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고양이' 뒤에 숨은 치밀한 전략…지마켓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39] ※ 평가 기간: 2025년 8월 29일~2022년 9월 5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339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G마켓(지마켓)이 지난 8월 29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매월 1일, 모두를 지르게 할 그들이 온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밴드 '체리필터'가 등장해 히트곡 '낭만고양이'를 열창합니다.
해변가에서 노래 부르는 체리필터의 모습을 마치 예전 노래방 배경영상처럼 연출합니다.
이어 후렴구 가사를 '홀로 떠나가 버린 깊고 슬픈 나의 파데여'로 개사해, 파운데이션 특가 할인 소식을 알립니다.
지마켓은 체리필터 외에도 김경호, 박완규 등 추억의 락스타를 모델로 발탁해 'G락페(G마켓 질러락 페스티벌)'라는 콘셉트 아래, '원하는 상품을 파격가에 지를 수 있는' 월 정례 특가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쇼핑 축제의 흥을 끌어낸 위트 있는 전개
김석용: 익숙한 것들이 만들어낸 낯선 조합의 돌출도
이형진: 피식 웃음이 나오는 감각 있는 위트
전혜연: 유쾌하게 각인되는 영리한 아이디어
한서윤: 누구나 부르던 그 후렴으로, 쇼핑을 축제로 끌어올린다
홍광선: 많이들 지르길, 이 캠페인이 계속되도록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7.8점을 부여했고,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이 7.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명확성은 7.5점을 받았으며, 창의성과 호감도는 7.3점, 예술성 시각 부문은 7.2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7.5점으로 전반적으로 준수한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B급처럼 보이지만…전략 돋보여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모델, 노래, 상품, 영상 등 광고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도록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고 호평했습니다.
썸네일만 봤을 때 첫인상은 '또?'였다. '유명한 곡에 약간의 언어유희를 가미한 흔한 광고겠지'란 앞선 판단에. '지락페라니, 다른 경쟁 이커머스에서 한참 전에 자리 잡은 쇼핑 이벤트를 왜 지금?'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쇼핑→지르게→락→락페→지락페' 이 모든 게 의미 있고 재미있게 직조된 완성도 높은 캠페인이다. 광고를 보는 입장에선 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일단, '노래방에서 불러본 그 노래'라면 대중적인 락 음악을 추려야 한다. 그 다음, 그 음악의 주요 파트 가사가 상품군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곡을 더 추려야 한다. 또한 그 상품군이 지마켓에서 실제 꾸준히 잘 팔리는 상품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가사와 아무리 찰떡처럼 어울려도 잘 팔리지 않거나 지마켓에서 밀지 않는 상품이면 선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니 말이다.
이런 제약들을 고려해 보면, '지락페' 캠페인에 선보인 곡들은 단순히 운이 좋게 걸려든 게 아니라, 무수히 많은 후보들 사이에서 잘 걸러지고 골라졌으며, 이 크리에이티브가 매우 치밀하게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처럼 쉬운 길 대신 어려운 길을 택한 덕분에, 지마켓은 한순간의 재미를 넘어 브랜드의 가치를 올리는 성공적인 캠페인을 완성했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9.3)
각각은 익숙하지만, 조합은 이질적인 요소들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돌출도가 새롭고 재미있다. 단기시즌성 프로모션 광고가 필요로 하는 즉각적인 주목도를 잘 얻어내고 있다. 우선, 쇼핑 프로모션임에도 연계성이 없는 '락 페스티벌'과 연결한 'G락페'란 네이밍이 눈에 띈다. 그로 인해, 음악으로, 페스티벌로 확장해가는 느낌. 음악은 시니어 타깃들에게 익숙한 90년대 음악 방송처럼 연출해 시선을 끈다. 익숙한 노래, 성우, 영상미가 레트로풍을 강조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이내 노래 가사를 제품 쇼핑 정보로 꺾어서 반전 재미를 선사한다. 유튜브, 숏츠의 재미요소를 차용한 듯. 결국, 90년대 음악방송, 쇼핑 정보, 반전 유머 등 각각은 익숙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조합으로 충돌시켜 낙차가 큰 반전을 만든다. 그 결과, 타깃이 이해하기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7.0)
히트곡으로 향수 자극ㆍ주목도↑
또한 평론가들은 과거 히트곡을 동원해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주목도를 높였다고 분석했습니다.
가끔은 이성보다 감성이 먼저 반응하는 광고도 있다. 논리적으로 설득되는 게 아니라 감성적으로 공감이 되는 것이다. 이번 지마켓 캠페인이 정확히 그렇다. 복잡한 설명 없이 캠페인 소개와 혜택 전달이 끝이다. 그렇지만 그 방법이 대단히 유쾌하고 적합해서, 눈길이 가면서도 호감이 간다. 소개된 노래방에서 불러본 그 노래 편 외에 다른 편들까지 찾아보게 만들 정도로.
- 이형진 평론가 (평점 8.3)
'노래방'이란 형식을 빌려 현장감과 신남을 일상으로 끌어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체리필터의 상징적 노래를 소환해 '누구나 아는 그 노래'란 집단 기억을 즉시 점화한다. 무대가 아닌 노래방 콘텐츠를 차용해 관객을 '시청자'가 아니라 공연의 주체로 이동시킨다. 브랜드는 음악적 향수와 현재의 소비 행동을 잇는 참여형 브랜디드 콘텐츠의 허브가 된다. 과장된 세일즈 톤을 버리고 공감-참여-확산의 순환을 노린 장치가 영리하게 배치됐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6.0)
젊은층 효과 제한적이란 우려도
그러나 'G락페' 콘셉트 자체를 강조해 막상 이벤트의 구체적 내용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으며, 노래를 모르는 세대에겐 광고 효과가 낮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지마켓 프로모션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이 '락페스티벌' 콘셉트와 잘 맞고, 소비자에게 쇼핑을 하나의 축제처럼 느끼게 한다. 단순히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 넘어 개성과 무대의 매력을 적극 활용해 주목도를 높였고, 소비자로 하여금 즐거움과 공감을 동시에 유도한다. 브랜드 캠페인의 무게감을 가볍고 재밌게 풀어낸 것이 두드러진다. 다만 이게 꼭 'G락페'여야만 했는가? 하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던져진다. 구체적인 혜택이나 브랜드 자체의 차별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점이 아쉽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7.4)
전설적인 락 명곡을 활용한 기발한 접근과 유쾌한 변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설적인 락커들의 명곡을 재치 있게 바꿔 득템 상품을 자랑하는 가사로 연결한 것은 단순한 패러디를 초월해, 유쾌함과 더불어 강력한 각인 효과를 선사한다. 유머러스한 요소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성공적인 결합은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매우 모범적인 사례다.
다만 원곡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층에겐 광고의 매력이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잠재적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40 소비층에겐 향수를 자극하며 확실한 타깃 명중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사료된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7.0)
■ 크레딧
▷ 광고주 : 지마켓
▷ 대행사 : 차이커뮤니케이션
▷ 제작사 : 히어로 크리에이티브 얼리하이
▷ 모델 : 체리필터 조유진 손스타 연윤근 정우진
▷ CD : 박종훈
▷ AE : 이연호 구민정 백지현 노유정 오유라
▷ CW : 안시윤
▷ 아트디렉터 : 정규태 손수진
▷ 감독 : 봉진
▷ 조감독 : 심재형
▷ Executive PD : 윤민제
▷ 제작사PD : 배정훈
▷ LINE PD : 유지영
▷ 촬영감독 : 김명제
▷ 로케이션 업체 : 모노로케
▷ 편집 : 그루트 이범석
▷ 2D/합성 : 거스트앤게일
▷ ColorGrading : 루시드컬러
▷ 녹음실 : 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