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광고평론 No.1422]  ※ 평가 기간: 2025년 10월 31일~2022년 11월 7일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한진그룹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한진그룹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422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한진그룹이 창립 80주년을 맞이해 지난 10월 28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지구본 모양 유리 구슬이 실로폰 판을 따라 굴러가며 영롱한 소리를 냅니다.

구슬의 여정을 따라 한진의 다양한 사업 영역과, 지난 역사가 소개됩니다.

'80년간 한진이 멈추지 않았기에 세상이 멈추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종합물류기업으로서 한진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마지막엔 창립 80년을 맞이해 새롭게 디자인된 그룹 CI(Corporate Identity)를 공개하며, '세상 잘 굴러간다'는 슬로건으로 끝이 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겉은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속은 여전히 보수적

김석용: 지구가 만든 음색이 한진의 메시지를 가렸다

이형진: 신선하지만 불친절한

전혜연: 스토리가 아니라 리듬으로 각인하는 한진식 브랜드 서사

한서윤: 표식의 변경이 아니라, 연결의 태도를 공개하는 의식

홍광선: 광고에 기대감을 실어나르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시각 부문에 7.2점을 부여했습니다.

창의성이 6.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예술성 청각 부문은 6.3점, 호감도는 6점을 기록했습니다.

명확성과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모두 5.8점을 받았습니다.

총 평균은 6.3점으로 평이한 점수에 머물렀습니다.

눈ㆍ귀 즐거워…깔끔함 돋보인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운송이란 기업 본질에 집중해, 시청각적으로 경쾌하게 지난 역사와 비전을 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지구본 모양 구슬의 동선을 따라가며 전개된다. 사진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지구본 모양 구슬의 동선을 따라가며 전개된다. 사진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사람과 물건을 이동시키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세상 잘 굴러간다'란 카피에 응축한 게 돋보인다. 광고는 30초, 60초에 걸쳐 대한항공, 한진 등 계열 브랜드 하나하나를 전체 구성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도 집중력 있게 핵심 메시지로 귀결시키는 점이 탁월했다.(60초 소재는 다소 길게 느껴지지만)

인상적인 지점은 카피의 트위스트다. '움직인다'는 본질을 담은 동사를 '멈추지 않는다'로 한 번 꺾고, 이를 '세상이 멈추지 않은 이유'로 연결해 그룹의 존재감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그룹 존재의 이유를 '세상의 동력'으로 치환하면서, 기분 좋은 음악과 시각요소에서 비롯한 전체적인 톤앤매너로 기대감을 올린다.

가장 단순한 본질(운송)을 가장 거대한 명제(세상을 굴러가게 함)로 확장하고, 이를 경쾌한 톤앤매너로 포장했다. 단순히 사람과 물건을 싣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함께 실어 나르는 데 성공한, 모범적인 기업 PR 사례가 될 것이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8.3)

새 CI를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거점이란 메시지를 엮어 '연결의 기술'을 브랜드 태도로 확장한다. 80년 역사를 꾸준히 보여주며 한진그룹이 세상의 변화에 많은 이바지를 했다는 점 또한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새로 바뀐 CI의 의미를 한진그룹이 80년 동안 달려온 역사로 풀이한 점도 인상 깊고, 80년 역사를 한눈에 보이게 실로폰 타일 위에 배치한 점도 시각적으로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그룹 정체성 재정의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7.3)

기업의 역사와 정체성을 시각적 리듬으로 알차게 번역했다. 구슬이 실로폰을 타고 흐르듯 주요 순간들이 경쾌하게 이어지는데, 이 흐름 자체가 한진이 걸어온 길을 은근하고도 세련되게 상징한다. 육·해·공 물류란 핵심 이미지를 별다른 설명 없이도 눈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게 연출이 깔끔하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7.3)

새 CIㆍ비전 존재감 약해

그러나 연출이 80주년의 무게를 담기에 어울리지 않으며, 새로운 CI나 기업의 미래 비전이 강조되지 않는 것 또한 아쉽다는 의견도 다수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한진그룹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새로운 CI. 사진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422]  한진그룹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새로운 CI. 사진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구슬이 구르면서 부딪히는 과정을 담는 '마블런' 기법을 광고에 활용했다. 기존 광고에서 보지 못한 형식이라 신선하고 눈길이 간다. 그룹사의 다양한 사업분야를 무겁지 않게 잘 녹여낼 수 있는 기법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불친절한 광고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중간 중간 녹아 있는 한진 그룹의 사업분야는 구슬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한진그룹의 80년 역사가 온전히 가져가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구슬이 다 가져가 버린 인상이다. 마블런 기법에 어울리지 않는 배경음악 선정도 의아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인수 합병을 비롯한 굵직한 이슈들이 가볍게 소모된 것 같아 아쉽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4.5)

지구 모양 구슬이 실로폰에 부딪혀내는 맑고 청량한 음색이 지배적이고 독보적이다. 눈은 그 움직임을 계속 따라가게 만들고, 귀는 음악에 집중하며 기분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 기분이 광고 전체를 압도하며 오래 남는다. 또한 중간에 한진그룹의 주요 운송 사업이 상징적으로 드러나며 '80년간, 한진이 움직여 세상이 굴러간다'는 메시지로 브랜드의 역할을 규정한 것도 좋은 센스다. 아이디어도 재미있고, 완성도도 있어서 눈과 귀가 즐겁다.

하지만 광고 목적에 안 맞는 그릇을 택한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영상 소품'으론 아이디어도 재미있고 메시지 수위도  적절하나, 80주년 신규 CI 선포 캠페인을 담당하기엔 작아 보인다. 새로운 CI의 비주얼의 존재감도 부족하고 기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룹의 비전이나 규모 등이 크고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부족해서 아쉽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6.0)

CI 리뉴얼이란 목적에 맞게 브랜드 헤리티지를 공고히 하고 대중에게 신뢰와 긍정적 이미지를 재정립하려는 안정적인 연출이다. 국가 기반 산업이란 위상을 강조하며 품격 있는 톤앤매너로 일관한다.

그러나 너무 형식적이고 무난해 '80주년'이란 기념성이 주는 서사적 감동이나 새로운 비전이 강하게 남지 않는다. 과거의 규모와 역사보다 미래의 도약을 강조하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4.3)

 ■ 크레딧

 ▷ 광고주 : 한진그룹

 ▷ 대행사 : SM C&C

 ▷ CD : 방윤수

 ▷ AE : 황수연 양산성 김민성

 ▷ CW : 정유원 변보선

 ▷ 아트디렉터 : 이현정 이현지

 ▷ 제작사 : 빅인스퀘어 서울밤 픽쳐스

 ▷ 감독 : 안민균

 ▷ 조감독 : 하채리

 ▷ Executive PD : 박용필

 ▷ PD : 정유나

 ▷ VFX : 엑시톨

 ▷ 2D/합성 : 엑시톨 제민결

 ▷ CG : 엑시톨

 ▷ 녹음 : 음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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