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서사의 경계에서 헤맨 삼성증권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5-09-01     황지예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1333]  ※ 평가 기간: 2025년 8월 8일~2022년 8월 20일

[AP신문 광고평론 No.1333]  삼성증권이 '씬의 한 수 - 작전명 엠팝(mPOP)'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삼성증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333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삼성증권이 지난 7월 25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씬의 한 수 - 작전명 엠팝(mPOP)'이란 제목 아래, 한 편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듯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운석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집채만 한 파도가 도시를 집어 삼키며 사람들은 모두 대피하고 뉴스에서는 속보가 긴급 속보가 흘러 나옵니다.

광고는 세상에 닥친 위기를 투자 세계에 비유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삼성증권의 모바일 앱 '엠팝(mPOP)' 다운로드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해당 광고는 모델부터 영상, 배경음악 등 모든 요소가 생성형 AI 영상 기술을 통해 구현된 것이 특징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어그로로 시작한 호기심, 실체는 어떨지...

김석용: 일련의 새로운 시도 중 아쉬운 한 수

이형진: AI로 만들었다는 것 이외의 고민도 필요하다 

전혜연: 스토리텔링으로 완성한 금융 광고의 새로운 가능성

한서윤: 호기심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티저 퍼널의 정석

홍광선: 다르게 보이기 위해 다른 형식을 썼지만 달라보이지 않았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33]  삼성증권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화려한 음향효과가 광고의 긴박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며 예술성 청각 부문에 6.5점을 부여했습니다.

창의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은 6.3점, 명확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6.2점을 받았습니다.

호감도는 5.8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은 6.2점으로 평이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AI 기술 속 알맹이는 없어

다수의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100% AI 기술을 사용해 광고를 제작한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mPOP'을 다운받아야 할 근거가 전혀 나와있지 않아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33]  뉴스 아나운서가 'mPOP'을 다운로드하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삼성증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기술이 전환되는 시기엔 다양한 도전들이 허용된다. AI 기술 전환의 시기에 100% 생성형 AI를 통해 광고를 만드는 건 분명히 의미가 있다. 다만 AI를 활용했다는 것 외에 통찰이나 고민의 흔적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결국 AI는 툴이고, 어떤 통찰을 가지고 광고를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5.0)

이 광고를 처음 보고 크게 두 개의 '왜?'가 일어났다. 하나는 '왜 AI로 만든 거지?' 또 하나는 '왜 블록버스터 예고편 형식이지?'

첫 번째 의문은 비교적 쉽게 풀린다. 블록버스터 예고편 형식을 실제로 촬영하고 후반 작업을 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테니, 생성형 AI를 활용한 점은 효율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의문은 광고를 몇 번씩이나 다시 보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예측불허 투자 세계를 구할 유일한 희망'이라는 큼지막한 자막으로 말하지만, mPOP이 해결책인 이유에 최소한의 근거도 보여주지 않는다. 오직 혼돈과 파멸의 이미지 속에서 'mPOP을 다운로드하라'는 결론만 던질 뿐이다. 

수많은 산업 중 유독 증권 업계가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해 광고 소재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점은 치열한 경쟁 상황을 보여준다. 이처럼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이고 빠르게 내보내려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겉보기의 다름을 넘어, 본질적인 '왜'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새로운 기술을 써도 결국은 '달라 보이지 않는' 광고가 될 수밖에 없을테니 말이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6.7)

잘 만들어진 재난 영화의 예고편, 그래서 증권이 남지 않아 아쉽다. 재난 영화 예고편에서 이미 익숙한 클리셰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가 빠르고 쉽다. 여기서 증권, 특히 mPOP이 남을 수 있도록 비틀거나 재해석하는 패러디가 필요한데, 그 흐름 그대로 제품명만 얹어두었기 때문에 겉도는 느낌이다. 그래서 mPOP을 다운로드 받아야할 이유를 찾기도 힘들다. 재난과 서비스가 좀 더 맞물렸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증권업계의 클리셰적인 광고 공식을 깨려는 일련의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간의 시도를 통해 삼성증권의 광고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친근하고 가벼워지고 있다고 본다. 모든 시도가 성공할 수는 없기에, 이번 시도가 약간 아쉬운 한 수가 된다 해도, 증권 광고 클리셰를 깨는 시도는 지속되길 바란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5.7)

전혜연 평론가는 "지나치게 영화적 연출에 의존하다 보니, 앱의 구체적 장점이나 기능이 오히려 가려진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거대한 스케일로 이목 끌어

한편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며, 'mPOP' 자체를 각인시키는 역할에 성공적이란 의견도 많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33]  운석 충돌을 두고 회의하는 사람들. 사진 삼성증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마치 헐리우드 SF 재난 영화의 예고편을 연상시키는 연출로 시작한다. 웅장한 영상미, 긴박하게 흘러가는 전개,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가 맞물리면서 관객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이게 정말 증권사 광고 맞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영상 퀄리티와 몰입도가 상당히 뛰어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광고가 끝날 때까지 삼성증권의 구체적인 설명은 전혀 등장하지 않음에도, 위기를 극복할 해답이 '삼성증권 mPOP 다운로드'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도출된다는 점이다. 이는 전형적인 금융 광고의 정보 전달 방식을 벗어나, 스토리텔링과 감정적 몰입을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영상미와 스토리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브랜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7.8)

과감하고 모호한 문구로 호기심을 극대화하며, 삼성증권이 준비 중인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강렬한 영상미와 웅장한 사운드는 금융 광고에서 흔치 않은 스케일감을 보여주지만, 실제 메시지 전달보다 주목을 끌기 위한 '어그로'형 티저 성격이 강하다. 투자에 관심 있는 소비자를 유인하기보단, 대중적 화제를 먼저 일으키려는 의도가 뚜렷해보인다. 메시지의 모호함이 장기적으로 신뢰와 연결되려면, 후속 공개에서 그 '거대한 것'이 기대에 부합하는 강력한 실체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6.2)

삼성증권은 실체를 감춘 티저로 호기심→탐색→유입의 퍼널을 설계한다. '거대한 것'이란 모호한 단어가 대화량과 기대를 증폭시키고, 타이포·사운드·리듬이 보는 이에게 임박감을 각인한다. 메시지의 공백이 커뮤니케이션과 랜딩으로 메우게 설계돼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한다. 이 구조는 브랜딩과 퍼포먼스의 경계를 잇는 예고형 커뮤니케이션으로 작동한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6.0)

 ■ 크레딧

 ▷ 광고주 : 삼성증권 

 ▷ 제작사 : 유니딧 

 ▷ 편집 : 송윤익 

 ▷ 2D/합성 : 송윤익 

 ▷ CG : 송윤익 

 ▷ ColorGrading : 유니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