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광고]한글날에 생각해보는 '식석갓세'
2018-10-08 박혜미

[AP뉴스=박혜미 기자] 2016년 SSG광고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톱스타 공유와 공효진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는 신세계 약자인 SSG를 한글 초성 발음으로 변환하여 ㅅㅅㄱ 즉 '쓱'으로 표현했다. 광고는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다. LG Fashion은 'LF'몰의 LF가 한글의 냐와 표기가 비슷한점에서 착안하여 '냐'몰이라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
얼마전 신세계는 '쓱'광고 2탄을 공개했다. 두 번째 광고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는 모양새다.
두 번째 광고는 일상의 모든 대화의 자음을 ㅅㅅㄱ로 바꿔 말한다. 예를 들면 '믿음이 확 가네' 라는 말을 '싯슷기 솩 가세'로 바꾼다. 모음은 그냥 놔둔채 자음만 바꾼 것이다
예상대로 사람들의 관심도는 높아졌다. "도대체 무슨말이야?","외계어다" 라고 평을 하면서도 재미있다는 반응과 기발하다는 반응도 많다.
광고에서처럼 자음을 특정 자음으로 변환하는 것은 과거부터 놀이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노래 가사의 모든 받침을 특정 자음으로 바꿔 게임을 하는 것이다. 가령 동요 '산토끼' 노래가사인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의 가사의 받침을 전부 ㅇ으로 바꿔 '상토끼 토끼야 어디릉 가느냐'로 부르는 식이다. 이런 놀이는 가끔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에서 게임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바꿔 단어를 만드는 이른바 '야민정음'이 유행한다. [JTBC]의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명작'을 글자가 비슷한 '띵작'으로 바꿔 소개한다. 명배우도 '띵배우'로 발음하기도 한다.
이 같은 예는 아주 많다. SNS에서 대화를 할 때 유재석을 '윾재석'으로 귀엽다를 '커엽다'로 바꾸기도 하고 심지어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을 '세종머왕'으로 바꿔 표기하는 일도 있다.
한글을 비슷한 모양의 다른 한글로 바꿔 표기하거나 영문을 한글로 표기하는 놀이는 최근 갑자기 발생한 현상이지만 광고계와 언어학계 모두 한글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사례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쨌든 신세계의 광고는 효과 측면에서 보면 대성공이다. TV를 켜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서기서 소각소각'(어디서 또박또박)이라는 말이 튀어 나오면 무슨말이지? 하며 TV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