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추진력, NH투자증권 'IMA 1호' 경쟁 무대 올렸다
[AP신문 = 조수빈 기자] NH투자증권이 윤병운 대표이사 사장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IMA(Investment Management Account, 종합투자계좌) 인가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IMA 1호’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중 IMA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윤병운 대표가 직접 태스크포스(TF) 팀을 총괄하고 있다.
이는 CEO 직할 체제를 통해 착수부터 심사 대응까지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판단에서다. TF는 리테일·운용 부문 부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고위 임원을 포함해 약 30명으로 꾸려졌다. 윤 대표는 격주 회의를 통해 준비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신청서 작성과 심사 대응도 직접 챙기고 있다. 실행력과 판단력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농협금융지주 공감대 이끌며 ‘유증 카드’ 성사…IMA 도전 길 열었다
윤병운 대표의 IMA 인가 의지는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성사시킨 데서도 읽힌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31일 이사회에서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결의했다. 신주는 할인 없이 2만150원에 발행돼 3225만8064주 전량을 최대주주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유증으로 NH투자증권은 상반기 기준 7조4809억원이던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인가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다.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매년 평균 3000억원가량 증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이나 가능했던 자기자본 8조원을 '유증 카드'로 앞당긴 것이다. 즉, 지주 내부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낸 윤병운 대표의 노력이 없었다면 올해 신청은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 4월 공개된 금융위원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운용규제 개편안을 살펴보면, 신청 시점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충족하면 됐던 규정이 내년부터는 최근 2개 사업연도 결산 기준으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현행 기준이 적용되는 올해 IMA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오는 2028년에나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은행지주 산하 증권사라는 점에서 유상증자로 몸집을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권의 경우, 과거 모회사 지원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선례가 적지 않아, 은행지주들이 증권 계열사에 자금을 투입하는 데 신중한 기류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병운 대표는 IMA 사업 영위가 유리하다는 근거로 지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성 검토와 함께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의사 결정에 약 2개월의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유상증자 참여 자체를 지주의 장기적 지원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 ‘IB통’ 윤병운, 리테일 시너지까지 축적…IMA 초기 시장 선점 채비
그리고 IMA 사업에 대한 윤 대표의 자신감은 본인 스스로가 'IB(기업금융) 전문가'라는 데 있다. 남다른 IB 역량을 고객과 공유하겠다는 목표로, IMA는 고객 예탁금을 IB 관련 자산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NH투자증권은 다양한 랜드마크 딜 수행 경험과 각종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상위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IMA로 유입된 고객자금을 그동안 축적된 IB 역량을 기반으로 모험자본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금융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기업과 실물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투자수익은 고객에게 환원한다는 구상이다.
윤병운 대표가 취임 이후 리테일 영업력 확대에 집중해 온 것도 IMA 사업에 대한 자신감의 기반이 되고 있다.
윤 대표는 IB·리서치·연금 조직까지 동원해 전사적으로 WM 영업을 강화했고, 그 결과 350조원대에 머물던 고객자산은 올해 2분기 411조원으로 15% 이상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IMA 상품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상품명, 운영 기간과 방안, 주요 타깃층, 출시 예정일 등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같은 윤병운 대표의 IB·리테일 시너지 전략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IMA 사업의 초기 투자 비용과 운영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MA 시장은 한 번 고객을 확보하면 이탈이 쉽지 않아, 초기 시장 점유율이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데, 초기 우량 고객 확보에 윤 대표의 준비된 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NH투자증권이 ‘IMA 1호’에 도전장을 낸 경쟁사와 달리, 유일한 은행계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측면도 향후 사업 영위에 있어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NH투자증권의 금융지주 유증에 따라 자본적정성이 제고되고 사업 경쟁력, 유동성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IMA 인가가 이뤄진다면 발행어음과 달리, 장기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수신 기반 다변화와 장기성 투자 자산과의 유동성 만기 매칭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IMA 사업은 국내 증권사들이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라며, "의사결정 속도와 집행력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을 ‘IMA 1호 사업자’ 경쟁권에 올려놓은 윤병운 대표의 리더십은 분명 주목할 지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