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스= 김지민 기자] 지난해 2월 28일 삼성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전격적으로 해체한 날로부터 1년이 지났다.

삼성의 미전실 해체는 언론사에게는 보릿고개를 뜻한다. 미전실에서 상당부분 집행하던 광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 미전실의 광고 집행 금액이 각 언론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5% 에서부터 많게는 30% 가까이 된다. 미전실의 해체는 당장 연매출이 5% 이상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줄어든 미전실의 광고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에서 광고나 협찬을 추가로 집행 한다고는 하지만 미전실 집행 물량을 원상회복한 언론사는 많지 않아 보인다.

그 중에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한겨레신문사다.
한겨레 양상우 사장은 지난해 5월 '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한겨레 광고비 축소가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삼성의 계열사는 한겨레에 거의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사실 삼성의 한겨레에 대한 광고 축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수 년동안 광고를 대폭 축소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9월 '미디어오늘'은 한겨레의 삼성 광고 집행 횟수는 조선일보의 1/4 수준이고,  같은 진보매체인 경향신문의 절반도 채 안된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삼성의 광고가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2017년 한 해를 보낸 '한겨레신문사'의 살림살이는 어땠을까? 

본지가 한겨레신문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한겨레는 지난 한 해 3억여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의 광고가 정상적으로 집행됐을 때인 2016년의 영업이익은 4억9천만 원의 손실을 냈었다.
삼성의 광고가 줄어들었어도 오히려 경영 수지가 좋아진 것이다.

지난해 한겨레의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을 제한 경상이익은 6억 6천 4백만 원이었다.  반면 2016년도의 경상이익은  23억 여원의 손실을 냈다. 재작년과 비교 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경상이익 등 모든 부분에서 경영의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반전과 같은 경영 성과를 이루어냈다. 거의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해 한겨레신문은 매출 발생을 책임지는 광고영업 현장의 야전 사령관격인 광고국장을 사진기자 출신의 이정용 씨로(관련기사 -> 클릭) 교체했다. 언론계에서는 이례적인 인사였다.

사진기자 출신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우려가 컸었지만 결과적으로 훌륭하게 2017 한 해 영업을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
한겨레 광고국은 삼성의 광고가 대폭 축소된 대신 광고주 숫자를 늘려서 줄어든 매출을 십시일반 만회했다고 한다. 발로 뛴 영업의 성과인 것이다.

올해는 한겨레에 집행하는 삼성의 광고가 2016년 이전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지난해처럼 축소 모드를 견지할 지 알 수없다. 하지만 삼성의 광고가 회복되든 안되든간에 한겨레 입장에서는 삼성 광고의 비중을 점차 줄여 의존도를 낮추는 게 진보 언론으로서의 생존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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