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현민이 '마이콜'인 노브랜드 버거 광고, 인종차별일까 ②
<아기 공룡 둘리> 패러디한 '노브랜드 버거' 광고 마이콜은 흑인 희화화한 캐릭터일까 마이콜과 한현민이 어떻게 소비되는지 들여다봐야
마이콜은 흑인을 희화화한 캐릭터가 아니므로 광고에는 문제가 없다
마이콜이 흑인을 희화화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아이디 dongs*******는 "마이콜은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는 가수 지망생인데 그게 왜 인종 비하적인 캐릭터냐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디 limmi***는 "마이콜 캐릭터에 문제가? 기본적으로 노래는 못 부르지만 꿈을 가지고 사는 멋진 옆집 형으로 나오는데. 저는 이 광고가 흑인 모델에게 늘 정장이 아닌 스포츠웨어를 입히는 것보다 차별의 요소가 없다고 보이네요"라고 했습니다.
마이콜 캐릭터가 오히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데 쓰인 적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이디 how_r****************는 "만화뿐 아니라 그 캐릭터를 이용한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 비슷한 것도 했구요"라고 했습니다.
알아보니 사실이었습니다. 2004년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마이콜은 다문화가정과 아동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법인 '한국펄벅재단'의 홍보대사로 선정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 평론가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마이콜은 만화에서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그냥 한국인이라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생김새와 피부색으로 마이콜의 인종이 무엇인지 관심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한현민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평론가는 "노래를 못하는데 가수 지망생인 게 희화화라는 의견도 그렇습니다. 흑인은 노래를 못하면 안 될까요? 흑인이 노래를 잘한다는 것도 흑인에게 심어진 하나의 편견입니다. 그리고 마이콜이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매일 가수의 꿈을 꾸고 연습했습니다"라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어떤 만화 캐릭터가 있고, 누군가 그를 닮았다고 이야기할 때 캐릭터의 피부가 까맣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 캐릭터 피부가 까말 때만 사람들은 국적을 생각할까요? 마이콜이 무슨 국적인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현민도 그렇습니다. 한국인 한현민과 한국인 마이콜은 많이 닮은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평론가 말을 듣고 마이콜과 한현민을 다시 보니 실제로 닮은 면이 있었습니다. 검은 피부와 곱슬머리뿐 아니라, 차별을 받았다는 것 또한 닮았습니다.
만화영화 속 마이콜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부색이 검다고 연인에게 차이고, 서커스단에 납치당해 쇼를 벌이는 동물들 옆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외국인 아니냐며 대뜸 물어보기도 합니다.
한현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현민은 어린 시절 친구들의 부모가 한현민을 보고 친구에게 "함께 놀지 마"라고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중학생 때는 축구부에 있었는데 친구가 "우리 반에 용병 있다"고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한현민은 한국인인데 말이에요.
마이콜과 한현민의 피부색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
예롱 작가와 이재민 만화평론가는 마이콜 캐릭터를 한국 사회가 소비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어린 시절, 독자분들께서도 한 번쯤은 피부가 까무잡잡한 친구가 "마이콜"로 불리는 걸 들은 경험이 있을 거예요.
문제는 '피부가 까맣다고' 놀린 것에 있지 않습니다. '피부가 까만 것'을 놀림거리 삼은 것이 문제입니다.
피부가 까만 것은 까만 것이지 놀림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마이콜 캐릭터를 인종차별적 요소로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실제로 노브랜드 버거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친구를 태그해 "너 광고 찍었어?" "이 광고에 너 나와"라고 하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피부가 까무잡잡한 친구를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댓글을 달며 한현민의 피부색을 놀림의 대상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 광고가 인종차별인지 아닌지 이야기하기 위해선 많은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사람들이 마이콜과 한현민의 피부색을 놀림거리 삼은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문제라고 보입니다.
신세계푸드 홍보팀 관계자는 "<아기 공룡 둘리>의 라면송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광고입니다. 과도한 논란이 오히려 잠재적인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입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과도한 논란'보다, '더 나은 논쟁'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예롱 작가는 "저는 사실 이런 논쟁이 일어난 것 자체가 기뻐요. 그만큼 사람들이 이제는 인종차별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