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다'로 이어진 비전, '있다'로 남은 여운…LX그룹 새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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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광고평론 No.1280] 평가 기간: 2025년 5월 9일~2025년 5월 16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280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LX그룹이 지난 5월 1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잇다'와 '있다'의 발음에서 나오는 유사성을 활용한 카피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LX가 잘하는 일은 오늘과 내일을 잇는 일'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멋진 미래에 당신을 있게 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택배 박스 등 네모프레임이 줌인되며, 그것이 다음 장면으로 연결되는 카메라 촬영 기법을 활용합니다.
물류, 첨단 기술 등 소속 계열사들의 업태를 보여주며 '일상 생활과 첨단 기술을,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를 잇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마지막엔 '사람을 향한 미래, LX'라는 슬로건으로 끝을 맺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김기섭: 기업 이미지는 명확해야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김석용: 너무 큰 보폭의 메시지, 찜찜한 뒷맛의 영상
김지원: 사람 중심의 미래 비전을 따뜻하게 담아내 신뢰감 있는 기업 이미지를 쌓았다
한자영: 키메시지, 언어유희 성공적
홍산: 진부한 자립 파티
홍종환: LX만의 아이덴티티를, 좀 더 임팩트 있게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평가요소 중 명확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에 가장 높은 6.3점을 부여했습니다.
예술성 시각 부문이 6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5.8점, 호감도는 5.7점, 창의성은 5.3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5.9점의 낮은 점수에 머물렀습니다.
무난하게 기업 PR 해내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카피, 배경음악, 영상미 등 모든 요소가 평균 이상으로 무난하게 기업 PR 광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발음 유사성을 가진 두 단어로 기업의 비전을 전한다. 쉽고 익숙한 단어들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메시지를 완성하는 과정이 특별하진 않지만 큰 설득력을 가진다. 자칫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언어유희가 될 수도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비전을 담아내 살린 문장들이 메시지를 전달한다.
- 한자영 평론가 (평점 7.0)
범LG가에서 계열분리된 만큼 기업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로고를 활용한 캠페인을 꾸준히 시도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이란 경영철학을 이번에도 '잇다'라는 키워드로 풀었다. 주요 계열사의 업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사람을 향한 미래'를 '링크'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무난한 전개다. 삽입곡 배경음악도 인상적이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5.3)
기술과 사람 중심의 가치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브랜드의 비전과 철학을 가치 있게 전달한다. 기존의 딱딱한 기업 광고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 점이 긍정적이며, 특히 '사람'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장면이나 콘셉트는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연출, 음악, 메시지의 조화가 안정적이며, 기업 PR광고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 김지원 평론가 (평점 7.8)
다소 진부한 전개…아이덴티티 필요해
하지만 그만큼 카피, 내레이션 등이 일반적인 기업 홍보에 자주 쓰이는 스타일이라 진부하게 느껴진다는 지적도 다수입니다.
LX그룹이 LG로부터 분리되어 출범했다. 이것을 축하하기 위한 일종의 선언적 캠페인이다. 하지만 다소 진부하다. '잇다-있다'의 진부함에 대해서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미래라고 나열되는 그림의 진부함에 대해서도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진부함에 대해서 나름의 이유를 유추할 수는 있다. LX 계열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품목이 소비자에게 바로 와닿는 형태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엔 너무 아쉬운 진부함, 또 진부한 그림과 카피의 광고다.
- 홍산 평론가 (평점 4.8)
홍종환 평론가는 "'사람', '미래', '연결' 등의 메시지와 이미지는 기업홍보 캠페인의 단골메뉴인 만큼, LX만의 아이덴티티를 튼튼히 만드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광고에서 키워드로 사용하는 '잇다', '있다'가 동사형이라 기업 이미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종의 선언을 통한 장기적 관점의 기업 이미지 셋업을 시도한 건 이해하지만, B2B 중심 기업이 '잇다', '있다'와 같은 혼자 독립할 수 없는 동사형 단어들로 기업 이미지를 어필하는 게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보통 기업 캠페인은 대전제인 아젠다를 제시하고 다음 캠페인에서 실체를 제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전자의 단계에선 늘 실체의 존재를 지적 받는다. 이 캠페인 또한 전자의 단계인 것으로 보이는데, 대전제로 지시한 동사형 키워드가 확장성은 좋겠다만, 단어 자체로는 이미지 형성이 어렵지 않나 싶다. 엔딩에 나오는 'Link for next'는 명사형이라 기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느껴진다. 선으로 봐야 할 캠페인의 첫 단추만 보고 평가하기엔 좀 이르지만, 명사가 아닌 동사형 키워드로 첫 단추를 꿴 캠페인의 다음이 궁금하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6.5)
한편 박스를 관통하며 이어지는 카메라워크가 모 해외 유명 채널의 광고와 유사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보폭이 너무 커서 따라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업태를 '잇는 일'로 규정하고 미래·인간 지향적 가치를 잘 정리했고, 슬로건도 기업명과 연결성을 갖췄다. 다만, B2B 그룹에 대해 아직 정확한 인지가 없는 상태여서 이해도, 공감도 어렵다. 브랜드 정인지도 건너 뛰고, 기능적 가치도 건너뛴 상태에서 너무 상징적 가치, 추상적 비전을 내세운 건 아닌지 우려된다.
한편 그룹내 계열사들의 업태를 하나씩 보여주는 장면에서 시종일관 로고와 네모 박스를 관통하는 카메라 워크가 돋보이나, 영국 유명 채널 광고의 구조와 상당히 유사하다. 단순히 카메라 기법이라고 하기에는, 전체적 구조까지 유사하다. 같은 구조를 두고 내용물만 바꾼 느낌이라 높은 제작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뒷맛이 찜찜하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4.0)
■ 크레딧
▷ 광고주 : LX그룹
▷ 대행사 : HS애드
▷ 제작사 : 스튜디오메카
▷ CD : 이종찬
▷ AE : 차인경 이수아 문지은
▷ CW : 이선근 한제은
▷ 아트디렉터 : 김윤아 김기문 박대훈
▷ 감독 : 바닐라
▷ 조감독 : 조주영
▷ Executive PD : 김시현
▷ 촬영감독 : 한재광
▷ 편집 : 편집인 김종인
▷ 2D/합성 : 솔리드 송재철 이승현 성유빈
▷ ColorGrading : 컬러그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