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있는 감성인가 차별적 시도인가…롯데칠성 탐스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5-09-22     황지예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1348]  ※ 평가 기간: 2025년 9월 5일~2022년 9월 12일

[AP신문 광고평론 No.1348]  배우 김수로, 이종혁이 탐스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 롯데칠성음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348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롯데칠성음료 탐스가 지난 9월 1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2012년 방영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배우 김수로와 이종혁을 캐스팅해 '탄산의 품격'을 내세웠습니다.

광고는 '우리가 익어가는 계절'이란 주제로, 다소 많이 익어버린 두 중년이 학생들 사이에서 축구를 하고, 장난을 치고, 수업시간에 소란을 피우는 등 평범한 학교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학생들과 어울리며 청춘을 누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잘 익었다는 건 지금의 젊음을 잘 즐겼다는 거니까'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마지막엔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로 얼굴을 알렸던 이종혁의 아들 이준수가 깜짝 등장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청춘도 되살리는 탐스

김석용: 메시지는 '잘 익었다'지만, 광고는 설익은 듯

이형진: 의도된 뻔뻔함이 주는 재미는 있었다. 

전혜연: 탄산의 품격으로 '잘 익은' 아재 청춘!

한서윤: 탄산의 '잘 익음'을 청춘의 '잘 익음'으로 비튼 신선함

홍광선: 과연 수요가 있는 감성일까? 

[AP신문 광고평론 No.1348]  롯데칠성 탐스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청각 부문에 7.2점을 주며 가수 이무진의 노래 '청춘만화'가 광고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고 평가했습니다.

예술성 시각 부문이 6.8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창의성은 6.3점, 광고 모델의 적합성은 6.2점, 명확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모두 6점을 받았습니다.

호감도는 5.7점에 그쳤습니다.

총 평균은 6.3점으로 보통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중년? 십대?…타깃 불확실해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잘 익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파악되지만, 타깃이 중년인지 십대 청소년인지 불분명하며 이 스토리텔링이 메시지를 전하기에 최선의 수단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48]  학교에서 장난을 치다 학생들과 함께 혼나고 있는 김수로, 이종혁. 사진 롯데칠성음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우리가 익어가는 계절'이란 제목에서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10여 년 전의 한국 드라마와 여러 일본 음료 광고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배경과 감성이 뒤섞여있다. 물론 어디선가 힌트를 얻는 것은 크리에이티브의 한 과정이겠으나, 익숙함과 익숙함이 어우러지다 보니 분명 처음 본 광고인데 몇번 본 광고 같은 역효과가 일어나는 듯하다. 

성장 드라마 형식 안에서 청량함과 활기를 보여주려 하지만 적합한 등장인물인지가 의문이고,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라고 보기엔 제품의 타깃에 적합한 감성인지 의문이다. 어떤 소비자를 타깃으로 어떠한 광고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진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6.7)

과일 베이스의 탄산 음료답게 '잘 익었다'는 과일 품질력을 '잘 익은 탄산'으로 전이시키려는 메시지는 이해하기도 쉽고, 설득력도 있다. 주 이용자층을 겨냥한 청춘드라마 형식이나 '청춘만화' 배경음악으로 분위기를 잡은 것도 합리적이다. 하지만 모델 전략과 영상 연출이 기획의도와 어긋난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풋풋한 청춘들 속에서 '잘 익었음'을 표현하기 위해 중년을 기용한 캐스팅은 엉뚱한 유머와 재미를 준다. 하지만 그로 인해 관심이 분산되고, 누구를 위한 재미인지 타깃도 불분명해진다. 결정적으로 '잘 익었다'의 의미가 왜곡, 변질될 위험이 있어 보인다. 기획 의도대로만 제작하면 포카리스웨트 광고와 유사해질까 우려가 됐기 때문일까. 차별적 기획 의도임에도 광고의 완성도와 전달력이 아직 설익은 느낌이라 아쉽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5.1)

'신사의 품격'을 떠오르게 하는 모델 캐스팅, 뻔뻔하게 의도된 부조화에서 오는 유머코드가 흥미를 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광고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사용한 것도 귀에 잘 붙는다. 그러나 광고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탄산음료와 '익어간다'란 카피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추측하기 힘들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4.9)

전형적 '청춘' 비틀어 신선함 제공

한편 청춘 드라마에 중년을 캐스팅해 소비자의 주목도를 올리고, 유쾌함을 확보했다는 긍정적 의견도 다수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48]  운동장에 누워있는 김수로, 이종혁과 학생들. 사진 롯데칠성음료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중년 배우를 교복 차림으로 내세워 '익음'이란 단어로 일종의 언어유희를 구사하며 서사를 확장한 점이 매우 인상 깊고 신선하다. '익어가는 탄산'과 '익어가는 청춘'의 이중 의미가 '탐스'라는 이름의 톤과 어울려 기억에 남는다. 제품 노출을 전면에 하진 않지만, 중년 배우와 십대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잘 익었다'는 제품의 USP만은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 놀랍도록 인상적이다. 또한 '놀다→목마름→탐스'의 맥락에서 음용 동기를 자연스럽게 만든 것 또한 기억에 남는다. 개연성보다 상징적 설정에 힘을 준 선택이라 몰입의 호불호는 존재할 것 같으나, 경쟁적 탄산 카테고리에서 '맛 묘사' 대신 '상황 체험'으로 차별을 시도했다는 점이 무척 신선한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7.6)

끝까지 보게 되는 유쾌한 광고다. '신사의 품격'으로 유명한 중년 배우를 내세워 '탄산의 품격'이 더해진 한 편의 청춘 드라마를 선사한다. 이들은 고등학생으로 변신해 잊었던 학창 시절의 추억과 유쾌한 순간들을 소환하며, 전 세대에게 웃음과 공감을 안긴다. 특히 '잘 익었다는 건 지금의 젊음을 잘 즐겼다는 거니까'란 카피는 '잘 익은 탄산'이란 탐스의 특징과 '인생의 노련미'를 절묘하게 엮어, 탐스를 단순한 음료를 넘어 인생의 즐거움과 연결해 유쾌하게 전달하며 깊은 인상을 준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7.7)

중년 배우의 청춘 회상이란 반전 콘셉트로 친근함과 유머를 살렸고, '잘 익은 탄산'이란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다만 전반적으로 배우 중심 연출로 구성돼 제품의 맛이나 차별성을 설명하는 부분은 간접적이며, 제품 자체의 명확한 USP 전달도 제한적이다. 단순 제품 광고가 아닌 브랜드 무드 필름에 가까운 성격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는 효과적이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5.9)

 ■ 크레딧

 ▷ 광고주 : 롯데칠성음료 

 ▷ 대행사 : 미니버타이징 

 ▷ 제작사 : 미니버타이징 

 ▷ 모델 : 김수로 이종혁 이준수 

 ▷ BGM : 이무진 (LEE MU JIN) - 청춘만화 

 ▷ CD : 양선혜 

 ▷ AE : 조윤영 안다영 조준희 

 ▷ PD : 김용일 

 ▷ 아트디렉터 : 이인호 김가영 노승경 

 ▷ 감독 : 양건영 

 ▷ 촬영감독 : 김은수 

 ▷ 조명감독 : 권순용 

 ▷ 아트디렉터(스텝) : 조효진 

 ▷ 편집 : 버나드쇼 

 ▷ ColorGrading : 더리메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