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이어받는 영리한 전략…한화그룹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07] ※ 평가 기간: 2025년 7월 4일~2022년 7월 11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307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한화그룹이 지난 6월 27일 공개한 광고 '세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 편'입니다.
흰 모래 사막 속 수천 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 브라질 렌소이스 마라넨지스 국립공원의 실제 모습을 배경으로 합니다.
광고는 '지구 면적의 0.0197%로 영토는 작지만, 영향력은 작지 않은 대한민국'이라고 운을 띄웁니다.
이어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 1위, 전세계 16개국에 방위 기술 수출 등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나열하고, '세계가 대한민국을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바로 한화가 이끌어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성과를 곧 한화의 성과와 연결 짓습니다.
마지막엔 '지속 가능한 내일 한화' 슬로건으로 끝을 맺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글로벌 브랜드 메시지
김석용: 한화 보유국, 한화가 남을까, 대한민국이 남을까?
이형진: 매력적인 카피를 타고 차오르는 '국뽕'
전혜연: 감성은 국가대표, 마무리는 한화
한서윤: 대한민국 기술력을 글로벌 스케일로 재정의한 브랜드 필름
홍광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웅장함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메시지가 명료하다며 명확성에 가장 높은 7.5점을 부여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이 7.3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창의성은 6.3점, 호감도는 6점을 받았습니다.
예술성 시각 부문은 5.8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은 6.7점으로 평이한 점수에 머물렀습니다.
'국뽕'을 한화로…안정적 브랜딩 지속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한화가 우주나 대자연을 배경으로 기술력과 비전을 뽐내는 기업 PR을 꾸준히 지속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평론가들은 이번 광고에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일명 '국뽕'을 한화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점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란 메시지와 함께 한화그룹이 선보인 이번 광고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웅장하게 깔리는 배경음악, 정제된 화면미, 발음 하나까지 또렷한 내레이션이 감성을 자극하며, 자연스럽게 '기술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킨다. 영상이 빌드업되면서 점차 고조되는 감정선이 마치 국가 브랜드 캠페인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이 모든 감동의 흐름은 마지막에 '이 모든 걸 가능케 한 주인공은 한화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기업 이름을 드러내며, 결국은 한화그룹의 기술력과 비전을 알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사기업 광고지만 마치 공익광고처럼 보이게 하는 이 방식은 혁신적인 시도보다는 안정적인 브랜딩이며 그 선택은 명확하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7.7)
몇 년 전 한화의 첫 번째 '지속가능한 내일' 캠페인을 봤을 때 느꼈던 인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였다. 하지만 이 당연해 보이는 말은 누군가는 해야 했고, 한화가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 당연한 말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기업의 캠페인 자산으로 '가능'하게 했고 마침내 '내일'은 또 어떤 광고가 나올 것인가 하는 기대마저 생겼다.
요즘 보기 드물게 기업의 리더십과 책임감이 느껴져 새 캠페인을 접할 때면 늘 웅장함을 느꼈지만, 이번엔 소재부터가 '국뽕'인 탓인지 캠페인이 거듭되며 고조됐던 내 안의 웅장함이 다소 냉정을 찾을 수 있었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8.2)
조선·에너지·방위·첨단소재 등 한화의 핵심 기술을 세계적인 맥락에서 재구성해 국가 이미지를 강화했다. 영상미와 내러티브 등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설계가 돋보인다. 다만 지루하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5.2)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한화그룹의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기술 혁신이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한다. 특히 한화그룹의 기술이 단순한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을 넘어, 글로벌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모습을 부각시킨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며, 브랜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5.5)
지루하고 추상적이란 지적도
한편 광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사막 이미지를 두고 평론가들의 의견이 나뉘었으며, 이미지 중심으로 전개돼 다소 지루하고 메시지가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세계 속 대한민국의 영향력'과 '대한민국 속 한화의 영향력'을 동일시해, 한화의 위상을 직접적으로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한화 보유국=대한민국'으로 자연스럽게 전이시키는 방식이 영리하다. 국악 배경음악으로 감정적을 고양시키면서 '대한민국'을 진정성 있게 서술해 애국심을 먼저 이끌어내며 단순히 이성적인 위상, 규모감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근거들을 소비자로 하여금 우호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게 한다.
하지만 한화보다 대한민국만, 이성적 근거보다 감성적 이미지만 남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메시지의 귀결점도 간접적일 뿐 아니라, 영상도 초반 감각적 이미지는 불명확하지만 기억에 남는 반면, 후반 실사는 명확하지만 그냥 흘러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6.8)
장기적 불황 속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방산·조선업을 소유한 한화의 그룹 PR 방향성을 '국뽕'으로 잡은 것은 상당히 설득력 있다. RTB 장면이 나오는 부분부터 등장하는 국악기를 활용한 배경음악이 이런 방향성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필요로 하는 기술'이라는 카피도 역시 같은 방향성 안에서 시너지를 낸다.
그에 반해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초반부의 풍경은 매력적인 카피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 흰 바탕에 흰 자막이 얹히는 부분도 시각적인 측면에서 아쉽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7.0)
국나경 평론가광고 메시지가 다소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측면이 강해 일반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결성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나 실질적인 변화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추가된다면, 메시지의 전달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5.5)
국나경 평론가는 "메시지가 다소 추상적이고 철학적이라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결성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며 "보다 구체적인 사례나 실질적인 변화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이 추가된다면, 메시지 전달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 한화그룹
▷ 대행사 : 이노션
▷ 제작사 : 플랜잇프로덕션
▷ CD : 김정아 김세희
▷ AE : 챠베스염 민선정 유빛나와 이윤경 한창기 유재영
▷ PD : 김배성
▷ CW : 이준규 김솔
▷ 아트디렉터 : 전혜린 최수정
▷ 감독 : 김규하
▷ Executive PD : 서영휘
▷ 촬영감독 : 최문용
▷ 편집 : 리드믹
▷ 2D/합성 : 소극장
▷ CG : 소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