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광고협의회의 기사형 광고 대응
한국신문협회 산하 광고협의회는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 제재에 대한 포털뉴스제휴평가위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기사형광고는 신문업계에 있어 뜨거운 감자다. 작년에도 신문협회는 제휴평가위원회에 '기사형 광고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은듯하다.
네이버 땅에 공짜로 깃발 꽂기
'샵인샵'(shop in shop)이라는 상가 임대 개념이 있다. 전대차 계약의 영어 버전이다. 요즘 유행하는 공유경제식으로 바꿔 말하면 스토어쉐어다.
샵인샵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동네 마트에 가면 한 귀퉁이에서 빵집을 하기도 하고, 핸드폰 매장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미용실 안의 네일 아트샵, 가구점 안의 카페 등 찾아보면 많다.
당연히 기존 샵에 재임대를 하는 사람은 임대료를 낸다. 임대료 대신 매출의 일부를 내는 계약도 있다. 이렇게 샵인샵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바로 네이버(또는 카카오) 안의 언론사 영업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언론사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샵'이나 A4용지만 한 PC '샵'에 뉴스검색 서비스라는 샵인샵을 차렸다. 언론사들이 임대료를 내냐고? 물론 공짜다. 뉴스라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견 언론사들은 오히려 포털로부터 돈을 받기도 한다.
포털과 언론사는 같은 밥을 먹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광고로 먹고 산다. 네이버의 영업수익 중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5%다. 카카오도 비슷할 것이다.
언론사는 몇 퍼센트일까?
90%다. 종이를 발행하는 언론사는 구독료 수입이 있기 때문에 90%가 안될 수도 있다. 결국 도긴개긴이다. 즉 언론사나 포털이나 광고로 먹고 사는 것이다. 그만큼 광고가 중요하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의 손톱만한 정사각형 어플리케이션 업체들도 대부분 광고로 먹고산다. 공룡 IT 업체인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도 광고로 먹고산다.
포털이 기사형 광고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
사실 언론사의 기사형 광고를 통한 포털 광고 뺏어 먹기는 얼마 안 된다. 그런데 왜 포털은 언론사의 기사형 광고에 대해 예민한 것일까? 두 가지 이유다.
먼저 포털의 광고를 담당하는 부서가 싫어한다. 포털의 광고 부서는 해마다 또는 분기별로 매출 목표를 정해놓고 매출을 늘려나가고 달성도 해야 된다. 언론사의 기사형 광고 영업을 방치하면 목표 달성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두 번째는 포털에 광고를 하는 광고주가 싫어한다. 포털의 광고비는 언론사보다 몇 배 몇십 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 언론사 기사형 광고비는 10만 원 이하다.
광고주가 싫어하는 예를 들어보겠다.
갑돌 부동산 대행사가 분양을 하기 위해 포털에 광고를 냈다. 갑돌과 경쟁하는 관계인 갑순 대행사는 포털 광고비가 부담이 돼 언론사에 기사형 광고를 냈다. 갑순 대행사는 10만 원 이하의 기사형 광고를 내서 비슷한 효과를 거뒀다.
비싼 광고비를 지불한 갑돌이는 열받겠나 안 받겠나? 열받은 갑돌이는 포털의 광고 부서에 전화를 해서 제재를 해달라고 항의할 것이다.
그래서 포털은 기사에 전화번호나 인터넷 주소만 들어가면 학을 떼고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영업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 분양관련 기사...광고일까? 기사일까?
언론사들이 기사형 광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
네이버가 뉴스스탠드 이전의 뉴스캐스트 노출 방식을 운용했을 때는 지금처럼 언론사들의 기사형 광고가 심하지 않았다. 각 신문사는 뉴스캐스트의 엄청난 트래픽을 통해 원하는 광고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전 뉴스스탠드 시스템으로 전환 이후 신문사의 트래픽이 급감했다. 비례하여 광고 매출도 급감했다. 아무리 '네트워크광고' 개수를 늘려도 트래픽이 없는한 광고 매출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그래서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어뷰징을 남발하고, 사라진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기사형 광고를 쏟아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네이버라는 마트 안에 공짜로 샵을 입점시켜줬는데 네이버가 파는 물건과 똑같은 물건을 팔아 자사의 광고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자사 광고부서의 매출을 깎아먹는 언론사들이 마뜩잖을 것이다. 그래서 계속 경고를 하는 것이다.
언론사들이 떳떳하게 장사(?)를 하는 방법
▲ 기사형광고 형태의 블로그포스팅
언론사들이 포털의 경고를 받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기사형 광고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네이버 마트에서 영업하는 입점료조로 기사형 광고의 수익을 포털과 쉐어하면 되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거들은 언론사들의 기사형 광고와 같은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네이버의 제재는 없다. 공정위의 제재만 있었을뿐이다. 블로거들의 광고 포스팅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공정위에서 칼을 빼들었다. 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포스팅에 명기하라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블로거에게 제재를 하지 않는가? 블로그의 광고 수입(네이버 애드포스트)을 네이버가 상당 부분 가져가기 때문이다.
포털은 기사형 광고를 제재하는 표면적인 이유가 치사하게 돈 때문이라고는 안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검색 결과의 퀄리티 보장 등이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포털은 자사의 광고 부서 목표와 자사 광고주의 이익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지구가 무너져도 언론사들의 기사형 광고를 허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이 기사형광고의 수익을 포털과 나눠 떳떳한 영업을 한다면 어떨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 때 가서 포털이 허용할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포털이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던 기사검색의 퀄리티 보장이라는 명분이 거짓말로 탄로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