사진 롯데리아 버거가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기존 프랜차이즈 버거에서 수제버거까지 확대된 시장, 늘어난 경쟁사들 사이에서 다소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존의 브랜드에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뭔가 틀을 깨기 위한 계속 노력이 엿보인다. 피식거리며 웃게 되는 건 사실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기도 해서인데, 이 캠페인은 나름(?) 제품과 연관성도 챙기고, 좋은 모델 선정과 활용이 브랜드와 제품을 부드럽고 재미있게 연결시켜주었다. 일단 40초 이상의 광고를 다 볼 수 있게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전 연령층의 폭넓은 타깃에게 유효한 광고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3.7)

연예인 모델을 발탁하는 광고는 때로 연예인이 현재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통해 쉽게 설득할 수 없는 스토리나 감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 마르지 않은 옷을 입고 즐겁게 외출을 나서는 모습은 친숙함과 거부감 사이에서 우리를 웃음 짓게 하지만, 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모델의 재치 있는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됐다. 여기에 '통이 크다'는 메시지가 연결되는 게 조금 어색하지만,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의 의식에 각인시키기 위해선 개연성보다 강렬한 유머가 더 우월하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4.0)

개성 강한 모델 캐릭터 잘 살려

또한 개성이 강한 모델의 캐릭터를 광고에 잘 녹여냈다는 분석도 다수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58] 독특한 자막 아트워크를 보여준다. 사진 롯데리아 버거가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관찰카메라 앵글로 시작해서 약간 생소하고 새로움이 느껴지는 광고다. 모델과 오징어버거가 큰 상관관계가 없지만, 요즘 디지털상 유행하는 밈으로 관계를 형성해서 전형적인 광고와는 다른 느낌이라 오히려 좋았다. 자막까지 기안84스러운 느낌의 아트크로 쓴 점, 내레이션도 기안의 목소리로 쓴 점에서 통일성을 부여했고 모델에 의외성이 있어 전반적으로 새롭게 느껴지는 광고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3.3)

모델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면서 오징어를 통째로 넣은 신박한 구성에 초점을 맞춘다. 비주얼로 한 번, 시즐감으로 한 번 화제성을 만드는 힘도 모델의 캐릭터에서 나온다. 예능 예고편 같은 연출에 힘을 줬는데 인트로 부분이 너무 긴 느낌이다. '얼라이브'는 제품 콘셉트면서 캐릭터를 보여주는 단어로 중의적으로 쓰인 듯하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3)

소재와 제품 연결고리 빈약해

하지만 모델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연출로, 광고 소재와 제품의 연결고리가 빈약하다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58]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를 먹는 기안84. 사진 롯데리아 버거가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이것 저것 재지 않고 통째로 때려 넣었다'는, 어떤 음식에도 먹히는 미덕이자 강점을 제시한다. 제품의 원료나 외형도 독특한 시즐감을 준다. 제품의 특장점을 잘 뽑아냈다.

하지만 이를 영상으로 풀어낸 결과물은 아쉽다.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해 제품의 매력이 반감하고 있다. 모델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했지만, 새로운 재미보다는 결국 '따라 하기'에 그쳤다. 여행 준비,빨래 편 모두 콘텐츠 속 '통 크게'를 부각시키는 내용인데, 제품의 특장점과 연결고리도 빈약하다. 본 광고에서도 부가 콘텐츠에서도 모델 멘트가 제품을 가리는데, 도움이 되기보단 진정성도 성의도 없어 보인다. 모델의 캐릭터도 예능이라면 '가식 없는 솔직한 재미'로 보이지만, 광고에서는 광고 촬영 후기로만 보여서 먹어보고 싶지 않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2.3)

특히 구미를 당기게 해야할 식품 광고에서 젖은 빨래라는 비위생적인 소재를 사용한 것에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비유가 잘못됐다. 잘 나가는 기안84를 섭외해서 '통이 큰'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기안84가 덜 마른 옷을 입고 나가는 비위생적인 행위를 보여주면 안됐다. 게다가 식품 광고 아니던가...? 이미 잘 알려진 아이템들을 활용해 모델이 통이 크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는데 왜 하필 덜 마른 옷을 입는 행위를 선택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덜 마른 옷을 입는 남자를 봤을 때 사람들은 특유의 악취를 떠올린다. 그 악취를 이후에 바로 연결되는 게 식품 씨즐컷이면... 그 음식은 자연스럽게 직전에 떠올린 악취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향과 맛이 제일 중요한 식품 광고에서 너무 큰 걸 놓쳐버렸다. 

- 홍산 평론가 (평점 2.4)

 ■ 크레딧

 ▷ 광고주 : 롯데리아 

 ▷ 대행사 : 대홍기획

 ▷ 제작사 : 슈퍼마켓크리에이티브 

 ▷ 모델 : 기안84 

 ▷ CD : 김동현 

 ▷ AE : 형성수 전길원 

 ▷ CW : 나지환 이초롱 

 ▷ 아트디렉터 : 유건웅 정상필 

 ▷ 감독 : 왕재형 

 ▷ Executive PD : 정승혁 

 ▷ 제작사PD : 정동석 

 ▷ LINE PD : 서민선 

 ▷ 촬영감독 : 정찬도 

 ▷ 조명감독 : 전승기 

 ▷ 편집실 : 디오 

 ▷ 2D업체 : 디오 

 ▷ ColorGrading : 공드린 박수정

 ▷ 녹음실 : 스톤사운드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