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친구 의자왕과 기저귀장인 하기수
2018-08-06 김효진
[AP뉴스=김효진 기자] ‘역사’라는 키워드를 재밌는 방식으로 활용한 온라인 광고 두 편이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광고는 사뭇 진지한 성우의 내레이션까지 어우러져 마치 진짜가 아닐까 싶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먼저 ‘유한킴벌리’의 아기 기저귀 ‘하기스’는 KBS ‘역사스페셜’을 그대로 패러디한 ‘하기스 역사 스페셜’을 선보였다. '기저귀 장인 하기수' 집안을 등장시켜 얼마나 정통성이 있는 제품인지, 더 좋은 기저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연구를 기울여 만들어 내고 있는지 강조한 영상이다.
‘역사스페셜’이라는 점잖은 프로그램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위트 있는 내레이션을 통해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저절로 웃음이 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이 광고를 보고 난 후에 마트에 간다면, 저절로 ‘하기스’에 손이 갈 것이다.
반면 ‘바디프렌드’의 ‘의자왕과 삼천연구원’ 광고는 ‘역사’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간 광고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의자왕과 삼천궁녀’ 이야기를 차용해 바디프렌드 안마 의자의 역사로 탈바꿈시켰다.
‘백성의 몸은 임금의 몸이자 나라의 몸’이라고 생각한 의자왕이 백성들의 건강한 몸을 위해 오랜 연구 끝에 ‘안마 의자’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이자 배우 ‘김상중’이 출연하고 내레이션까지 맡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태도를 보여준다.
시종일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연기하지만, 역시나 그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재밌는 유머가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 ‘의자왕’이 ‘안마 의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가짜 역사지만, ‘바디프렌드’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은 ‘진짜’라는 것을 눈치챈 소비자들은 조금 더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영상 광고는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지만, ‘잘 만든 스토리텔링의 힘’은 긴 영상에도 예외 없이 유효하다는 것을 두 개의 광고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