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메시지를 영상미로 덮었다…KT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5-04-09     황지예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1252]  평가 기간: 2025년 3월 28일~2025년 4월 4일

[AP신문 광고평론 No.1252]  KT가 새로운 AI 마스터 브랜드 'K intelligence'의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KT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252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KT가 지난 3월 22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타고났어"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팔만대장경, 한글 등의 예시를 들며 한국인의 DNA에 AI가 흐른다고 주장하며, KT가 시작하는 한국적인 AI를 'K intelligence'라고 칭합니다.

KT의 기업명과 한국적인 것을 나타내는 접두사 'K-'를 응용한 것입니다.

이어 화려한 비주얼 아트로 'K intelligence'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엔 슬로건 'K라는 이름이 가장 빛나게'로 끝을 맺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김기섭: 실체가 잘 안 보여요

김석용: 할 얘기 없으니 영상이라도 화려하게?

김지원: 비주얼 아트와 브랜딩의 완벽한 결합

한자영: 뻔하지만 낯설게, 그래서 새롭게

홍산: 그래서 K intelligence란 무엇인가

홍종환: 'K', 아무나 못 붙이지!

[AP신문 광고평론 No.1252] KT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시각 부문에 7.8점, 청각 부문에 7.3점을 주며 화려하게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명확성이 6.3점, 광고 효과의 적합성이 6.2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호감도는 6점을 받았고, 창의성은 5.5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은 6.5점의 평이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실체 없는 주장만 내세워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한국적인 AI'를 내세우나 그 AI의 실체를 광고에서 확인할 수 없어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혹평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252]  한국적인 것을 나타내는 접두사 'K-'를 강조한다. 사진 KT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60초 동안 쉼 없이 몰아친다. 드럼, 기타, 베이스, 보컬이 몰아치고 여러 명의 내레이션이 몰아치고, 모델이 몰아치고, 그래픽과 카피도 몰아친다. 각각의 요소는 세련되고 강렬하나 이 강렬한 요소들이 뭉쳐서 내뱉는 메시지가 너무나 미약하다. 한국의 AI는 다르다. 뭐가? '-K'가 붙는 AI는 다르다. 대체 뭐가? 하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다양한 AI 서비스 출시로 대중의 AI 문해력이 어느 정도 올라간 지금, 한국이 인공지능을 건들면 다르다는 메시지는 크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 홍산 평론가 (평점 4.7)

통신사 브랜드의 새로운 AI 패러다임의 '매니페스토' 캠페인 영상이다. 메시지는 명확한데, 메시지의 내용이 불분명하다. AI를 다소 욱여넣었다는 느낌이다. AI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고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메시지만 두고 봐도 'KT가 시작하는 한국적인 AI'의 실체를 잘 느낄 수 없다. KT가 연상되지도, AI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림이 메시지와 떠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AI에 대해, 그리고 KT가 AI에 있어서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조금 더 공감을 기반으로 한 메시지를 설정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6.5)

영상 뒷받침 못하는 메시지

따라서 평론가들은 빈약한 메시지 때문에 뛰어난 비주얼 아트와 음향 효과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분석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252]  무용수들이 DNA를 형상화하고 있다. 사진 KT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화려한 영상으로 메시지의 부재를 가리고 있는 느낌. 영상의 빠른 템포와 독창적인 이미지 등은 화려하며 감각적이다. 중간중간 자막과 연계성을 가지면서 메시지 전달력도 놓치지 않는다. 영상이 '보는 재미'를 넘어 '읽어내는 재미'가 풍성하다. 

하지만 보고나면 남는 메시지가 없고, 살펴보면 이해되는 메시지가 없다. 팔만대장경, 한글, 우리나라가 AI에 더 적합하다는 근거도 부실하고, K를 붙인 서비스도 불명확하다. 게다가 KT와 AI의 연결고리가 강하지 않다보니, 주장도 근거도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다. 팩트의 부재, 메시지의 방향 상실이 우려된다. 입증 팩트를 갖춘 본편이 빠르게 뒤따라와줘야 설득이든, 주입이든 되지 않을까. 현재로서는 하고싶은 이야기가 불명확하다보니, 이를 가리기 위해 화려한 영상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만 보인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5.5)

비주얼 아트와 브랜딩의 완벽한 결합을 보여주며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한국적 감성'과 '첨단 기술'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미학적으로 융합한 광고다. 특히 이현지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2D 그래픽 연출과 편집 템포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시각적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광고 완성도가 기술적 메시지를 능가한다.

다만 역동적인 연출에 비해 메시지 자체는 다소 추상적이어서 명확히 다가오진 않는다. KT가 실제로 AI 분야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광고 끝날 때까지 파악이 어려워 아쉽다.

- 김지원 평론가 (평점 7.2)

한국적인 것ㆍAI 잘 조화시켜

한편 팔만대장경을 AI와 연결 짓는 시도가 신선하며, 한국적인 것을 AI와 잘 조화시켰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252]  팔만대장경을 AI와 관련시킨다. 사진 KT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국뽕'을 브랜드에 제대로 활용했다. 사실 KT에 해당되는 이야기만이 아닌데도 자연스럽게 마치 브랜드만의 이야기인 것처럼 잘 표현하고 있다. 'K-'식의 표현은 많고 이미 너무 식상한 표현임에도 이를 브랜드 명과 버무려 정확히 활용하고 있다. 곱씹으면 뻔한 이야기 같은 메시지들은 빅모델 없이도 낯선 조합으로 가득한 강렬한 시각적 장면 연출과 전개로 백배 살아난다.

- 한자영 평론가 (평점 8.0)

통신 3사 중 AI에 특히 공을 들여온 KT가 'K-intelligence'란 조어로 강한 이미지를 전한다. 화려하면서도 빠른 전개 속에 한국을 상징하는 여러 요소를 잘 배치했다. 웰메이드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비주얼에도 많은 공을 들인 만큼 탄탄한 구조와 서사도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다. AI DNA와 '정보의 보고' 팔만대장경을 연결시킨 것도 탁월한 선택. 그동안 꾸준하고 일관되게 KT와 AI의 연결을 부르짖은 결과의 힘이 느껴진다. 가장 한국적인 모티브로 AI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흠이라면, 굳이 프로야구단까지 껴넣어 그룹 PR광고가 돼버릴 뻔한 것. 

- 홍종환 평론가 (평점 7.3)

 ■ 크레딧

 ▷ 광고주 : KT 

 ▷ 대행사 : 제일기획 

 ▷ 제작사 : 키노플로우 

 ▷ CD : 홍재승 권민선 이규호 

 ▷ AE : 곽병주 

 ▷ PD : 김양훈 

 ▷ CW : 장건 

 ▷ 아트디렉터 : 정민희 우정미 명하은 

 ▷ 감독 : 이현지 

 ▷ 조감독 : 유수린 고윤수 

 ▷ Executive PD : 연혜경 

 ▷ 촬영감독 : 이혁 

 ▷ 조명감독 : 김진원 

 ▷ 아트디렉터(스텝) : 안주현 

 ▷ 모델에이젼시 : 레디엔터테인먼트 

 ▷ 2D업체 : 로커스 

 ▷ 오디오PD : 황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