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회적가치 측정·관리할 '새로운 자본주의' 필요"
▣ '도쿄포럼 2025',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주제로 개최 ▣ "AI로 사회적가치 정량화…'인센티브' 관리 새 자본주의 틀 필요"
[AP신문 = 박수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환경 문제, 사회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 창출되는 사회적가치를 측정·관리할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5’에 참석해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복합적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가치 측정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한다.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급격한 기술발전, 지정학적 불안정 등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공동 개최해온 국제 포럼이다. 올해는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 다양성, 모순, 그리고 미래 (Rethinking Capitalism: Varieties, Contradictions, and Futures)'를 주제로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진행한다.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기도 한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존 자본주의는 재무적 측면만 집중하고 사회적가치에 대해서는 보상이나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가치란 단순히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을 뜻한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회적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가치의 측정과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사회적가치는 쉽게 측정할 수 없어,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자원의 최적 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인공지능(AI) 등 기술변화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사회적가치를 측정하는 데 많은 거래 비용이 필요했고 데이터 부족 등의 한계가 많았지만, 현재는 디지털 기술과 AI라는 측정 측면의 아주 좋은 도구가 있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의 체계적 측정과 평가가 가능해지면 우리는 자원을 다르게 배분하고 행동을 바꾸기 위한 인센티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새로운 자본주의'라고 부르며 자본주의가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포함하게 되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훨씬 더 나은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가치의 정량화 사례로 SK가 계열사 단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적가치 측정’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SK에서는 계열사별로 일자리 창출, 납세, 환경 영향, 지역사회 기여 등 다양한 항목을 플러스·마이너스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렇게 측정이 시작되면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제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는 재무적 가치 창출에 머물지 않는다. 최소한 사회적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것을 넘어, 매년 이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것이 목표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자원 배분 기준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재무 성과 중심에서 사회적가치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도쿄포럼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마리안 베르트랑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경제학 석좌교수, 고지마 후히토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김선혁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호시 다케오 도쿄대 경제학과 교수 등 학계 및 경제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해법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