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슈퍼볼 ④] 올해 슈퍼볼 광고에 등장한 여러 성 소수자들

50여 개 브랜드 중 9개

2020-02-16     하민지

[AP신문=하민지 기자] 2007년, 스니커스 슈퍼볼 광고가 논란을 빚은 적 있다. 

두 남성이 스니커스 초코바를 나눠 먹다 키스를 했는데, 남성성을 잃었다 생각해 둘 모두 절규하며 가슴 털을 쥐어뜯은 내용을 담은 것.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거다', '그게 아니라 남성성에 대해 조롱한 거다' 등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올해 슈퍼볼 광고는 그때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성소수자가 출연했다. 50여 개 브랜드 중 9개가 성소수자가 모델인 광고를 내보냈다. 

미국 동시 시청자만 1억 명이 넘고 온 가족이 즐겨 보기도 하는 슈퍼볼 광고에 성 소수자들이 많이 출연했다고 하니 신이 난다. 세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하나하나 만나보자.

1. 터보택스

영화 '허슬러(2019)'에 출연했던 트랜스젠더 미국 배우 트레이스 리셋과,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인 미국 모델 아이시스 킹이 출연했다. 리셋과 킹은 "모든 사람은 세금 내는 사람"이라는 중독성 있는 CM에 맞춰 춤을 춘다.

2. 언더아머

미국 국가대표 축구 선수이자 레즈비언인 켈리 오하라가 출연했다. 오하라 선수는 월드컵 우승 후 여자친구에게 달려가 키스 세레머니를 선보인 적 있다.

3. 아마존 알렉사

NBC 토크쇼 '엘렌 쇼'의 진행자인 엘렌 드제네러스와 오스트레일리아 배우 포티아 드 로시 레즈비언 커플이 출연했다. 이들은 2008년 결혼식을 올렸다.

4. 타이드

팬섹슈얼(범성애) 성향을 커밍아웃한 캐나다 배우 에밀리 햄프셔가 모델로 나섰다.

5. 버드와이저

최근 결혼한 레즈비언 축구 선수 부부, 알리 크리거와 애슐린 해리스가 등장하는 광고다. "위대한 미국인은 버드와이저를 마신다"는 내용으로 미국인의 '국뽕'을 고양한다.

6. 사브라 허머스

드래그 퀸 김치와 미스 크래거가 출연했다. 김치는 한국인이다. 한국인이 슈퍼볼 광고 모델이 된 것은 2013년 가수 싸이(피네이션) 이후 처음이다.

7. 도리토스

작년에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가 배우 샘 엘리엇과 함께 재치 있는 댄스 배틀을 벌이는 광고다. 릴 나스는 올해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빅히트 엔터테인먼트)과 합동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8. 팝 타르트

미국에서 국민 과자라 불리는 팝 타르트에는 조나단 반네스가 모델로 나섰다. 넷플릭스의 리얼 버라이어티 쇼, '퀴어 아이' 출연자로 유명한 논바이너리(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을 벗어난 사람)다.

9. 올레이

캐나다 유튜버이자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인 릴리 싱이 모델로 출연했다. 여성만의 우주를 만들겠다는 올레이의 실험에 동참하기 위해 우주복을 입고 우주인 연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