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그런 일이 없도록 국내 투자 확대와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중소기업·벤처기업과의 상생도 더 노력하겠다”
[AP신문 = 박수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 회의 직후 450조원 규모의 투자 카드를 내놨다. 대미(對美) 투자로 인한 국내 산업 투자 축소 우려를 단번에 잠재웠다는 평가다.
삼성은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총 45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 및 관계사들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이외 지역에 대한 전방위적인 투자에도 나서기로 했다. 또 신입사원 공채 등 신규 채용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사업(CSR)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협력회사와의 상생 위한 실질적 자금 지원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상생펀드와 ESG 펀드를 적극 운용하고 협력회사에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 이재용 "산업 경쟁력, 국력 키우는 데 핵심 요소"…대들보인 반도체에 최우선 투자
이재용 회장은 이날 민관 합동 회의에 참석해 "R&D를 포함해 국내 시설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삼성은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한 데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다.
이어 이 회장은 "이 대통령께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한·미 정상회의 후 ‘어려운 대외 환경을 맞아 국력을 키워야 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절실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다”며, “외교력·국방력은 물론 문화 자산인 K-컬처와 산업 경쟁력이 국력을 키우는 데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은 최우선적으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중장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평택사업장 2단지에 새롭게 조성되는 5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또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각종 기반 시설 투자도 병행 추진된다. 향후 5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평택사업장의 전략적 위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AI DC, 수도권 외 지역에 짓는 게 원칙"…첨단산업·AI 지방 투자 확대
이날 이재용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수도권 외 지역에 짓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한 투자 약속도 재차 강조했다.
먼저, 삼성SDS는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전남에 국가 컴퓨팅센터와 구미 AI데이터센터 등 다거점 인프라 전략을 추진한다.
삼성SDS는 국가 AI컴퓨팅센터를 건립할 SPC(특수목적회사)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로, 전남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2028년까지 1만5000장 규모의 GPU를 확보하고 학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에 이를 공급함으로써 글로벌 AI G3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뒷받침한다.
또 삼성SDS는 경북 구미 1공장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할 예정인 이 데이터센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 중심으로 AI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1월 초 인수 완료한 플랙트그룹(이하 플랙트)의 한국 생산라인 건립을 통해 AI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인수를 통해 삼성의 개별 공조와 플랙트 중앙공조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플랙트는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에 생산라인 건립을 검토 중이며, 인력 확충도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유력한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수원 SDI연구소에 설치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말부터 시제품 생산에 돌입해 현재 여러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2027년 양산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 BMW와 '전고체 배터리 실증 프로젝트'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 구축 중인 8.6세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시설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이 라인은 올해 말 시험 가동에 들어가 내년 중순경 IT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제품을 양산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충남테크노파크 혁신공정센터에 노광기를 포함한 유휴설비 14종을 기증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2022년부터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기판 거점 생산 기지인 부산에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고성능화, AI·서버 시장 확대 등에 따라 급증하는 하이엔드급 패키지기판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부산사업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은 서버용 패키지기판을 개발해 양산 중으로, 부산사업장에서 양산 중인 FC-BGA를 기존 빅테크에 공급 확대하고, AI 가속기용 신규 고객사 다변화를 강화해 정부의 AI 기반 성장 기조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 6만명 신규 채용 외 'CSR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삼성은 상황이 어렵더라도 향후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 방침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직접 채용 외에도 사회적 난제인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청년 교육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의 청소년 교육·상생 협력 관련 CSR 프로그램은 직·간접적으로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SSAFY(삼성청년SW·AI아카데미)의 경우, 미취업 청년들에게 양질의 SW·AI 전문 교육을 제공해 취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서울·대전·광주·구미·부산 등 전국 5개 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8000명 이상의 수료생들이 2000여개 기업으로 취업해 '실전형 인재'로 인정받으며 활약하고 있으며 누적 취업률은 85%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5대 시중은행과 업무 협약을 맺고 금융 특화 개발자를 양성하는 데도 협력하고 있다.
SSAFY는 올해부터 전체 교육의 60%를 AI 관련 과정으로 확대한 AI 커리큘럼 중심의 'SSAFY 2.0'으로 업그레이드 했으며, 격차해소를 위해 마이스터고 졸업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2015년부터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희망디딤돌2.0'을 통해 직무 교육을 추가, 경제적 자립까지 돕고 있다.
삼성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해 청년들이 원하는 분야의 기술·기능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전자·IT제조 ▲선박제조 ▲공조냉동 ▲제과/제빵 ▲네일아트 ▲애견미용 ▲SW 개발 ▲광고·홍보 ▲중장비운전 ▲반도체배관 등 10개 직무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사들의 업을 기반으로 청년들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해 2023년 출범 이후 수료자 총 152명 중 7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또 삼성은 2018년부터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이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며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창업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금이나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삼성 외부의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연간 30개 스타트업을 선발해 ▲사업지원금(최대 1억원) ▲전용 업무공간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 ▲국내외 전시회 참가 기회 등을 제공한다. 삼성은 누적 540여개사를 육성했으며, 대구·광주·경북 등 3개 지역에서 C랩 지역 거점을 운영하면서 지방의 우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중이다.
청년희망터(지역청년지원사업)도 삼성의 'CSR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삼성은 2022년부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익활동을 전개하는 청년 활동가 단체를 지원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다.
도시재생,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지역 청년활동가를 지원함으로써, 청년들이 지방의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청년활동가 단체는 연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총 56개 지역 80개 단체, 1414명의 청년활동가를 지원하고 있다.
■ 협력사 실질적 자금 지원…스마트공장 지원, 상생·ESG 펀드 운용, 인센티브 강화
삼성은 1~3차 협력회사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설비투자, 기술개발,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자금 대출에 대해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재 1051개사에 대해 2조321억원을 지원 중이다.
아울러, 중소·중견 협력회사에 대한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은 물론, ESG 경영 전환을 돕기 위해 2024년부터 협력회사의 안전·환경 투자 비용에 대해 무이자 대출 지원도 진행 중이다.
삼성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장에 상주하는 협력회사 임직원의 작업품질 향상, 사기진작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우수 협력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지급된 인센티브는 총 8146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