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② 삼성,언론,언론人
2018-04-05 김재일
[AP뉴스= 김재일 기자] '스트레이트'에서는 데스크나 국장이 삼성측에 주요 정보를 미리 흘리거나 내부 인사 내용을 보고(?)한다고 폭로했다. 어떻게 기자가 내부 정보나 기사내용을 알려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자의 자질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문자를 건넨 이가 기자가 아니고 영업을 하는 지위라고 생각하면 전혀 이상할게 없다. 일부 언론사의 광고국 직원이 광고를 수주할 목적으로 광고주에게 기사 소스를 미리 흘리거나 정보를 건네는 경우는 가끔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 기업과 언론의 기사를 통한 광고 거래>>
내부 정보를 흘려 광고주의 환심을 사서 광고를 수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골적으로 사설이나 칼럼, 기획기사 등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는 경우도 있다. 기사를 통한 광고거래가 '스트레이트'는 마치 삼성에게만 국한되듯이 보도를 했지만 상위 광고주 기업에게는 다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이나 한화그룹, CJ, SK 등의 재벌 오너가 구속될 때 구속을 당연시 하며 비판적으로 쓰는 신문의 칼럼을 본 적이 있는가? 우호적인 기사를 쓰는 대가는 바로 광고나 협찬이다.
흔히 네거티브 기사라고 하는, 기업 입장에서 비우호적인 기사를 썼을 때도 기업은 광고로 기사를 막는다. 불리한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와 광고 거래를 통해 기사를 '톤다운'시키거나 전혀 다른 기사로 대체하는 것이다.
하지만 광고비가 넉넉하지 못한 중소규모의 기업은 그렇지도 못한다. 이럴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소위 '밀어내기'다. 밀어내기란 자사에 불리한 기사가 나올 때 통상적인 평범한 기사를 대량으로 내보내서 불리한 기사를 포털의 첫 페이지나 상단 검색 에서 후순위로 밀려나도록 하는 기법이다.
주로 대행사를 통해 진행한다. 밀어내기를 하다가 한계에 부딪혔을 때 광고로 기사를 막기도 한다.
본 기자가 삼성을 '쉴드'친(옹호한) 이유는 MBC '스트레이트'의 내용이 비단 삼성과 특정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언론사와 기업과의 사이에서도 볼 수 있는 일이다. 스트레이트의 보도가 다소 아쉬운 점이다.
더 나가면 우리나라 영업의 비정상적인 민낯이다. 그러기 때문에 '김영란법' 같은 제도도 생기지 않았나. 기사와 광고를 통한 은밀하고 어두운 '영업'을 중단해야 된다. 그 동안 일부 언론·기업은 청탁과 외압이라는 무기를 주로 사용하는 구시대의 영업을 해왔다. 공정한 거래를 통해 4차 산업 시대에 맞는 영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된다.
삼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면 과감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어쩌면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본보기로 언급됐을 수도 있다. 삼성은 구시대적인 언론관리 행태를 지양하고 투명하게 대응을 해야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것이다. 당장 불리한 기사가 나가더라도 감내하고 더 성찰하고 자정을 해야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론이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사회의 공기가 되려면 광고로부터 자유로워야 된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 '앵벌이'(광고 영업)를 하는 기자라고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언론인의 위상을 저널리스트로 회복시키는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1편 보기 -> ① 삼성,언론,언론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