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하민지 기자] 미국 전 프로농구(NBA)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가 지난 26일(현지 시간),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올해 그의 나이 41세다. 13세인 딸 지아나도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나, 전 세계 팬들이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1996년에 LA 레이커스에 입단해 은퇴할 때까지 LA 레이커스 유니폼만 입으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우승 5번, 올스타팀 18번 선발, 득점왕 2번 선정, 올림픽 금메달 2번 획득, 미국 프로농구 통산 득점 역대 4위 등,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기며 프로농구계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브라이언트는 농구만큼 광고계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그가 출연한 터키 항공 광고 2개 모두 조회 수 1억 회를 넘겼다.
또한 그는 나이키 홍보 모델로 활동했다. 나이키는 그가 은퇴할 때 헌정 광고 영상을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광고계에서도 빛났던 브라이언트의 활약상을 정리했다.
1. 레전드들이 비행기에 탔다(Legends on Board)
그는 지난 2010년,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터키 항공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2년 후인 2012년,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함께 여행 광고, '레전드들이 비행기에 탔다(Legends on Board)를 찍었다.
브라이언트와 메시는 한 소년 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농구공과 축구공으로 각자가 할 수 있는 묘기를 선보이다가 풍선을 불고 카드를 쌓는 등, 갖은 방법으로 소년의 애정을 독차지하려 노력한다.
세계 최고의 두 스포츠 스타가 출연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는데, 소년 팬의 사랑을 받으려고 묘기를 부리는 재치 있는 모습까지 인기를 끌었다. 이 광고의 조회 수는 1억 회가 넘었다.
2. 셀카 대격돌(The Selfie Shootout)
1년 후, 브라이언트와 메시는 광고 하나를 더 찍었다. 이번엔 셀카 대결이다. 터키 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셀카를 찍어 서로 자랑한다는 내용의 광고다. 이 광고는 전편보다 조회 수가 4천 회 더 많다.
3. 지휘자(The Conductor)
브라이언트는 2003년, 나이키와 홍보대사 계약을 맺었다. 이후 나이키는 코비의 이름을 딴 농구화를 판매하기도 했다. 현역 NBA 선수들도 지금까지 코비 농구화를 신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브라이언트와 사이가 각별한 나이키는 2016년, 브라이언트 은퇴 기념 헌정 광고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브라이언트의 플레이를 본 관중, 치어리더, 캐스터 등은 그를 향해 "난 당신이 싫어요"라며 합창단처럼 다 함께 노래한다. 브라이언트는 자신이 싫다는 이들을 지휘자처럼 연주한다.
브라이언트는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는데, 나이키는 왜 은퇴 기념 헌정 광고에서 팬들이 브라이언트를 싫어한다고 말하게 했을까.
이 광고에는 역설적 의미가 있다. 브라이언트가 성공으로 가기까지는 무수한 노력과 그에 따른 고통이 있었다. 성공으로 가는 길이 가시밭길 같았기 때문에, 힘든 걸로만 따지자면 사랑이 아니라 미움을 받았어야 한다는 말이다.
브라이언트가 20년의 농구 선수 생활을 마치고 코트를 나가자 한 팬은 그를 향해 울부짖는다. "내가 (당신을 미워하는 것을) 멈추지 않게 해 줘요." 이 외침은 되레 브라이언트를 너무 사랑해서 그가 은퇴하는 게 아쉽다는 표현이었다.
나이키는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난 후 성명을 발표해 그를 추모했다. "코비는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선수 중 1명이었습니다. 또한 코비는 나이키의 사랑을 받는 가족이었습니다. 우리는 그가 매우 그리울 것입니다. 맘바(브라이언트의 별명)는 영원할 것입니다"라며 브라이언트의 죽음을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