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일 날씨 맑고 약간 추움
바둑 AI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이세돌 기사의 전적은 5전 4패 1승이다. 하지만 나는 페이스북 답변 로봇과 싸우는 족족 패했다. 그냥 포기하겠다.ㅠㅠ 페북 AI 전승!!! 보고있나? 페북 답변 로봇님아~
싸움(?)의 시작은 지난 6 월이다. AP뉴스의 제호가 작년 11월 경에 AP신문으로 변경됐다. 나혼자 그냥 바꾼게 아니라 절차를 거쳐 서울시청에 신청하여 변경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6월 13일 페이스북에 페이지 이름 변경 신청을 했다.
별 문제 없이 변경될 줄 알았다. 엥? 그런데 이게 웬일?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처음엔 내가 이름 변경 신청한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담당자의 실수겠거니 생각했다.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재신청을 했다. 또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구하나 토씨하나 틀리지 않는 답변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또 신청을 했다. 세 번째는 서울시청으로부터 받은 제호 변경 승인 서류를 첨부하고 바뀐 제호가 있는 url도 링크했다. 아무리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페북 직원이라도 이렇게 서류와 변경 사유를 적시하면 무심코 거르려다가도 한 번 정도는 봐주겠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또 안됐다. 그 때서야 깨달았다. 나는 사람과 싸운게 아니었다는 것을... 바로 이세돌 프로기사와 맞장 떴던 인공지능 로봇과 싸웠던 것이다. (갑자기 내가 이세돌과 동급이 된 이 기분은 뭐지 )
어쨌든 3~4번 전패를 한 후 생업에 바빠서 페이스북 이름 변경 신청을 손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다시 신청을 했다. 페북 답변 로봇은 그렇게 시간이 지났건만 멘탈이 강하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답변을 또 내게 안겨줬다. 또 패배다.
도대체 왜 AP신문으로 이름 변경을 안해주는 걸까? 뭔가 의도를 가지고 안해준다면 그 의도가 너무 궁금하다. 그냥 모든 페북 페이지의 이름 변경이 안되는 거라면 이름 변경 신청 란을 아예 만들지 말아야 된다. 나는 또 한 번의 페북 이름 변경 도전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해봤자 또 패할걸 뭐하러 하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 말라. 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 두 속담 중에 나는 첫 번째 속담을 선택하고 페북 이름 변경 신청을 포기하겠다. 페북 안녕~~~ 난 인스타로 갈까 생각중이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