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신문 = 조수빈 기자] 우리은행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기조인 ‘포용금융’을 실현하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동반 성장 지원에 나섰다. 단순한 금융 접근성 확대를 넘어 정산 리스크 해소, 복지 지원, 공급망 연계 등 실질적 지원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10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포용적 성장 플랫폼과 금융복지서비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원비즈e-MP ▲우리SAFE정산 등을 소개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소기업들은 공급망·결제망·금융지원 등 핵심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는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공급망 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배경이다. 플랫폼 안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등이 모두 상생함으로써 포용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 은행장은 국내 기업의 99%,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9988 중소기업’의 성장이 곧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는 점을 짚으며, 공정과 상생을 위한 우리은행의 적극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 원비즈플라자, 7.8만개 회원사 돌파…"中企·소상공인 공급망 관리 어려움 덜었다"
우리은행이 2022년 9월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선보인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7만8000여개 회원사를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겪는 공급망 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기업 수준의 경영 효율성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차별화된 서비스 덕분이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사, 공급사, 은행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설계돼, 수요 연계와 공동 구매, 복지몰 운영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고정비를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덕규 우리은행 플랫폼사업부 차장은 “모든 재화는 구매를 거쳐 다음 공급처로 이동하고, 이에 수반되는 대금 지급 역시 동일한 흐름으로 반복된다”며, “이 같은 거래 구조를 바탕으로, 구매 시스템에 표준성과 투명한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금융 본연의 기능인 자금 흐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매 활동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실물 이동과 자금 흐름을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중소기업 맞춤형 상생금융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원비즈플라자가 지향하는 공급망 금융은 바로 이러한 구조적 연계성을 토대로 설계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원비즈플라자’는 ERP 연동과 전자계약 등 경영 효율화 도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황 정보, 탄소배출량 관리, 대기업 MRO몰 연계 등 실질적인 운영 지원도 포함돼 있다. 또 중소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지몰을 통해 대기업 수준의 혜택도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연내 ‘원비즈플라자’가입 회원사를 1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더욱 정교한 디지털 공급망 관리 솔루션과 대기업 수준의 복지몰 구축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원비즈플라자’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방침이다.

■ 원비즈e-MP,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위한 데이터 맞춤형 금융 플랫폼
우리은행은 대기업인 구매기업과 중소기업인 판매기업(협력사) 간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자체 개발해 서비스를 개시한 기업데이터 관리 플랫폼 ‘원비즈e-MP'가 대표적이다.
이 플랫폼은 구매기업과 협력업체의 계약·발주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생산 자금이 필요한 적시에 금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금융권 최초로 전투기 개발 등 대규모 공급망에 참여하는 방산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선제적 금융 지원에 착수했다.
최성민 플랫폼사업부 공급망금융팀 차장은 “한국형 전투기(KF-21)를 개발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협력업체들이 도산할 경우, 완제품 생산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며, “우리은행은 KAI와의 협약을 통해 계약·발주 데이터를 활용한 자금 지원 플랫폼인 ‘원비즈 e-MP’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비즈 e-MP는 대기업이 사용하는 공급망관리시스템(SCM) 데이터를 활용해, 협력업체가 생산 착수 단계에서 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구매기업이 거래 데이터를 파일 형태로 제공하면 우리은행이 이를 자동으로 분석·검증해 실시간 대출 실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협력사는 담보 없이 발주 정보와 신용만으로 최대 1년 만기의 대출을 신청할 수 있으며, 대출 실행과 상환은 기업 인터넷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처리된다. 구매기업의 별도 승인 없이도 여신 심사부터 실행까지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 '우리 SAFE 정산 서비스', 수수료 부담 없이 투명하고 안전한 상거래 환경 조성
‘우리 SAFE 정산’은 2024년 발생한 위메프·티몬 등 온라인 플랫폼의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도입된 은행 주도의 정산 안정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판매자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올해 1월부터 해당 시스템을 정식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우리은행이 결제 허브로서 PG사와 협업해 원활한 정산을 지원하는 것이다. PG사로부터 결제대금을 직접 수취한 뒤, 판매대금과 플랫폼 수수료를 분리해 지급하는 구조다. 즉, 정산 전용 계좌에 대금이 예치되기 때문에, 플랫폼이 부도나 운영 중단 등의 위기를 맞더라도 판매자의 자금은 안정적으로 보호된다. 기존 PG사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정산은 은행이 직접 수행해, 참여 기업들의 시스템 변경 부담도 최소화했다.
최지호 플랫폼사업부 BIZ결제솔루션팀 차장은 “판매자는 우리은행이 제공하는 계좌를 통해 정산 대금이 안전하게 예치돼 있는지, 언제 지급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기존 에스크로와 달리, 은행이 PG사의 대표 가맹점으로 등록돼 자금을 직접 수취하고, 수수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비용 부담 없이 안전한 정산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개거래에서의 신뢰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판매 기업의 미수금 리스크를 줄이고 플랫폼의 브랜드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PG사 역시 수수료 체계를 유지한 채 운영할 수 있어, 상생형 파트너십 모델로 기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정산 건수는 4만 건을 돌파했으며, 향후 다양한 업종으로의 확대가 예정돼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진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며,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들과 급변하는 정세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기업들을 위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