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364] ※ 평가 기간: 2021년 7월 29일~2021년 8월 4일
[편집자 주]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해당 광고평론을 보신 광고 제작진이 의견을 (apnews@apnews.kr)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AP신문=김민지 기자] 피자헛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구독자 140만 명에 육박하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정재형을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피식대학'은 세 명의 코미디언들이 만든 채널로, 정재형은 이 채널에서 다양한 부캐를 넘나들며 활동 중입니다.
광고는 그 중에서도 '05학번이즈백'이라는 콘텐츠에서 정재형이 맡은 '정재혁'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05학번이즈백'은 세 명의 복학생을 통해서 2000년대 중반 유행했던 스타일을 재현하는 레트로 콘셉트의 콘텐츠로, 정재형은 통통한 몸매와 다르게 인기 있는 쇼핑몰 모델이고 랩도 잘하고 춤도 잘 추며 '잘생김을 연기'하는 정재혁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광고는 정재혁의 유행어 "어, 왔니?"로 시작됩니다.
정재혁은 "난 가끔 춤을 추고 싶을 때가 있어"라고 말하며 MP3로 음악을 틀고 치명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는 '음악과 춤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 마약피자' 등 인터넷 유행어를 활용한 카피를 말하며 '마니아 피자'의 네 가지 맛을 홍보합니다.
피자헛은 '마니아 피자'로 저가형 피자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정재혁을 통해 유튜브식 B급 코드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정재혁과 피자헛이 콜라보한 '피자혁' 굿즈를 홍보하며, '토핑으로 맛의 뽀대를 완성하다'라는 카피로 한물 지난 인터넷 유행어를 사용하는 복고 콘셉트에 방점을 찍습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이 광고의 예술성 시각 부문에 4점을 주며 캠코더로 찍은 듯한 화질과 화면 비율, 타이포 그래피 등으로 2000년대 중반 레트로 느낌을 물씬 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정재혁 캐릭터의 트레이드 마크인 모자를 빨간색으로 바꾸는 등 피자헛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잘 활용해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고 봤습니다.
광고 모델의 적합성도 3.5점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광고 효과의 명확성과 적합성에는 2.5점의 낮은 점수를 주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피자헛 제품이 드러나지 못해 광고 효과가 높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시각적으로 복고 콘셉트 구현 훌륭해
평론가들은 시각적인 디테일을 잘 살려 복고풍 느낌을 살렸으며 피자헛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통해 피자헛 브랜드를 각인시켰다며 호평했습니다.
피자헛의 고민거리였던 올드한 이미지를 이 광고에서는 오롯이 받아들였다. 상반기 국내 유튜브 최고 화제에 손꼽히는 '피식대학'의 정재혁을 기용한 것은 좋은 한 수다. 그의 시그니처인 모자를 빨간색으로 바꾸는 등 설정에 꽤 많이 신경썼다.
- 김동희 평론가 (평점 3.1)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피식대학' 인물을 섭외한 점이 발상의 전환이다. 특히 피자헛의 경우, MZ 세대가 학창시절 때 즐겨 찾았던 피자 프렌차이즈 중 하나여서 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그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인물과 소재를 활용해 브랜드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효과를 준다는 점에 긍정적이다. 또한 빨간색을 돋보이게 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인지하는 데에도 보탬이 된다.
- 김진희 평론가 (평점 3.6)
복고풍의 올드스쿨 콘셉트와 모델의 조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피자헛 상징색과 모델 정재혁의 의상도 찰떡처럼 잘 어울린다. 광고 내내 피자헛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자막이나 영상의 지직거리는 디테일까지 레트로를 위해 신경 쓴 티가 난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3.3)
이은찬 평론가 또한 "복고풍의 폰트, 화면 편집, 자막 효과, 캠코더로 녹음한 듯한 화질, 그리고 엉성한 카메라 무빙과 화면 비율까지 사소한 디테일을 잘 표현해 곳곳에서 재미요소를 느낄 수 있는 광고다"라고 말했습니다.
제품 설명은 부족해
'피식대학' 모르는 소비자에겐 역효과
하지만 정재형 캐릭터만을 너무 내세우다보니 '마니아피자' 제품의 존재감이 희미해서 아쉽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합니다.
정재형의 존재감에 피자헛이 묻힌 느낌이다. 또한 신제품 '마니아 피자'를 소개하고 있지만, 굿즈만 인상에 남는다. 피자헛 브랜드 광고였다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신제품 광고였던 만큼 정재형 홍보 영상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측면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광고다.
- 이정민 평론가 (평점 3.3)
광고 하나에 너무 많은 욕심을 냈다. 피자 메뉴를 일일이 나열하는 것부터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는데, 굿즈나 배달 할인까지 너무 많은 메시지를 한꺼번에 눌러 담다보니 끝에 가서는 광고가 버겁게 느껴진다. 숏폼 형태로 바이럴에 집중한다면 괜찮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노광욱 평론가 (평점 3.3)
김진희 평론가 또한 "브랜드 홍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제품 설명은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이은찬 평론가는 '05학번이즈백' 콘텐츠를 접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광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을 우려했으며, 김동희 평론가는 피식대학 구독자 수에 비해 광고가 화제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혹평했습니다.
이 광고는 소비자가 모델로 등장하는 정재혁과 '05학번이즈백'이라는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는가에 따라 광고 효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05학번 이즈백'이라는 콘텐츠를 접한 적 있는 소비자가 본다면 광고를 이해하기 쉬워 호감가는 광고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해당 캐릭터와 콘텐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광고 시청자에게는 광고 효과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 이은찬 평론가 (평점 3.4)
댓글 화력과 조회수를 보면 피식대학의 141만 구독자가 이 광고를 전부 알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피식대학 채널에 보다 적극적인 흡수를 노려 광고 도달 범위를 넓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피자헛 is back'이라는 슬로건과는 맞지 않는 '마니아피자'라는 신제품 광고인 점도 아쉽다. (평점 3.1)
- 김동희 평론가
한편 이정구 평론가는 광고 속 레트로 콘셉트의 디테일이 조금 부족하다고 지적했으며, 정재혁 외에 정재형이 가지고 있는 다른 부캐를 활용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첨언했습니다.
세일즈에 초점을 두고 그 시대의 트렌드에 충실했던 피자헛이 2020년 양준일에 이어 올해는 '피식대학'의 정재형을 모델로 선택했다. MZ세대를 겨냥한 듯, TV 출연 연예인이 아닌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섭외한 것은 이례적 도전으로 보인다. 영상을 통해 신메뉴와 함께 피자혁 굿즈를 공개한 점도 MZ 타깃을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유행하는 요소를 갖췄으나 가장 중요한 디테일과 모델 활용 방법이 아쉽다.
우선 모델 정재형은 피식대학 세계관에서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광고에서는 05학번이즈백의 정재혁만이 등장한다. 피식대학이 갖춘 세계관을 잘 활용했다면, 1인 다역의 스토리라인이 살아나지 않았을까.
또한 음악에도 아쉬움이 존재한다. 05학번이즈백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인데, MP3에서 'music start'와 함께 나오는 배경음악은 2010년 중후반을 풍미한 EDM이어서 캐릭터와 연계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정재혁 캐릭터는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과 말투, 패션, 스토리가 결합했을 때 비로소 웃음 포인트가 발생하는데, 2005년도를 배경으로 하는 캐릭터가 EDM에 맞춰 춤을 추니 어색하다.
- 이정구 평론가 (평점 2.0)
■ 크레딧
▷ 광고주: 피자헛
▷ 대행사: 펜타클
▷ 제작사: 1NDIGOㆍ화이유
▷ 모델: 정재형
▷ CD: 김대영
▷ AE: 김대희ㆍ박혜영
▷ 편집실: 1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