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스학개론' 광고, 첫차 페인포인트 제대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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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광고평론 No.1075] 평가 기간: 2024년 6월 21일~2024년 6월 28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075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14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배우 박정민이 모델입니다.
광고는 '기스학개론'이란 제목으로,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극중 배우 조정석이 연기하는 캐릭터 '납뜩이'가 골목길에서 친구에게 키스하는 법을 설명하는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했습니다.
박정민이 익살스러운 연기로 골목길에서 비교적 차체가 큰 SUV에 기스가 생기는 과정을 친구에게 설명합니다.
"막 비벼" 등 영화에서 인기있었던 대사를 그대로 사용해 기스가 나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이어 자연스럽게 출고 후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제공되는 현대자동차 바디케어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마지막엔 2030에게 바디케어 서비스가 무료임을 알리고, 영화 속 쿠키 영상처럼 박정민이 차를 타려다 차 문에 기스를 내는 장면을 통해 다시 한번 바디케어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현대자동차는 해당 광고 외에도 '현대 SUV 오리지널'이란 제목 하에 영화를 패러디한 광고를 연달아 공개하며 SUV를 선호하는 젊은 타깃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패러디로 집중도 높이고, 메시지는 직관적으로
김기섭: 재밌고 명확하고 심지어 공짜라는데
김남균: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1초만에 알 수 없다면
김석용: 원작이 강해서 패러디도 강하다
홍산: 박정민이라 다행이다
홍종환: 패러디의 진수, 화제성 충분 그래서 팍팍 남는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효과와 모델의 적합성에 4.3점의 가장 높은 점수를 주며 연기력이 뛰어난 모델을 섭외해 광고 효과를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명확성과 호감도가 3.8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창의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이 3.5점, 예술성 청각 부문은 3.3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3.8점으로 전반적으로 준수한 점수를 받은 편입니다.
패러디 퀄리티 높아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배우 박정민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광고의 재미를 보장하고 패러디의 질을 높였다고 입을 모아 호평했습니다.
현대차 SUV 서비스 런칭과 더불어 각 서비스 3종별 3편 광고를 묶은 캠페인 구성이 알차다. 그 중 이번 편은 운전 초보인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내용적으로 '바디케어'를, 영상적으로 재미를 담당하는 듯하다. 캠페인 내 작품들 중 가장 영화 원본에 충실해 패러디의 재미를 주면서도, 서비스 설명 전달력이 좋다. 우선 기스를 키스에 빗대 원작을 잘 고른 덕분에 솔루션인 '바디케어'의 필요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패러디 대상이 명확하다보니 그 재미도 배가된다. 원작 배우와 비교 뿐 아니라, 모든 캠페인을 소화한 모델 박정민의 연기력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광고가 아닌 연기로 접근하고 있어서 모델 매력을 잘 살렸다고 본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3.6)
원래 영화를 패러디한 광고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데 (완성도나 미감의 영역에서) 이 광고는 꽤나 성공적으로 제품을 잘 녹인 채 '건축학개론' 패러디를 해냈다. 일단 패러디 광고를 찍을 때 애매한 연기력의 배우를 가지고 원작 배우의 시그니처 연기를 시키는 것이 주로 실패하는 원인인데, 본 광고는 원작의 조정석만큼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데려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며 완성도를 올렸다. 대사나 액션도 다 제품에 맞게끔 적절히 바꿨고, 마지막에 문콕 상황까지 이것이 정말 이 제품을 위한 광고임을 각인시킨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6)
영화의 명장면(?)을 멋지게 패러디했다. '키스하는 법'을 자동차 '기스의 대처법'으로 절묘하게 풀어낸다. 크리에이티브가 빛난다. 애드리브 같은 에필로그까지 원작의 맛과 재치를 빼놓지 않고 살렸다. 다소 파격적 선택을 한 현대차에 박수를! 기스에 대해 명강의 펼치는 박정민 배우에게도 또 한번 '연기 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와 별개로 원작의 '납득이'를 그대로 캐스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6)
서비스 필요성 잘 녹여내
또한 그저 패러디가 주는 재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SUV 자체의 특성과 홍보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패러디에 잘 접목시켜 광고 효과를 더욱 높였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광고 자체가 더 많아지면서 언젠가부터 누가더 자극적인가를 경쟁하는 듯한데, 이 광고는 담백해서 차별화가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왜 광고가 많이 없을까 싶을 정도로 아직 광고에 많이 소비되지 않은 모델이 등장해 재미있고 명확하게 광고 상품을 비유한다. 이만한 찰떡 비유가 있을까. 그리고 여기에 상품이 타깃에게 무료로 주어진다는 게 매우 매력적으로 전달될 듯하다. 창의성, 적합성, 명확성 모두 좋았던 광고.
- 김기섭 평론가 (평점 4.7)
2030 사회 초년생들이 첫 차를 구매할 때의 가장 페인포인트(pain point)라 여기는 부분을 콕 찝어 '흠집에도 걱정 없는 바디케어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고, 이를 영화 패러디를 통해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장애물을 케어해준다는 점에서, 특히 2030은 바디케어가 공짜라는 점을 어필하며 구매의 장벽을 낮추고 광고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서 보기 편하다. 2030 타깃층을 잘 겨낭한 재치 있는 광고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4.0)
브랜드 색 약하다는 지적도
하지만 원본 영화가 개봉된 지 오래됐는데 맥락이 설명되지 않아 20대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광고가 전반적으로 패러디에 집중돼서 자동차나 브랜드의 색은 약하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영화 '건축학개론'의 특히 유명한 한 장면을 빌려 시선을 끌고, 친구가 말을 걸듯 친숙한 톤 앤 매너로 서비스의 효용을 전달한다. 그러나 디테일이 다소 안일하다. '건축학개론'이 2012년 개봉이므로 오늘의 20대에게 가깝지 않다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영상의 말미까지 현대자동차, 아니 자동차에 대한 시그널이 빠진 상태라는 점이다. 오랜 유머를 다른 주제에 대해 과장된 형식으로 풀어내는 가운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중이 알아챌 기회를 주지 않는다. 모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빠른 콘텐츠 소비가 즐비한 시대 흥미와 집중력은 충분히 기다릴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3.4)
김석용 평론가 또한 "'오직 현대차 SUV 에서만'이란 독보적인 느낌이 약해보이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 현대자동차
▷ 광고주(담당자) : 윤의순
▷ 대행사 : 이노션 이노21
▷ 제작사 : 꾸욱꾸욱 러브앤드머니
▷ 모델 : 박정민
▷ CD : 김기영 최은령 임예술
▷ AE : 이길형 임다운 성제경 이승희 김형신
▷ CW : 이솔 황오슬
▷ 아트디렉터 : 신은정 이예빈
▷ 감독 : 이한결
▷ 조감독 : 이은서
▷ Executive PD : 서기혁
▷ 제작사PD : 장혜원
▷ LINE PD : 이우재
▷ 편집실 : HYPE
▷ 편집자 : 조유정
▷ 2D업체 : 로커스
▷ 3D업체 : 로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