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자 이거시야말로 새옹지마 광고'닷'

2018-11-26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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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스= 김지민 기자]  잘 만들어 놓은 광고의 온에어만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모델 리스크 이슈가 터지면 일반적인 대처 방법은 이랬다.

1.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모델을 새로 발탁하여 새 광고를 찍는다.
2. 모델 이슈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온에어 한다.
3. 그냥 돈버리는셈 치고 쿨하게 광고를 포기한다.
4. 미친척하고 광고를 내보냈다가 고객들로부터 '오지게' 욕먹고 광고를 중단한다.
이런식으로 대처했다.

그러나 [피자헛]은 달랐다. 광고를 제작하기전 모델이 나온 콘티를  모델의 등장 장면에 과감히 사용하여 모델 이슈를 정면 돌파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와 회의를 거듭했겠는가? 어쩌면 이 기사 위에서 열거한  대처법 1~4중에 하나를 적용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자헛은 모험을 했다. 더 악화되어봤자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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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자헛의 슬기로운 대처법

거기서 더 나가 피자헛은 "당황할" 광고를 내보낼 수 밖에 없는 '메이킹' 필름도 함께 만들었다.

한탄조로 해명을 한 그 영상은 피자헛에 입사한지 3년된 마케팅 사원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이다. 

그랬다. 피자헛은 그동안 사람 모델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광고를 해왔었다.  그러다가 낚시프로그램 '도시어부'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중인 래퍼 '마이크로닷'을 모델로 발탁한 것이다.

광고를 다 제작해놓고 온에어를 3일 남긴 어느날. 정말 운이없게도 마닷의 집안 과거사로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광고를 내보낼 수 없게 됐다. 우리가 보는 이상하고 당황스런 광고는 이런 속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만약 아무런 이슈없이 콘티 부분을 드러낸 광고를 상영했다면 부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콘티가 나온 장면이 누구의 대체용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고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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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자헛 광고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오히려 이상하고 당황스런 광고는 더 주목을 받게 되었고 광고 효과는 더 높아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댓글 반응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어떤 누리꾼은 그동안 도** 피자만 먹었는데 이제는 피자헛을 먹어야겠다는 댓글도 썼다. 매출효과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피자헛의 당황한 광고 덕분에 앞으로 모델 이슈로 광고를 못하게될 때 콘티를 사용하는 대처법이 또 등장하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때는 어느 누구도 당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