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73주년…김승연, 100년 향해 '원천기술 승부수' 던졌다
▣ "목표는 글로벌 선두…세계 최고 원천기술 확보가 미래 보장"
"국가대표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각 분야의 선두가 돼야 한다. 핵심 사업 분야의 원천기술로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해야만 미래가 보장된다"
[AP신문 = 박수연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9일 창립 73주년을 맞아 발표한 기념사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우리의 목표는 이제 글로벌 선두”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글로벌 선두로 나서기 위해서는 ▲냉철한 국제정세 판단 ▲신속한 네트워크 구축 ▲대담한 현지 진출이 관건이라며, 방산·조선 분야의 성공 경험 및 노하우를 그룹 전체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한국·미국 양국 간 협력의 핵심으로 자리한 조선 분야의 성과와 유럽·호주·중동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수출 확대 기반을 다진 방산 분야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러면서, 방산·조선·에너지·기계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원천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후발 주자가 선도자로 올라서는 첩경은 새로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AI 방산의 무인기 센서나 추진 동력, 첨단 항공엔진, 초고효율 신재생에너지 등 핵심 사업 분야의 원천기술로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의 기술이 인류의 내일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기술 개발에 전념해 달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헌신이 있어야 원천기술에 다다를 수 있다. 굴하지 않는 개척정신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김승연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73년 전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신념으로 창립된 한화그룹이 이제 국가 간 협상의 중추 역할을 하는 시총 100조 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한화그룹의 시총은 9월 30일 기준 127조700억원으로 올 초보다 3배 가까이 상승했다.
김 회장은 신중한 판단과 과감한 행동의 균형이 사업 성공의 요체라며, “안주하는 습성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 달라진 위상과 평가에 젖어 관행을 답습하는 순간이 바로 위기의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 전국시대의 역사서 ‘전국책’ 진책편의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구절을 인용해 “아직 갈 길이 멀다. 백리 가는 길에 구십리를 절반으로 아는 자세로 한화의 100년, 2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은 안전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 6월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방문해 “안전은 그 어떤 기술이나 전략보다 앞서는 가장 본질적인 경쟁력이자, 지속성장을 가능케하는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기념사에서도 "인식이 바뀌어야 행동이 따라간다"며, "임직원 모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확고한 기준을 세워 안전설비와 공정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승연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이고, 주인"이라며, "한화가 한화가족 모두의 꿈을 키우고 실현시키는 보금자리가 되길 바란다. 또 자랑스러운 한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추석연휴 이후 각 사별로 장기근속자 포상 등 창립기념행사를 하며 ‘사업보국’의 창업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