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라면 안 팔아요"…솔직함으로 정면돌파 삼양그룹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01] ※ 평가 기간: 2025년 6월 20일~2022년 6월 27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301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삼양그룹이 지난 6월 10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배우 박정민이 모델로, 연인과 다투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박정민이 "너 삼양 들어간 뒤로 라면 판다고 바쁜 건 내가 알겠는데..."라고 말을 꺼내자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성이 "몇 번 말해.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 스페셜티 만든다고"라며 답답함을 표시합니다.
이어 여성이 삼양그룹의 알룰로오스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자, 박정민이 '삼양그룹의 스페셜티는 그냥 우리가 누리고 사는 모든 것'이라고 이를 요약합니다.
이후 식품, 의료기기, 반도체 공정용 첨단 소재 등 삼양그룹이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가 소개됩니다.
마지막엔 '당연해서 몰라봤던 스페셜티 삼양'이란 슬로건으로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김기섭: 깊이 있는 인사이트와 그를 잘 풀어낸 센스 있는 연출
김석용: 절반은 멋진 성공, 절반은 아직…
김지원: 일상 속 숨겨진 삼양의 가치를 따뜻한 영상미로 담백하게 풀어냈다
한자영: 모델발 제대로 받았다!
홍산: 한 단계 진화하고픈 삼양의 야심찬 선언
홍종환: 이렇게 말하니까 알겠다. 제대로!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효과와 모델의 적합성에 모두 7.8점을 부여했습니다.
명확성과 호감도가 7.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예술성 시각 부문은 7.3점, 창의성은 7.2점을 받았습니다.
예술성 청각 부문은 6.7점에 머물렀습니다.
총 평균은 7.5점으로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라면 안 만든다고'…솔직함 빛나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연인 간에 다투는 장면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후, 라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과 삼양그룹이 서로 다른 기업이라는 것을 솔직히 드러내는 점이 신선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업 PR 캠페인에서 애정 다툼으로 시작하는 설정 자체가 신선하다. 티격태격하는 대화를 따라가게 만든다. 그 안의 반전을 대하는 순간, 몰입감이 더 커지는 마력이 있다. 박정민의 캐릭터가 날개를 단 듯, 메시지가 귀에 꽂힌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우리 기업을 잘 모르고, 특히 더 유명한 다른 기업과 착각하기 쉽다'는 위기 요인을 기회로 반전시킨 크리에이티브가 돋보인다. 더욱이 이런 숨기고 싶은 상황을 솔직히 인정하고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함을 결단한 경영진의 선택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솔직함이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을 허물었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7.9)
지루할 수도 있는 브랜드 광고를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몰입도 높게 그려냈다. 모델이 등장할 때 이미 예상되는 톤앤매너가 있지만, 그 뻔함조차도 재밌게 활용해서 마침내 전하려고자 하는 바를 인상 깊게 담아낸다.
- 한자영 평론가 (평점 8.0)
되게 솔직한 크리에이티브. '우리 라면으로 유명한 삼양그룹과 다른 기업입니다. 알아주세요'라고 아주 솔직하게 어필하는 브랜드 캠페인이다. 소비자의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공감 가능한 방식으로 다가가는 전략을 택한 게 귀엽게 느껴진다. 또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스피커로 박정민을 택한 것 역시 신의 한 수.
- 홍산 평론가 (평점 7.6)
능청스러운 연기 더해져
또한 평론가들은 박정민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빛을 발하며,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차분한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삼양그룹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했다. 특히 안정적인 화면 구도와 자연광을 활용한 색감이 일상의 평범함을 담백하게 표현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스페셜티를 강조한다. 박정민의 담백한 연기와 절제된 시선 처리, 그리고 부드러운 카메라 움직임이 어우러지며 광고의 신뢰성과 몰입감을 높인다.
- 김지원 평론가 (평점 7.4)
브랜드에 대한 오해를 풀어줌과 동시에 리브랜딩 정체성을 풀어내는 데 탁월한 광고다. 소비자가 '스페셜티'라는 동음이의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약간의 허들이 있는듯 하지만 그렇게 큰 허들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지난주 아워홈 온더고 광고에서 모델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저게 진짜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모델의 연기 덕에 브랜드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집중도 있게 볼 수 있었다. 역시 같은 무기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듯하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7.6)
하지만 삼양식품과 별개의 기업임을 알리는 데엔 성공했으나, 삼양그룹만의 독자적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식상한 말이지만, 절반의 성공 느낌. 연인 간 말다툼을 연상시키는 도입부를 통해 눈길을 잡아 끌며, 라면 만드는 삼양식품과는 다른 회사임을 명확히 알린다. 기업PR 광고로서 색다른 도입부도 기억에 남고, 기업명에 대한 오해를 푸는 1차 과제도 확실히 달성한다.
하지만 후반부는 다소 아쉽다. 어렵지 않은, 새로운 설명을 기대한 반전 역시 삼양그룹을 특정짓지 못하는 느낌이다. 영상도 무난한 설명문으로 흐르고, '누리고 사는 모든 것'이란 규정은 이전 광고들처럼 범위는 넓으나 차별적으로 또렷하게 기업을 특정 짓고자 하는 2차 과제에는 충분치 못한 듯하다. 스페셜티가 해답이라기엔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업태를 꾸준히 어필하고 있으나, '삼양'을 두고 '라면'과 거리 두게 만드는 것은 성공, 라면 대신 차별적 독자적 규정을 채워 넣는 것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6.3)
■ 크레딧
▷ 광고주 : 삼양그룹
▷ 대행사 : 이노션
▷ 제작사 : 어셈블인 크리에이티브멋
▷ 모델 : 박정민
▷ CD : 이현철 배금별
▷ AE : 여선경 김진우 장정민
▷ CW : 박성민 최락빈
▷ 아트디렉터 : 박주연 이정선
▷ 감독 : 박성훈
▷ 조감독 : 성은경
▷ Executive PD : 황상혁 최혜림
▷ 제작사PD : 김유정
▷ LINE PD : 심송희
▷ 편집 : 포스트포나인즈
▷ 2D/합성 : 스튜디오레논 이한수 박현혜 주민선 윤지원
▷ ColorGrading : 루시드컬러
▷ 녹음실 : 킹콩사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