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KB금융지주 ▲한국의 지역별 반려가구 현황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KB금융지주 ▲한국의 지역별 반려가구 현황

[AP신문 = 이주원 기자]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은 반려동물의 첫 맞이 과정부터 양육, 장례까지 전생애에 걸친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들을 짚어보는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2022년 말 기준 약 552만 가구로 2020년 말 536만 가구 대비 2.8%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가구 중 개를 기르는 ‘반려견가구’가 71.4%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를 기르는 ‘반려묘가구’는 27.1%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난 조사인 2020년 말과 비교해 반려견가구는 3.2%p 감소한 반면, 반려묘가구는 1.9%p 증가했다. 

또 반려견가구가 가장 선호하는 견종은 몰티즈(25.9%)로 조사된 가운데, 뒤이어 푸들(21.4%), 믹스견(20.3%), 포메라니안(10.3%), 진돗개(5.6%), 시추(5.6%), 비숑 프리제(4.5%) 순이었다. 시추는 2018년 3위에서 세 계단 하락한 반면, 믹스견은 2018년 6위에서 2021년 4위에 이어 올해는 3위까지 상승했다. 믹스견에는 어떤 품종들이 교배됐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와 의도적으로 서로 다른 품종을 교배한 ‘몰티푸’(몰티즈+푸들), ‘코카푸’(코커스패니얼+푸들), ‘폼피츠’(포메라니안+스피츠) 등이 있다. 

반려묘의 경우, 코리안숏헤어가 62.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페르시안(15.0%), 러시안블루(11.9%) 등의 순이었다. 코리안숏헤어 양육 가구의 절반 이상은 유기묘를 입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의 입양은 전체적으로 2020~2022년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현저히 증가했다. 2019년 이전에는 가장 많이 입양됐던 2016년과 2017년 각 8.8% 수준이었으나, 2020년 12.4%, 2021년 13.2%, 2022년 18.4%로 입양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반려동물의 입양 채널은 ‘친구·지인’(33.6%)이 가장 많고, ‘애견센터·반려동물복합매장’(23.1%), ‘동물보호센터·유기동물 직접 구조’(19.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에서는 ‘동물보호센터를 통해서 맞이했다’와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했다’라고 답변한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동물 입양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맞이하기로 결정하는데 ‘1개월 이상’ 생각했다는 응답 비중은 전체 ‘반려가구’의 34.5%였으며, ‘1개월 이상’이 소요된 이유에는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는지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1.0%로 가장 높았다. 

또 ‘반려가구’ 중 67.3%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만족한다’고 생각했으나 타인에게 반려동물 양육을 ‘추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오히려 감소(2021년 46.5%→2023년 41.9%)했다. 이는 ‘반려가구’가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반려가구’ 중 반려동물 입양 준비가 ‘충분했다’라고 생각한 경우는 28.4%에 불과하였으며, 반려동물 입양 준비를 돕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반려인 자격시험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49.2%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가족인 반려동물과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반려가구의 니즈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해 ‘반려가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55.0%)였으며, 반려동물 식사나 거주환경 등 ‘반려동물 양육’(38.8%)과 ‘반려동물 외출’(27.0%)이 그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 건강 관리’와 관련해서는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방법’(68.6%)과 ‘질병 진단 후 케어 방법’(55.7%)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아울러, 지난 2년간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비(사고나 상해,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값의 합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가구’는 전체 ‘반려가구’의 73.4%였다. 이들은 연 평균 78만7000원을 지출했으며 정기검진이나 X-Ray, CT, MRI 등 장비를 사용한 ‘정기·장비검진’에 대한 지출이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온라인상에서 수의사와 1 대 1 채팅을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원격의료상담’과 수의사와의 온라인 화상상담 및 진료를 통해 약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원격진단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려가구’가 각각 41.5%와 44.1%로 조사됨에 따라, 향후 이 분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기르면서 반려가구의 반려동물 생애비용 지출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반려동물을 위해 별도 자금을 마련하고 운용하는 반려가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가구는 반려동물 관련 건강관리, 상해나 질병 치료비를 제외하고도 매월 고정적인 양육비로 평균 15만4000원을 지출했다. 이는 2021년 14만원에 비해 1만원 증가한 금액이다. 양육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사료비’로 31.7%, 다음은 ‘간식비’로 19.1%를 지출해 식비 관련 지출(50.8%)이 절반을 차지했다. 이외  배변 패드, 고양이 모래, 미용용품이나 위생용품 등 ‘일용품 구입비’(12.7%), ‘컷·미용비’(10.5%)도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반려가구’의 21.5%에 불과했다. 또 ‘반려가구’의 89%가 반려동물보험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가입한 ‘반려가구’는 1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월보험료가 부담된다’(48.4%), ‘보장범위가 좁다’(44.2%) 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의 장례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직접 땅에 매장’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팻로스(Loss)를 경험한 가구 중 58.7%) 이번 조사 결과 ‘반려가구’의 상당수(64.5%)는 화장 후 수목장, 메모리얼스톤, 봉안당 안치 등 화장 후 장묘시설 이용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7년 이후 네 번째로 발간되는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한국 반려동물 양육 현황’ ▲‘반려가구의 반려동물 양육 행태’, ▲‘반려가구의 반려동물 생애 지출’로 구성됐으며, 최근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겨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반려동물 원격의료상담과 진료’ ▲‘반려동물 맞이 준비’ ▲‘반려묘 양육 스트레스 관리’ 이슈까지 담아냈다.

이번에 발행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지난 2월 15일부터 5월 3일까지 2차례에 걸쳐 일반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 심층면접(FGI)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황원경 박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양육 문화도 함께 발전하며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동물 유기 확산 방지를 위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원격의료상담 서비스’, ‘원격진단 서비스’ 실시 등 제도적인 변화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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