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AP신문 = 배두열 기자] LG그룹의 첫 여성 CEO로 기대를 모은 LG생활건강 이정애 사장이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북미 시장의 MZ세대를 정조준하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야심차게 공개한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IMPRINTU)가 스타트업의 기술 도용 의혹으로 논란이다. '뷰티테크'와 북미 시장은 이정애號가 18년 만의 역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내세운 지점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는 “LG생활건강의 ‘임프린투’가 자사의 ‘프링커’(Prinker)를 모방했다”고 주장,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커코리아는 2015년 12월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2018년 1월 ‘프링커 프로’를 비롯한 타투 프린터들을 출시했다. 이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앱과 기기를 연결, 원하는 타투 디자인을 선택해 화장품 잉크를 피부에 그리는 방식이다. 

프랑커코리아는 LG생건이 이 같은 제품 콘셉트를 도용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9년 1월 LG생건의 타투 프린터 협업 제안에 따라 그해 6월 제품 공급 및 협업을 골자로 한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으나, 이후 논의가 중단됐을 뿐 아니라, LG생건이 이듬해 9월 ‘타투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디자인 특허를 등록하고 자사 제품을 LG생건이 구매해 간 점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생건 측은 프링커코리아와의 협업 논의는 사실이지만, 타투 프린터가 특정 업체만 독점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닌 것은 물론, 후발 주자로서 이미 공개된 기술에 기반해 연구를 진행해왔다는 입장이다.  

프링커코리아는 "LG생건에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저촉 소명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가 소관하는 중소기업 기술보호울타리 피해구제에 사건을 접수하고 실태조사를 위한 조사관 파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양사 간 갈등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 롯데헬스케어와 스타트업 알고케어 간 분쟁에 대해서도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등이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정애 사장의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사장은 취임 후 선보인 첫 인재 영입 카드로 스타벅스 및 아마존 출신의 문혜영 부사장을 CEO 직속인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하고, 북미 시장 개척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는 북미 시장 개척의 중심에 자리한다. LG생건은 MWC 2023에 임프린투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2분기 내 북미에 제품을 출시하고 2021년 인수한 미국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의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선하고 특색 있는 시도도 하는 회사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이를 구체화할 신사업으로 '뷰티테크'를 선택했다. 

즉, 임프린투는 이 사장이 강조한 북미 시장에 맞으면서도 특색 있는 시도가 담긴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정애 사장이 임프린투를 통해 북미 시장의 MZ세대를 정조준한다는 복안을 갖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시작부터 기술 도용 의혹에 휩싸이며 가시밭길을 예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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