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설득력으로 애매모호해진 메시지…동원그룹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 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2025-10-10     황지예 기자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 평가 기간: 2025년 9월 19일~2022년 9월 26일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동원그룹이 브랜드 캠페인 '필요 시리즈'를 공개했다 . 사진 동원TV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355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동원그룹이 지난 9월 15일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입니다.

한 젊은 남성이 음악을 듣고 춤을 추며 거리를 걷다, 길을 찾는 관광객과 부딪칩니다.

마치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여성을 보며 꼭 도와줄 필요가 있나 고민에 빠집니다.

이때 '꼭 그럴 필요 있어?'라는 의문이 '꼭 그럴 필요 있어!'라는 확신으로 바뀌며, 동시에 흑백이었던 화면이 컬러로 전환됩니다.

이어 주인공이 서툰 영어로 길 찾는 것을 도와주는 모습과 함께 '되든 안되는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지막엔 '필요에 답하다' 슬로건으로 끝이 납니다.

하단에는 작은 자막으로 동원그룹의 2025 신입사원 채용 사실을 알립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필요' 시리즈 캠페인 '창조 편'의 한 장면. 사진 동원TV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해당 광고는 동원그룹이 지난 5월 선보인 그룹 PR '필요에 답하다'의 후속 캠페인으로, '도전' 편 외에도 '창조', '함께' 편 등 총 세 편의 '필요 시리즈'가 공개됐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큰 포부와 대비되는 여운

김석용: 좋은 이야기. 지금 동원이 그럴 '필요'는…? 

이형진: 너무 포괄적인 메시지는 울림이 부족하다

전혜연: 메시지와 연출의 부조화

한서윤: 제품 대신 태도를 판 커뮤니케이션

홍광선:  리쿠르트를 꼭 강조할 필요 있어!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동원그룹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세련된 연출이 눈에 띈다며 예술성 시각 부문에 가장 높은 6.5점을 부여했습니다.

예술성 청각 부문이 5.8점, 호감도가 5.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창의성은 5.5점, 광고 효과의 적합성과 명확성은 각각 5.3점, 5.2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5.7점으로 낮은 점수에 그쳤습니다.

좋은 가치에 낮은 설득력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속 강조된 '도전'이란 가치를 뒷받침하는 요소가 제시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설득력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도전'과 '필요'를 연결한다. 사진 동원TV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지난 5월에 '필요에 답하다'를 론칭한 이후, 슬로건을 더 가깝게 받아들이게 하려는 '필요'에 의한 후속 캠페인으로 보인다. '도전, 창조, 함께'의 멀티 캠페인 세 편으로 좋은 가치를 '필요'라는 슬로건으로 묶어 동원으로 전이시키려는 것 같다. 하지만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아직 이 가치들과 동원의 연결고리가 부족하고, 동원의 역할이 드러나지 않아 이미지 전이가 힘들다. 또 여기서 '필요'는 '가치'의 다른 말이다. 슬로건의 의미가 이전과 결도 다르고, 직관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힘들다. 아직까진 슬로건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고 동원과의 연결을 더 구축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영상은 '필요'를 흑백으로, '답'을 컬러로 구분하고, '필요 있어? 있어!'로 전환하는 등 색감이나 젊은 분위기 연출이 두드러지나, 의미적인 부분이 갸우뚱해지는 아쉬움이 크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5.2)

'필요에 답하다'를 '도전'으로 풀어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하나의 '태도'로 묶는다. 특정 제품을 알리기보단 '사람-현장-미래' 세 가지 요소를 교차해 기업의 문제 해결 역량을 전면에 세운다. 타이포·내레이션·비트의 삼박자가 '멈추지 않는 전진'의 이미지를 축적해 브랜드 태도를 각인한다. 카테고리별 사례를 깊게 담지 않는 대신, 도전·창조 등의 주제로 서사의 볼륨을 확보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나 성과가 부족하면 단순히 의지를 나열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정확히 동원이 어떤 그룹이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과적으로 '무엇을 파는가'보다 '어떻게 문제를 푸는가'를 전면화한 그룹 PR이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5.7)

작위적 상황 설적 아쉬워

또한 상황 설정이 작위적이거나, 전형적 기업 캠페인처럼 느껴진다며 연출에 아쉬움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여행 온 관광객에게 길을 알려주는 주인공. 사진 동원TV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길을 걷다 부딪치면 상식적으로 기대되는 반응은 '사과'다. 그런데 '길을 알려준다'는 상황 연출은 다소 억지스럽다. 이는 주인공의 행동 동기에 소비자가 공감하기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상황 설정의 논리적 일관성 결여로 이어져 광고 몰입도를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광고의 키 메시지와 거리가 먼 초반 춤추는 장면이 과도하게 길어 나이브한 느낌이 든다. 전반적으로 기업의 핵심 비전이나 지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왜 지금, 이런 콘텐츠를 송출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동원그룹의 오랜 역사와 다채로운 사업 영역에도 불구하고, 이 캠페인은 그룹이 지닌 고유의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명확히 각인시키지 못해 아쉽다. 메시지와 연출 간 괴리는 캠페인의 진정성을 약화시키며,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이나 공감을 이끌어내기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5.3)

'도전'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기업의 비전과 성장을 강조하며, 긍정적이고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구축한다. 다양한 장면과 내레이션이 어우러져 동원의 정체성을 탄탄하게 다지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그러나 전형적인 캠페인 구도와 익숙한 연출 방식이 새로움과 차별성을 약화시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다소 안전한 선택처럼 느껴지게 한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는 효과적이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기엔 부족하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5.3)

채용 안내…"더 강조" vs "이질적"

한편 광고 말미에 뜨는 신입사원 채용 안내 문구를 두고 일부 평론가들은 상반된 의견을 보였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355]  광고 하단에 신입사원 채용 문구가 등장한다. 사진 동원TV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올해 5월 '필요에 답하다'라는 론칭편에 이은 동원그룹의 리브랜딩 캠페인 본편으로 보인다. 보통은 론칭편에서 핵심가치를 선언하고, 본편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동원그룹은 론칭편에서 그룹의 계열사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그 이후 다시 모호한 가치들을 전하는 다소 혼란스러운 본편을 만든 것 같다.

전체 캠페인은 이번 평론의 대상인 '도전할 필요'편을 비롯해 '창조할 필요', '함께할 필요'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의 가치를 최적으로 담아냈다고 보기 어렵다. 답을 정해놓고 필요를 만들어낸 듯하다. 오히려 하단 자막으로 작게 전달한 신입사원 채용 소식을 과감하게 메인 소재로 삼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어려운 시대에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 자체가 기업의 리더십 확보에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6.5)

흑백에서 컬러 화면으로 전환되는 시각적 연출과 역동적인 모델의 움직임을 통해 '도전'이란 메시지를 인상적으로 연출했다. 하지만 '도전'이란 메시지가 동원그룹의 다양한 사업 영역과 명확하게 연결되지 않아 아쉽다. 특히, 광고 후반에 등장하는 채용 메시지는 앞선 '도전' 서사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젊은 감각을 시도한 건 좋았으나, 브랜드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명확히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6.0)

 ■ 크레딧

 ▷ 광고주 : 동원그룹

 ▷ 대행사 : 오리콤

 ▷ CD : 양희동

 ▷ AE : 이경원 이선용 안서연

 ▷ CW : 정수아 오현진

 ▷ 아트디렉터 : 이승훈 이주희 김지수 양주성

 ▷ 제작사 : 꾸욱꾸욱

 ▷ 감독 : 은용진

 ▷ 조감독 : 조군 남기찬

 ▷ Executive PD : 송문철

 ▷ PD : 최은아

 ▷ LINE PD : 김희래 조민서

 ▷ 촬영감독 : 구창모

 ▷ 2D/합성 : 이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