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協, 세무조사 8억 추징 논란…회원들 "철저히 규명해야"

▣ 안전사업에 대한 부가세 탈루 혐의로 통합세무조사 후 약 8억원 추징 ▣ 하원선 협회장 "안전사업, 부가세 과세 대상인지 자문 받을 계획"

2025-11-10     조수빈 기자
©AP신문(AP뉴스)/이미지 제공 =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하원선 협회장

[AP신문 = 조수빈 기자] 법정단체인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세금탈루 혐의로 국세청 통합세무조사를 받았다. 통합세무조사는 납세자의 모든 세금신고 내역을 한번에 들여다보는 대대적인 조사로, 대형 법정 직능단체가 세금탈루로 통합세무조사를 받고 세금 추징까지 이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0일 세정당국에 따르면,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안전사업의 부가세 탈루로 국세청으로부터 8억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 역시, 지난 9월 19일 걍남 거제에서 열린 협회 이사회에 참석해 추징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협회장은 7월 협회 이사진 SNS 단체대화방에서는 "협회를 상대로 한 통합세무조사가 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또 “협회가 안전사업에 대한 부가세를 납부 안 하다가 납부하는 이상한 단체이며 세금탈루를 많이 하는 곳이라는 탈루 정보에 따라 세무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해, 안전사업의 부가세 탈루 여부가 주요 조사 대상이라는 점을 밝혔다.

'안전사업 부가세'는 협회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수주한 기초안전지원사업 등을 수행하며 용역비를 받고도 부가세를 내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협회는 2010년부터 산업안전보건공단의 공모에 참여했는데, 내부통계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간의 수주액이 총 258억여원에 이른다. 주관협은 이 사업과 관련해 수입금의 10%인 부가세를 2022년 이후에만 냈고,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부가세 약 23억원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 협회장이 세무조사 사실을 공개한 이후 협회 회원들은 ‘협회장은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회원들에게 상세히 보고해주기 바란다’며, 전후 사실에 대한 세부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아직까지 회원들에게 세무조사 이유와 결과 등에 대해 보고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하원선 협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안전사업 부가세는 2023년 납부한 바 있다. 당시에는 납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현재 안전사업이 부가세 과세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별도로 자문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하 협회장은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제기된 해외여행 관련 주장 등에 대해서는 "이미 고소 절차를 거쳐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협회 사무총장은 국장 시절 부가세 탈루액 중 일부를 협회 사업이익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또 일부는 관계자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전사업과 무관한 협회장, 사무총장 등 협회 간부들에게도 상여금을 나눠준 것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2억원을 들여 협회 간부 등에게 외국 안전사업시찰 명목으로 관광성 해외여행을 5년간 제공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협회 홈페이지에는 "사무총장이 2010년 이후 교육국장, 안전국장 등을 지내면서 안전사업 수행과 수입금 배분 등을 총괄해왔다", "세금문제도 사무총장이 당시 협회장들과 협의해 처리해왔다”는 등, 일부 회원들의 비판의 글이 이어졌다. 

한 회원은 "이번 세금 추징을 포함해 전 집행부 시절 이뤄진 특별감사 결과 드러난 여러 문제점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어 여러 회원이 이상하게 여기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했고 세무조사도 나왔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규명할 것은 규명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전국 주요 아파트 등의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는 주택관리사들의 단체다. 1990년 설립돼 1992년 사단법인이 됐으며 2004년 설립 근거가 공동주택관리법에 들어가 법정단체가 됐다. 전국 의무관리 공동주택에 관리사무소장 등으로 배치되는 주택관리사 자격자 가운데 1만6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전국 조직을 두고 있고 회비, 교육사업 수익, 안전사업 수익 등 연간 150억원가량의 예산을 집행하는 국내 대형 직능단체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