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으로 새로움 전달한 HD현대중공업 새광고
[편집자 주] AP신문 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의 광고평론은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자습서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광고 설명 등의 팩트가 잘못됐을 경우나 반론이 있을 경우 의견을 이메일로 (apnews@apnews.kr)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가급적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전화로는 의견을 받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417] ※ 평가 기간: 2025년 10월 24일~2022년 10월 31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417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HD현대중공업이 지난 10월 23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배우 김우빈이 모델입니다.
장난감 배가 부서져서 우는 어린 아이에게 김우빈이 다가가 "꿈이 있는 사람은 배가 부서졌다고 울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어 아이를 HD현대중공업의 조선업 현장으로 데려가, 장난감 배가 아닌 실제 배를 건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조선업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세계 1위 조선 강국으로 이끈 HD현대의 위용을 자랑합니다.
마지막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뉴스를 전달하며 '더 강한 조선 더 큰 대한민국'이란 메시지를 전하며 끝이 납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김우빈을 주인공으로 '진짜 멋있는 남자' 캠페인 시리즈를 전개한 바 있으며, 이번에 여섯 편을 합쳐 풀버전으로 새롭게 공개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기술의 설득력은 놓쳤다
김석용: 새로운 뉴스를 익숙한 포맷 안에 소화시킨 영리함
이형진: 지나친 뻔뻔함이 오히려 믿음을 준다
전혜연: 조선소의 빛나는 땀, 하지만 감정선은 정박 중
한서윤: 거대한 산업을 설명하지 않고, 한 아이의 안전이란 한 장면으로 정당화한다
홍광선: 광고도 리사이클 되나요? 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명확성과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7점을 주며 김우빈이 '진짜 멋있는 남자'란 콘셉트와 잘 어울리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광고에 재미를 더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창의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6.3점, 예술성 시각 부문은 6.2점을 받았습니다.
예술성 청각 부문은 6점, 호감도는 5.8점을 기록했습니다.
총 평균은 6.4점으로 평이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중공업' 재미있게 전달해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중공업이란 거대한 주제에 유머를 가미해 친근감 있게 풀어냈다고 호평했습니다.
조선·중공업 이미지를 '거대한 쇳덩어리'가 아니라 '아이 한 명의 안전과 꿈을 위해 움직이는 팀'으로 재배치한다. 거대한 선박 제작이나 구조 작업처럼 보이는 현장을 한 아이의 일상과 안심으로 연결시키며 '산업=보호자'란 내러티브를 만든다. 무겁고 추상적인 '국가 기간산업' 담론을 '아이의 일상'이란 아주 구체적 단위로 낮추는 전략이 돋보인다. 또한 모델로 김우빈을 기용해 기술적 신뢰와 인간적 책임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중공업이 ESG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할 때 자주 쓰는 '국가 성장 스케일' 대신, '보호'란 개념을 전면에 놓는 점이 차별적이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6.0)
4월에 온에어되었던 풀영상의 다양한 소재 중 하나를 편집해 한 편으로 만들었다.소비자들에게 공감 받기 어려운 B2B 기업 광고의 한계를 재미있는 설정으로 극복했다. 블럭으로 만든 배가 부서져 울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HD현대의 대형 선박을 경험시켜준다는 설정과 모델의 과장된 연기가 비현실적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보이게 한다. 다만 풀버전은 다양한 소재와 HD현대의 장점들이 이어지고 반복되면서 몰입이 되는데, 한 편만 봐서는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7.6)
포맷 재활용…효율적 시도
또한 몇 달 전 공개된 광고를 재활용한 점을 두고 평론가들은 세부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은 있으나 효율적이고 색다른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온에어 된 광고를 새로운 과제에 맞춰 다시 소재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HD현대중공업의 경우가 그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세계적인 조선업 경쟁력을 어필하고자, (APEC과 같은)새로운 대외 환경에 맞춰 내용을 재구성하고 편집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행히 기존 소재가 워낙 규모가 크게 제작됐기에, '더 강한 조선, 더 큰 대한민국'이란 새로운 키메시지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비록 중후반부 카피 흐름을 보면 이게 최선인가 싶지만, 이처럼 약간의 튜닝만으로 새로운 과업을 해내는 것은 실무적 측면에서 훌륭한 사례로 꼽을 만하다. 결과적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과제에 던져졌을 때, 완벽한 새로움보다 효과적인 리사이클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증명했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7.6)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뉴스를 기존 광고 형식 안에 소화시키려는 의도가 돋보인다. 별도의 광고를 만드는 것보다 고객이 받아들이기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며 뉴스도 명확히 전달한다. 광고 초반은 기존 포맷의 장점을 유지한다. '꿈'을 화두로, '배'를 소재로 꺼낸 일대일 대화에서 바다와 선박이 있는 기업의 규모감으로 전개되는 대비감이 여전히 인상적이다.
다만, 후반부는 다소 전형적이다. 배와 바다의 전형적 이미지, 기업간 합병 뉴스를 직접 언급하는 메시지가 이성적 인지에만 그치는 점이 아쉽다. 기존 캠페인에서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과장된 상황 설정으로 주었던 유머에 비해서는 딱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포맷이 다양한 소재를 담을 수 있음을 재확인했기에 추후 캠페인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해진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6.0)
서사 중심…중공업 존재감 약해
하지만 서사에 치중해 중공업 비중이 약하다는 등 아쉽다는 지적도 다수 있습니다.
무거운 중공업 이미지를 '아이의 장난감'을 중심으로 풀어낸 발상이 신선하고 창의적이다. 실제 작업 현장을 연상시키는 디테일과 리얼한 질감을 담아, 기술력과 현장성을 감성적으로 전달했다. 팀워크와 협업의 가치를 강조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조직 문화와 사회적 책임을 부각시킨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감동 중심 서사에 치중하면서 중공업이란 핵심 비즈니스의 전문성과 신뢰감이 다소 희석된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산업 브랜드가 가져야 할 기술적 무게감과 설득력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4.0)
조선업의 거대한 스케일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안정적인 기업 광고다. 묵직한 내레이션과 함께 노동의 현장을 팀워크와 책임감으로 풀어내며, 산업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전환해 인상적이다. 또한 광고 말미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의 협업 메시지를 완성한 구성도 자연스럽다. 다만 전체적으로 완성도는 높지만 감정의 고조나 클라이맥스가 약해, 여운이 짙게 남지는 않아 아쉽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7.1)
■ 크레딧
▷ 광고주 : HD현대중공업
▷ 모델 : 김우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